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값 급락에 … 금융사 건전성도 흔들

차창희 기자(charming91@mk.co.kr) 2025. 11. 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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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원화값이 1460원대까지 내려가면서 금융사들의 건전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원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면 금융사의 외화 위험자산 평가액이 늘어나며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금융권에 따르면 보통 달러당 원화값이 10원 내리면 4대 금융그룹의 위험가중자산은 약 5000억원 늘어나고, 보통주자본비율은 2~3bp(1bp=0.01%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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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당 1463원…7개월래 최저
하반기에만 원화값 100원 뚝
외화 위험자산평가액 5조↑
금융사 자본비율 악화 불가피
밸류업·생산금융 확대에 부담
11일 서울 중구 명동에 위치한 사설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이 환전을 기다리고 있다. 이날 달러당 원화값은 강달러 영향 등으로 11.9원 하락한 1463.3원에 마감했다. 한주형 기자

달러당 원화값이 1460원대까지 내려가면서 금융사들의 건전성 관리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원화 가치 하락이 지속되면 금융사의 외화 위험자산 평가액이 늘어나며 건전성 지표인 보통주자본(CET1)비율이 악화되기 때문이다. 보통주자본비율이 악화될 경우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생산적 금융 확대 등에도 브레이크가 걸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달러당 원화값은 1463.3원에 마감하며 7개월 만에 1460원대로 떨어졌다. 지난 6월 말 기준 1356.4원이었던 달러당 원화값은 이후 꾸준히 내림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선 머지않아 달러당 원화값이 1500원대까지 하락할 것이란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처럼 달러 대비 원화 가치의 저평가가 지속되면 금융사의 손실 대응 능력을 보여주는 대표적 지표인 보통주자본비율 관리에 비상이 걸리게 된다. 보통주자본비율은 총자본 가운데 가장 안정적으로 평가되는 보통주자본을 금융사의 위험가중자산(RWA)으로 나눈 수치다. 달러당 원화값이 내리면 금융사가 해외에 투자한 위험자산 평가액이 늘어나 분모에 속하는 위험가중자산을 불려 자본비율을 깎아 먹게 된다.

올해 3분기 기준 4대 시중은행의 합산 위험가중자산은 860조원으로 2021년(716조원) 대비 20% 증가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보통 달러당 원화값이 10원 내리면 4대 금융그룹의 위험가중자산은 약 5000억원 늘어나고, 보통주자본비율은 2~3bp(1bp=0.01%포인트) 하락하게 된다.

달러당 원화값이 불과 5개월 새 약 100원 하락했다는 걸 고려하면 위험가중자산이 약 5조원 늘어난 셈이다. 만약 연말까지 달러당 원화값 약세가 지속된다면 0.1%포인트 이상 자본비율을 깎아 먹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런 상황에서 금융사가 건전성 강화에 나서는 것은 금융당국 가이드라인이자 주주환원 확대의 배경이 되는 보통주자본비율 13%를 사수하는 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배당과 자사주 매입이 줄면 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자본비율이 악화하면 인수·합병(M&A) 등 미래 성장동력 발굴에도 일부 제동이 걸린다. 특히 우리금융의 경우 올 3분기 기준 보통주자본비율을 12.92%까지 끌어올린 상황에서 낮은 원화 가치가 자본비율 확대에 악재가 될 수 있다.

또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하면 은행 입장에선 대출 여력이 축소된다. 생산적 금융 확대를 위해 중소기업 및 중·저신용자 대출 등 모험자본 공급을 늘려야 하는 은행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금융지주들은 향후 5년간 약 600조원의 거액을 생산적 금융에 투자할 계획이다.

이에 금융권은 건전성 지표를 사수하기 위한 비상 대응 체계를 갖추고 환노출도를 낮추기 위한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은 지주·계열사별 전략 담당 임원이 참여하는 비상 대응 체계를 구축했다. 신한금융은 환율 단계를 '주의'로 판단하고 긴밀하게 리스크 관리에 나서고 있다.

[차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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