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온누리상품권 올해 국민 할인 ‘0%’...내년도 예산도 올해보다 감소
중기부 편성한 내년도 온누리상품권 예산 4579억원, 올해보다 줄어
이 대통령 “온누리 예산 지역화폐로 바꿔야”...지역화폐에 힘실어
(시사저널=김현지 기자)

[편집자주] 정부 예산안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다. 예산안 속 숫자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다. 그 숫자 속에는 대한민국의 희노애락이 녹아있다. 대한민국의 희망과 요구, 과제가 담겨있는 것이다. 그렇게 예산안은 국민의 삶을 결정짓는 설계도이자 국가의 지도로 평가된다. 예산안을 촘촘히 뜯어보는 일은 그래서 그 어느 일보다 중요하다. 어디에 세금을 '더' 쓰고 '덜' 쓰느냐에 따라 나의 오늘과 내일이 달라진다. 이재명 정부는 내년도 예산안을 728조원으로 짰다. 역대 최대의 '슈퍼예산'이다. 이재명 정부는 어떤 미래를 설계했을까. 시사저널이 '예산안 돋보기' 기획을 통해 그 숫자들이 그려낼 미래와 남겨진 숙제를 짚어봤다.
이재명 정부가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한 온누리상품권의 할인 정책을 11일부터 긴급 중단했다. 올해 예산이 일찍 소진됐다는 게 이유인데, 정책이 바뀌기 전날에야 공지됐다. 이 가운데 내년도 온누리상품권 관련 예산은 올해(4586억원)보다 적은 4579억원 반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의 경우 1500억원 늘어난 1조1500억원 편성된 것과 대비되는 지점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온누리상품권 예산을 지역화폐 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고, 여당은 국정감사에서 온누리상품권 관련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온누리 개인 구매한도 감소'→'할인도 0%'
시사저널이 11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확보한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답변과 취재를 종합하면, 정부는 2026년도 예산안에서 온누리상품권 발행과 관련해 4579억원을 반영했다. 올해 예산은 지난해 국회에서 확정된 본예산 3900억원,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모두 4586억원(실집행률 91.3%)이다. 올해 본예산은 온누리상품권 개인 구매자들에 대한 할인 지원액, 나머지 추경 예산은 상생페이백과 같은 환급 등의 예산이다. 내년도 정부안은 모두 온누리상품권 할인 지원 예산이라고 한다. 그러나 정부가 예산 조기 소진을 이유로 11일 0시부터 온누리상품권 개인 구매 할인 혜택(10%)을 '0%'로 바꾼 상황에서 내년도 예산안의 실효성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실제로 온누리상품권 가입자는 불과 3개월 사이 급증한 상태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소진공)에 따르면, 11월 기준 가입자 수는 8월(약 270만명)보다 약 5배 많은 1400만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그동안 중기부와 소진공은 온누리상품권 구매 시 디지털과 지류(종이)형을 각각 10%와 5% 할인 판매해왔다. 그러나 가입자 급증, 환급 행사 등으로 인해 올해 할인 판매를 중단한 것이다. 이마저도 뒤늦게 알려졌다. 중기부와 공단은 지난 10일 오후 공지사항을 통해 "2025년도 할인 예산 조기소진으로 11일 0시부터 판매정책이 변경됐다"며 "개인 구매 할인율은 기존 10%에서 0%로 바뀐다"고 알렸다. 중기부와 소진공은 불과 10여일 전(10월29일) 개인의 온누리상품권 구매 한도를 기존 20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기업 구매 할인율은 기존 10%에서 0%로 변경한다고 알렸었다. 예산 소진이 이유라면 관련 내용을 미리 파악한 후 사전 공지가 가능했을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소진공 관계자는 "현재 예산이 100% 소진된 건 아니다"라면서도 "고객들이 상품권을 구매한 후 이들에게 지원되는 예산이 소진될 경우 이는 모두 부채로 잡힌다. 즉 '사후 정산' 시스템이기 때문에 예산 소진이 임박하면 이번과 같은 (0% 변경) 결정을 내리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7일 관련 예산을 모니터링하다가 10일 정오쯤 정책 변경이 결정됐다"며 "이후 금융권과 한국조폐공사 등 관계기관 측에 새 정책을 적용해도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공지가 늦어졌다"고 했다.


'李 트레이드마크' 지역화폐 1조1500억원 편성
온누리상품권은 전통시장과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9년 도입됐다. 처음에는 종이 상품권으로만 발행됐다가, QR 결제도 가능해지면서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등 디지털로도 활용되고 있다. 전국 전통시장, 가맹점 등에서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다. 같은 취지로 시행되고 있는 지역화폐도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어서 온누리상품권과 비교되고 있다. 지역화폐는 각 지방자치단체가 발행하고 그 지자체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을 제외한 자영업자·소상공인 가맹점 등이 대상이다. 구체적인 가맹점의 자격 요건은 지자체별 조례로 정해졌다. 중기부와 소진공이 관리하는 온누리상품권보다는 지자체 권한이 크다.
이 대통령은 과거 성남시장(2010~18년) 시절 지역화폐를 거론했고, 경기도지사(2018~21년) 시절 역점 사업으로 추진했다. 이번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더불어민주당의 21대 대선 정책공약집에는 △지역화폐 발행 및 운영 관련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국가의무 사항으로 규정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여건 고려해 발행규모 및 보조율 결정 △지방정부의 협의해 농어촌주민수당을 소멸위기지역부터 지역화폐로 단계적 지급 △국고지원을 통한 지역화폐 발행규모 대폭 확대 등이 담겼다. 온누리상품권 발행규모 및 가맹점 확대로 인한 사용 편리성 확보도 공약 사항에 있지만 지역화폐보다 비중은 낮다.
이 대통령의 '말'에서도 이를 짐작할 수 있다. 최근 알려진 "온누리상품권 예산을 지역화폐로 바꿔야 한다"는 발언이 단적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14일 '지역상권 활성화'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온누리상품권은 소진이 잘 안 된다"며 이처럼 지적했다. 그러나 온누리상품권 회수율은 10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기부가 구자근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온누리상품권 예산은 2020년 4382억원(실집행률 97.9%)에서 2021년 2956억원(97.1%), 2022년 2883억원(99.1%), 2023년 2898억원(99.9%), 2024년 3514억원(99.8%)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도 더불어민주당은 온누리상품권 관련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국회 산자위 여당 간사인 김원이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29일 중기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온누리상품권의 부정 유통, 위변조 문제, 전통시장 사용률 부진 등을 거론했다. 이 때문에 "혈세 낭비"라는 것이다. 여권에서는 온누리상품권과 지역화폐 통합 주장도 제기됐다. 내년도 지역화폐(행정안전부 소관) 정부 예산은 1조1500억원 편성됐다. 당초 윤석열 정부에서 반영·확정된 2025년도 지역화폐 본예산은 0원이었지만 지난 4월 1차(4000억원)부터 2차(6000억) 추경을 통해 모두 1조원의 예산이 반영됐다. 이 정부는 여기서 1500억원 더 늘리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인 예산 규모 등은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될 예정이다.

Copyright © 시사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국 대학생 고문 살해한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실체 [정락인의 사건 속으로] - 시사저널
- ‘여의도 권력’ 위에 ‘유튜브 권력’…한국 정치 뒤흔드는 ‘정치 상왕’ 김어준-고성국 - 시
- 김우빈 “지니에게 소원을 빈다면 첫째는 100세까지 건강하게 살기” - 시사저널
- 40년 간 딸 성폭행…손녀에게도 마수뻗친 70대의 최후 - 시사저널
- 지켜주긴 커녕…초등생들에 ‘성범죄’ 마수 뻗은 교장의 최후 - 시사저널
- 유튜브에서 띄우고 국회가 증폭시킨 ‘의문의 제보’…늪에 빠진 민주당 - 시사저널
- “너네 어머니 만나는 남자 누구냐”…살인범은 스무살 아들을 이용했다 [주목, 이 판결] - 시사
- [강준만 시론] 이 대통령의 황당한 ‘권력서열론’ - 시사저널
- [단독] ‘개인정보 불법거래’ 6년 간 90만 건…다크웹 떠도는 한국인 정보 - 시사저널
- 주진우 “신설 중기부 2차관에 김어준 처남 유력?…처음으로 논평 포기” - 시사저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