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엄한 바티칸 근위병이… 유대인에 침 뱉는 시늉 논란

바티칸에서 교황을 경호하는 스위스 근위대가 난데없는 유대인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11일 AP 등에 따르면, 사건은 최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 입구에서 한 근위병이 유대계 여성 두 명을 향해 침을 뱉는 시늉을 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교황 레오 14세는 가톨릭과 유대교의 관계 개선을 상징하는 ‘노스트라 아에타테’ 선언 60주년을 기념해 신도와 방문객의 알현을 받고 있었다.
조사에 착수한 교황청은 “반(反)유대주의적 함의를 지닌 것으로 해석될 수 있는 요소들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당시 국제 유대인 대표단 자격으로 바티칸을 찾은 이스라엘 작가 미할 고브린과 벨기에 유대학연구소장 비비안 리스카가 해당 근위병에게 사진 촬영을 요청했고, 이를 거부한 근위병이 두 여성을 향해 경멸하는 눈빛으로 “유대인들”이라고 말한 사실도 드러났다. 여성들이 이에 항의하자 근위병이 침을 뱉는 시늉을 했다는 것이다.
고브린은 “교황이 반유대주의를 규탄한 날 이런 일이 일어나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스위스 근위대 대변인 엘리아 시노티는 “어떤 형태의 반유대주의로부터도 완전히 거리를 둔다”고 밝혔다.
평소 근엄한 이미지로 ‘로봇 같다’는 인상까지 주는 스위스 근위병이 유대교와의 관계 회복을 상징하는 행사 도중에 보인 행동이라는 점에서 파장이 예상된다. 1506년 창설된 스위스 근위대는 교황을 호위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군사 조직으로, 폐쇄적이고 엄격한 규율로 유명하다.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이 강압적인 군기 문화에 불만을 갖고 이를 주도하는 근위대 지휘관의 임기를 연장해 주지 않은 일화도 있다.
스위스 근위대를 둘러싼 논란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전직 근위대 지휘관이 바티칸에 성직자 중심의 조직적 동성애 네트워크가 존재한다고 주장하면서 스캔들을 일으켰다. 그는 일부 성직자가 근위대원들에게 부적절한 성적 제안을 했다고 주장했다. 1998년엔 한 근위병이 자신과 동성애 관계였던 근위대장과 그 아내를 권총으로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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