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찬은 누가 책임지나요?"… 새벽배송 금지 움직임에 소비자·상인 ‘반발’

정희윤 기자 2025. 11. 11.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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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벌이·1인 가구 불편 우려 확산
현장 배송기사 93% "금지 반대"
소상공인 "민생경제 재 뿌리는 것"
SNS 카페에 올라온 새벽배송 반대의 목소리

"다음날 먹을 반찬을 자정에 주문해 아침에 받는데, 금지되면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어요."

최근 노동계가 노동자 건강권 보호를 이유로 '자정~오전 5시 새벽배송 금지'를 요구하고 국회에서도 관련 법안이 거론되자, 소비자·현장 기사·소상공인 전반에서 반대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온라인 구매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새벽배송 중단은 생활 불편을 넘어 소상공인 매출·신선물류 체계·지역경제 전반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자녀 두 명을 키우는 워킹맘 이혜진(37) 씨는 "퇴근 후 바로 육아가 시작되기 때문에 장볼 시간이 없다"며 "새벽배송이 없는 상태에서 아이 키우는 건 상상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맘카페와 SNS에는 "생활 필수 서비스가 사라질 수 있다", "선택권을 박탈하는 조치"라는 불만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새벽배송의 경우 퇴근이 늦은 직장인이나 1인 가구의 의존도는 더 높기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는 커질 수 밖에 없다.

직장인 윤선영(31) 씨는 "새벽배송까지 막히면 결국 편의점 인스턴트 음식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일방적 주장"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은 최근 성명을 내고 "택배기사들의 과로사와 심야 노동을 막기 위해 오전 12시부터 5시까지 배송을 제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새벽배송이 택배업계의 과당 경쟁과 물량 폭증을 불러 장시간 노동을 고착화시키고 있다"며 "새벽 5시·오후 3시 출근의 연속 2교대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계는 이를 '노동자의 수면권·건강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새벽배송을 수행하는 현장 기사들은 "현실을 모르는 주장"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쿠팡 위탁 기사 단체인 '쿠팡파트너스연합회'가 이달 초 새벽배송 기사 2천405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3%가 '새벽배송 금지 반대', 95%가 '심야배송 유지'를 원한다고 답했다.

새벽배송 기사 김수연(32)씨는 "오전 7~8시까지 배송을 끝내려면 선별·적재 작업을 자정부터 해도 빠듯하다"며 "오전 5시 이후 출근하라는 건 오히려 더 무리한 작업을 부추겨 사고 위험을 높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또 "근무 시간을 억지로 줄이면 피로 누적이 심해져 과로와 사고 가능성이 더 커진다"고 호소했다.

소상공인 업계 역시 노동계 주장에 강하게 반발하며 즉각적인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새벽배송 금지 요구는 내수 부진 속에서 온라인 판매로 겨우 버티고 있는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처사"라며 "정부의 민생경제 회복 기조에도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과일·채소·신선식품 등 신선도가 핵심인 품목의 경우 새벽배송 중단은 곧바로 매출 급감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한국로지스틱스학회는 최근 보고서에서 ▲소상공인 매출 18조 3천억 원 감소 ▲이커머스 기업 매출 33조 원 감소 ▲경제 손실 총 5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소공연은 "많은 소상공인이 새벽배송을 통해 식재료를 공급받아 하루 장사를 준비하는데, 새벽배송이 막히면 사업 운영 자체가 흔들린다"며 "노조 주장만 반영한 새벽배송 금지 법안이 추진될 경우 강력한 항의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쿠팡 등 플랫폼 입점 소상공인 피해 사례를 모아 손실보상 촉구 운동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윤 기자 star@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