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짬 없는 후임이 든다"던 유탄발사기...미군이 50년 만에 바꾸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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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병부대에서 복무한 예비역들에게 '유탄 사수'라는 보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자리였다.
우리 군의 소총 분대는 8명인 지금이나 10명이던 옛날이나 M203 또는 K201 유탄발사기 2정이 항상 편제돼 있었다.
주로 소대장이나 부소대장이 썼던 K1A 기관단총은 무게가 2.9㎏이 조금 안 됐고, 일반 소총수용 K2 소총은 3.3㎏ 정도였는데 K2 소총에 K201 유탄발사기가 붙어 있는 총은 탄창을 뺀 빈 총도 5㎏에 육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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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병부대에서 복무한 예비역들에게 ‘유탄 사수’라는 보직은 생각만 해도 끔찍한 자리였다. 우리 군의 소총 분대는 8명인 지금이나 10명이던 옛날이나 M203 또는 K201 유탄발사기 2정이 항상 편제돼 있었다. 보통 이 유탄 사수는 분대 안에서도 ‘짬밥’이 부족한 후임들에게 떠넘겨지곤 했다. 분대 편제 화기 중에서 가장 불편한 총이 바로 이 유탄발사기였기 때문이다.
주로 소대장이나 부소대장이 썼던 K1A 기관단총은 무게가 2.9㎏이 조금 안 됐고, 일반 소총수용 K2 소총은 3.3㎏ 정도였는데 K2 소총에 K201 유탄발사기가 붙어 있는 총은 탄창을 뺀 빈 총도 5㎏에 육박했다. 이런 총을 들고 경계 근무를 서면 팔과 허리가 아플 수밖에 없다. 분대 편제 화기 중에서 가장 크고 무거운 K3 기관총은 경계 근무 때 거치대에 내려놓는 것이 허용되기라도 했지만, 유탄 사수는 이 무거운 유탄발사기를 근무시간 내내 들고 서 있어야 했다.
유탄발사기는 사격과 행군 때도 골칫덩이였다. 총과 한 몸처럼 붙어 있기 때문에 ‘엎드려 쏴’ 자세를 제외하면 다른 모든 사격 자세에서 불편하기 짝이 없었고, 총 자체가 너무 무거워 광학조준장비를 따로 달 수도 없는 것은 물론, 손으로 쥐는 것도 힘들었다. 행군할 때도 다른 사람보다 1.6㎏짜리 쇳덩이 하나를 더 메고 다녀야 해서 유탄 사수는 고역 그 자체였다. 도대체 이 크고 무거운 쇳덩이를 소총에 붙여 ‘짬밥’이 부족한 후임병들을 고생시킬 생각을 한 사람은 누구였고, 보병들은 이 무거운 유탄발사기로부터 해방될 수 있을까?
17세기 수류탄 던졌던 척탄병...힘세고 덩치 큰 병사 선발
유탄발사기는 말 그대로 수류탄을 발사하는 장치다. 보병이 손으로 들고 던질 수 있는 폭탄이라는 의미의 수류탄(手榴彈)이 등장한 것은 꽤 오래 전의 일이지만, 수류탄이 전투의 핵심 무기 중 하나로 떠오른 것은 17세기 전열보병 시대에 *척탄병(Grenadier)이 등장하면서부터다. 초기 수류탄은 금속으로 만든 공 안에 화약을 채워 넣고, 심지를 꽂아 불을 붙인 뒤 던지는 방식이었다.
척탄병(Grenadier)
화승총 등의 총기가 사용되던 시절의 초창기 수류탄을 던지는 것을 전문적으로 수행했던 병과. 초기 수류탄은 매우 크고 무거웠기 때문에 마치 투포환 선수와 같이 키가 크고 근력이 뛰어난 병사를 뽑았으며, 전열보병의 맨 앞에 서서 수류탄을 던지고 총을 쏘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보병 중에서도 가장 정예로 인식됐다. 현대적인 수류탄이 등장한 이후에는 정예 부대에 상징적으로 부여하는 호칭으로 변화.
인간의 근력으로 최대한 멀리 던져야 했기 때문에 당시 척탄병들은 키가 크고 덩치가 좋은 사람들이 뽑혔다. 그러나 모든 병사가 투포환 선수처럼 수류탄을 멀리 던질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각국은 수류탄 투척 거리를 늘리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생각해 냈다. 소총이 발사될 때 분출되는 가스를 이용해 수류탄을 밀어내는 ‘총유탄(Rifle grenade)’이 그러한 고민의 산물이었다.

총유탄은 사람의 힘으로 수류탄을 던지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먼 거리까지 수류탄을 날릴 수 있었지만, 한 가지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쏠 때마다 이미 장전된 탄을 모두 빼내고 공포탄을 장전한 뒤, 전용 어댑터를 끼우는 등의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했다. 말이 쉽지,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 장전된 탄을 빼내고 잘 가지고 다니지도 않는 공포탄을 장전하고, 여기에 어댑터까지 끼우는 일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당연히 병사들은 어지간한 상황이 아니라면 총유탄을 잘 쓰지 않았다. 이 때문에 미국은 1950년대 차세대 소총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보병이 간편하게 쓸 수 있는 새로운 총유탄 발사기 개발을 추진했고, 그 결과물로 등장한 것이 바로 M7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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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우 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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