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5만 경주시민, 신라 금관 환수 나섰다!…"고향의 품으로 되돌려 달라"


25만 경주시민이 6기의 신라 금관 경주 환수에 발벗고 나섰다. 신라 금관은 천년 고도 경주를 가장 대표적으로 상징하는 역사문화유산으로, 고향 경주의 품으로 되돌려 받기 위한 시민의 열망이 담겨 있다. 이 때문에 환수운동의 향후 결과가 주목된다.
국립경주박물관은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맞춰 100여년 만에 처음으로 경주에서 출토된 6개의 금관과 금허리띠 등 문화유산을 전시하는 특별기획전을 12월14일까지 열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신라 왕권의 상징인 금관 여섯 점을 한자리에 모은 역사적인 전시다. 일제강점기에 금관총·서봉총·금령총에서 출토된 3기의 금관에, 1973년부터 발굴을 시도해 천마총· 황남대총·교동에서 출토된 금관 3기를 더한 6기의 금관이 100여 년 만에 모두 고향 경주로 돌아온 것이다. 박물관 개관 80주년을 맞아 마련된 이번 전시는 전시 시작과 동시에 입장객이 몰리는 바람에 전시 관람시간을 30분 단위로 쪼개고 관람인원을 150명씩 제한할 정도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고 있다.

장성애 마음샘교육심리연구소장은 개인 SNS를 통해 "신라 금관은 경주에 있어야 한다"면서 국민청원운동에 나섰다. 장 소장이 벌이는 서명운동에는 하루 만에 경주시민 수백 명이 동참할 정도로 확산되는 분위기다. 이들은 "발굴지-전시장 일체형(Local Retention)의 원칙을 실현할 수 있는 도시는 경주뿐"이라며 "금관이 출토된 도시의 역사성과 공간적 정체성을 고려할 때 경주가 신라 금관을 영구 보존·전시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한순희 경주시의원도 "신라 금관은 천 년 전 신라인의 손끝에서 만들어진 왕의 위엄이자, 예술의 정점"이라며 "경주는 세계적인 박물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금관이 태어난 경주에서 다시 숨쉬게 해야 한다"면서 현재 국립경주박물관에 전시 중인 신라 금관의 경주 존치를 주장했다. 이어 "금관이 경주로 돌아와야 비로소 신라의 혼도, 경주의 정체성도 온전히 이어진다"며 "금관이 경주로 돌아오는 순간, 천년의 역사와 오늘의 시민이 한마음으로 맞닿게 될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주낙영 경주시장 역시 "신라 금관은 화려한 신라문화를 대표하는 문화유산으로, 신라 천년의 수도 경주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상징"이라며 "금관의 경주 상설전시를 위한 시민운동을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는 향후 문화재청과 국립중앙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등과 협의해 금관의 경주 상설전시를 적극 검토할 방침이다.
문화유산의 '출토지 환원' 논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과거 부여에서도 백제 금동대향로를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기려는 계획이 추진됐으나, 부여군민의 강력한 반대로 현지 보존이 결정된 바 있다. 이처럼 지역 주민이 직접 나서 지자체와 함께 문화유산의 '귀향'을 실현한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 경주시민들의 움직임도 이와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지역 문화유산 전문가들은 "문화유산의 원위치 전시는 단순한 지역 이기주의가 아니라, 문화유산의 역사적 맥락을 보존하는 학문적 접근"이라며 "경주는 신라의 수도이자 금관의 출토지로, 발굴지와 전시공간이 하나의 서사로 이어질 수 있는 유일한 도시이기에 단순 전시가 아닌 '문화적 복원'"이라고 평가했다.
천년의 빛을 품은 금관이 다시 경주의 품으로 완전히 돌아올 수 있을 지, 그 귀향의 여정이 시민의 힘으로 성사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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