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APEC 때도 바닥에 매트리스 깔고 잤는데 똑같다니 참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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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성공 그날, 경찰은 길바닥에 버려졌다'는 글귀가 적힌 종이가 보도에 붙었고 영화관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주차장에서 서서 도시락을 먹는 경찰관들의 사진이 전시됐다.
직협은 '경찰을 노숙자로 만든 APEC 행사 사진전'을 12일과 14일에는 국회 앞에서 각각 열고 지휘부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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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 밥 먹어" "경찰 신분 창피" 내부 비판
직협 "사과 및 재발 방지 요구" 사진전 개최
김 총리 "APEC 파견 경찰관 진심으로 위로"

11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성공 그날, 경찰은 길바닥에 버려졌다'는 글귀가 적힌 종이가 보도에 붙었고 영화관 바닥에서 쪽잠을 자며, 주차장에서 서서 도시락을 먹는 경찰관들의 사진이 전시됐다. 2005년 기동대 소대장 근무 시절 부산 APEC 정상회의에 투입됐었다는 경정 A씨는 "20년 전에도 경마장 로비 바닥에 매트리스를 깔고 잤는데 처우가 그대로라니 참담하다"고 털어놨다.
지난 1일 막을 내린 경주 APEC 정상회의에 동원됐던 경찰들의 열악한 처우 문제가 불거졌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는 당시 근무 환경이 담긴 사진전을 개최하며 공개 비판에 나섰고, 김민석 국무총리도 이날 경찰청에 사실관계를 정확히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행사 종료 직후인 4일부터 경찰 내부망(현장 활력소)에 비판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B씨는 "3교대 근무와 45인승 버스 안에서의 긴 대기는 고통의 연속이었다"며 "의자 간격이 좁아 등받이를 젖힐 수 없었고 몸을 웅크리느라 허리 통증이 가시지 않는다"고 썼다. 또 "어두운 주차장에서 휴대폰 불빛에 의지해 저녁 도시락을 먹고 화장실 내부가 보이는 '러브 호텔'에서 머무른 직원도 있었다"며 ""경찰이라는 신분에 대한 창피, 울화, 깊은 실망을 느꼈다"고 토로했다.

의경과 기동대 생활을 비롯해 각종 행사 투입 경험이 많다는 C씨도 "숙소 계약 전 한 번이라도 방을 확인했는지, 도시락 업체를 어떤 기준으로 선정했는지 묻고 싶다"며 지휘부를 직격했다. 그는 "두 명 자는 방에 침대가 하나인데, 바닥은 잘 공간이 부족했고 추가 이불도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직협은 '경찰을 노숙자로 만든 APEC 행사 사진전'을 12일과 14일에는 국회 앞에서 각각 열고 지휘부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논란이 확산하자 경찰청은 송구하다는 입장문을 내고 개선책 마련을 약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APEC 정상회의 경호·경비에는 하루 평균 4,500명의 경찰이 투입됐다. 대기시설로 2,300명수용 가능한 영화관·리조트 등을 빌렸고 나머지 3,200명은 버스를 활용해 주차장 등에서 대기했다. 부실 도시락과 숙소에 대해 경찰청은 "초기 혼선이 있었으나 개선했다" "주요국 정상의 입국 일정이 앞당겨 급히 확보하느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김민석 총리는 "지난달 15일 관계장관회의에서 파견 경찰관 처우에 대해 '문제없이 준비 중'이라는 보고를 받았으나 일부 경찰관이 불편을 겪게 돼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경찰청에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수립을 당부했다.
권정현 기자 hhhy@hankookilbo.com
문지수 기자 door@hankookilbo.com
우태경 기자 taek0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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