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들불축제 지킴이 고태민 의원 “통제 가능한 축제로 전환해야”

한형진 기자 2025. 11. 11. 17:1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도정질문] 불 정체성 유지 당부에 도지사 “위법성 우려” 사실상 거부
고태민 의원 / 사진=제주도의회

제주들불축제가 불(火) 대신 빛과 조명을 선택하며 변화를 시도하는 가운데, 안전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예전 방식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주도의회에서 제기됐다.

11일 열린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 고태민 의원(국민의힘, 애월읍갑)은 오영훈 지사를 상대로 들불축제 진행에 대해 물었다. 내년 들불축제는 2026년 3월 13일부터 15일까지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에서 열린다. 투입되는 예산은 18억원에 달한다. 

들불축제는 새별오름 전체를 태우는 불 놓기가 대표 행사다. 그러나 산불 위험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올해 축제부터 미디어아트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악천후로 인해 일정이 전면 취소돼, 새로운 들불축제는 내년에 제대로 선보일 예정이다.

고태민 의원은 평소에도 기회가 될 때마다 불 놓기 방식의 들불축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이날 도정질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고태민 의원은 "전 세계적으로 보면 일본 나라시에서 열리는 와카쿠사 야마야키, 일본 구마모토 아소 지역의 노야키,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열리는 라스 파야스와 같은 불 축제는 안전 기준을 갖추며 문화 가치를 계승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이들 축제는 단순한 관광쇼가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역사, 생태적 맥락, 세시풍속이 결합된 복합문화"라면서 "제주들불축제도 지속할 수 있으며, 문제는 어떻게 실현할지 모색하는 데 있다. 위험을 인정하면서도 해법을 찾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태민 의원은 "현재 들불축제가 직면한 산불 위험, 인명 안전, 생태 환경 문제는 결코 가볍지 않다"고 인정하면서 "그렇기에 제주도가 마냥 안 된다고 답할 것이 아니라, 제도·운영·기술의 관점에서 통제 가능한 축제로 전환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점화 규모를 축소하고, 관광객 동선을 명확히 설계하며, 기상 조건과 풍속에 따라 중지 기준을 마련하고, 사전에 환경 조사를 통해 보호구역을 회피하는 방식 등이 있다"고 상세히 나열했다.

뿐만 아니라 "달집 태우기, 라이트 드론, 미디어아트, 불꽃쇼 등 융합 형태로 불의 정체성을 유지하면 위험을 낮출 수 있다. 제도적 인프라와 거버넌스도 구축해야 한다"면서 "새별오름이 산림보호법상 산림인지 비산림인지, 불 놓기 행위가 법률상 허용 가능한 범위인지 중앙 차원의 명확한 유권해석이 필요하다"고 제시했다.

고태민 의원은 "도민, 전문가, 행정이 참여하는 숙의체계를 통해 매년 평가하고 개선하는 운영 모델을 정착시켜야 한다"며 "들불축제는 단지 불태우기 행사가 아니다. 제주인의 생명력, 정체성, 공동체성이 응축된 이야기다. 물론 문화적 자긍심이 안전 환경이라는 책임을 동반하지 않으면 아무리 위대한 전통이라도 지속될 수 없을 것이다. 도정이 용기 있게 변화의 설계에 나서 줄 것을 요청 드린다. 축제의 존재 이유와 가능성, 현실적 설계의 틀을 함께 점검하자"고 제안했다.

고태민 의원의 긴 당부에 대해 오영훈 지사는 산림청에 문의 한 결과, 새별오름이 산림보호법이 적용 받는 산림 지역이며, 산림병해충 방제를 위한 불 놓기도 허가 사항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저도 생각을 해보겠지만, 의원님도 장소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며 완곡히 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