당뇨가 있으면 과일 섭취를 삼가라고들 한다. 과당이 혈당을 높인다고 여기기 때문. 완전히 틀리진 않지만 오히려 혈당 조절에 도움을 주는 과일도 있다. 당뇨가 있든 없든 중요한 것은 과일을 먹는 양과 시간이 과일의 효능을 제대로 또 극대화한다는 점이다.
(일러스트 프리픽)
혈당 무서워 과일 섭취 줄인다고?
요즘은 비싸서도 많이 못 먹지만, 과일을 양껏 먹기에는 혈당 걱정이 앞선다. 사실 과일은 좀 억울하다. 우리가 과잉 충전하는 당의 대부분은 빵, 음료, 과자 같은 가공식품으로부터 나오기 떄문이다. 과일은 식사만으로는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하고, 노화와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건강 먹거리다. 과일의 천연당은 당부하지수(GL, glycemic load)가 낮고, 과일 속 식이섬유는 당 흡수를 느리게 만들어 혈당 상승 속도를 조절한다.
대표적인 것이 포도다. 포도는 항산화물과 폴리페놀이 풍부해 혈당을 조절하고, 레스베라트롤이 인슐린 민감성을 향상시켜 혈당을 안정시켜 준다. 사과와 배에는 수용성 식이섬유인 펙틴이 풍부한데, 수용성 식이섬유는 혈당을 떨어뜨리는 기능이 탁월해 ‘천연 당뇨약’으로 불린다.
그럼에도 과일에는 과당이 있어 현명한 섭취 습관을 들여야 혈당과 비만 걱정을 덜 수 있다는 것도 엄연한 사실이다.
알맞은 때 적당량 먹으면 약 된다!
과일은 한번에 많이 먹지 않는다. 단번에 과잉 섭취하면 당 흡수 속도가 빨라져 혈당이 급상승하고 혈중 지질과 체지방을 증가시킨다. 한국영양학회가 권장하는 일반 성인의 하루 과일 섭취 권장량은 ‘하루 2회, 1회에 100g씩 총 200g’이다. 사과와 배, 단감은 1/2개, 귤과 키위는 1개, 바나나 1/2개, 포도 1/4송이를 100g으로 보고, 이들 중 두 가지를 골라 하루에 섭취하면 된다.
또, 과일은 생으로 껍질째 먹어야 당 흡수율을 낮출 수 있다. 첨가물 없는 100% 과일주스라 해도 주스로 만들면서 과일 속 섬유질이 제거되어 당분이 혈액으로 빠르게 흡수된다. 껍질째 먹어야 하는 이유도 분명하다. 과일 껍질에는 플라보노이드,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등 항산화 물질이 과육보다 더 많을 뿐 아니라 식이섬유가 풍부해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만든다. 특히 사과와 배는 껍질에 펙틴이 가장 많다. 일반적으로 배는 껍질을 먹지 않지만, 한번 도전해 보자.
섭취량만큼 중요한 것은 바로 과일의 섭취 시간. 식후 디저트로 먹는 과일은 혈당 스파이크를 부르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해 췌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보통 공복이나 식전, 식후 2시간에 먹기를 권하는데, 오전 10시와 오후 3시로 딱 정해 먹으면 편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