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런 맛집'의 명암…런던베이글뮤지엄, 직원 사망 논란 후 '내부 리셋' 착수

김나연 기자 2025. 11. 11.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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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베뮤 “사업 과정에서 조직이 성장 속도 못 따라가”
업계 “급성장 프랜차이즈, 내부 관리 한계 드러나”
런던베이글뮤지엄 매장. ⓒ런던베이글뮤지엄 SNS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국내 인기 베이글 브랜드 런던베이글뮤지엄(런베뮤)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지난 7월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20대 직원 A씨(26)가 숨진 사건을 계기로 유족이 과로사 의혹을 제기하면서 시작된 논란은 회사 측의 해명과 입장이 엇갈리며 확산됐다. 이후 회사의 근로시간 산정 방식·내부 관리 체계 등이 쟁점으로 떠올랐고, 최근에는 직원에게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며 파장이 커졌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강관구 런베뮤 대표이사는 전날 공식 입장문을 내고 "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운영 체계와 조직이 그 속도를 따라잡지 못했다"며 근로환경 개선 방안을 밝혔다.

강 대표이사는 "이번 일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근로 환경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무거운 사회적 책임을 느낀다"면서도 런베뮤를 둘러싼 오해를 바로잡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업시간과 지점별 하루 생산량이 정해져 있는 카페 매장이라는 근로환경의 특성상, 장시간의 연장 근로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이어 "신규 매장의 오픈을 앞둔 특정 시점에 업무량이 일시적으로 증가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실제 올해 1~10월 런베뮤 전 지점의 1주 평균 실근로 시간은 43.5시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문제가 됐던 인천점의 경우 7월의 1주 평균 실근로 시간은 46.1시간이었지만 운영 안정화를 통해 매월 줄여나가 10월에는 41.1시간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수치의 정확성은 고용노동부 조사 결과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또한 최근 3년간 63건의 산재가 발생한 것에 대해 "지난 3년간 주방에서의 칼 베임과 경도 화상, 출퇴근 재해 등 부상에 대해 빠짐없이 산재 신청 안내를 한 결과"라고 밝혔다. 이어 "식음료 사업 특성상 업무 중 발생하는 모든 사고를 막을 수 없었다"며 "앞으로 세심한 안전 수칙을 마련하고 지속적으로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현재 사내 시스템 개선에 돌입했다고 말했다. △ HR 특화 ERP 시스템 도입 및 전문 HR 인력 배치 △산업안전관리 체계 정립 및 전담 인력 지정 △52시간제 준수를 위해 유연근무제를 포함한 인사제도 개편 △대표이사 직통 사내 소통 채널 마련 등을 예고했다.

한편 사건의 발단은 지난 7월16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인천점에서 근무하던 A씨가 회사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부검 결과 범죄 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족은 "A씨가 매장 오픈 준비와 운영을 동시에 맡으며 과도한 근무에 시달렸다"고 주장했다. 

유족 측이 공개한 카카오톡 대화와 대중교통 이용 기록에는 사망 전 일주일간 약 80시간가량 근무한 정황이 발견됐다. 이에 유족은 근로복지공단에 산업재해(과로사)를 신청했다. 반면 회사는 "80시간 근무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며 "고인의 평균 주당 근로시간은 44.1시간으로, 전체 직원 평균(43.5시간)과 유사한 수준"이라고 반박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말 런베뮤 본사와 인천점을 대상으로 근로감독에 착수했다. 노동부는 △근로시간·연장근로 여부 △휴가 부여 실태 △임금체불 등 근로기준법 위반 여부를 점검 중이다. 노동부 관계자는 "법 위반 정황이 확인될 경우 다른 지점으로 감독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런베뮤는 이후 재발 방지 및 제도 개선 계획을 내놨지만, 내부 익명제보 시스템을 이용해 직원들에게 공개 사과를 강요했다는 폭로가 제기돼 재차 논란이 일었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실이 발표한 제보에 따르면 본사는 일부 익명 제보만으로 직원에게 시말서 작성과 공개 사과를 요구하고, 그 장면을 단체 대화방에 공유했다. 이에 회사는 "본사 지시로 시말서 낭독을 강요한 사례는 없다"며 "직원이 본사를 향해 사과문을 낭독한 것이 아니라 매니저가 직원들에게 매장 내 업무집중을 독려하는 과정에서 다소 거친 말이 있어 다음날 아침조회 시간에 매니저 자신이 준비한 문장을 직원들 앞에서 읽으며 사과한 영상이 있다. 이를 두고 본사의 지시로 사과문을 낭독케 했다는 오해가 있던 것 같다"고 반박했다.

유족과 회사 측은 지난 3일 공식 합의에 이르렀다고 발표했다. 유족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더보상은 "회사의 진정성 있는 사과와 지속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오해를 해소하고 상호 화해에 이르렀다"고 밝혔으며,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했던 산재 신청을 철회했다. 회사는 위로금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동부의 근로감독은 합의와 관계없이 지속된다.

업계는 런베뮤 사건을 "급성장한 브랜드의 내부 관리 리스크가 드러난 사례"로 바라본다. 런베뮤는 2021년 서울 안국동 1호점을 시작으로 빠르게 매장을 늘리며 MZ세대들 사이 '오픈런 맛집'으로 불리는 등 핫한 국내 대표 베이커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급속한 매장 확장과 브랜드 성장에 비해 운영·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회사의 성장 속도를 뒷받침할 체계적 인력 관리와 내부 시스템 구축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유사한 사고는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빠르게 브랜드를 키워가는 과정에서 근태관리 시스템의 한계, 임시·단기 계약 형태의 인력 운용, 본사와 현장 간 커뮤니케이션 미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경우 근로환경 문제가 결국 수면 위로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매장 단위로 운영되는 프랜차이즈형 브랜드는 본사 통제 범위 밖의 근로환경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할 위험이 크다"며 "ERP 도입 등 시스템 개선만으로는 현장 근로자 체감 밀도를 빠르게 해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스포츠한국 김나연 기자 yeonpil@hankook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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