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중국대사 “일 총리 발언, 중·일 관계 심각한 마이너스…중·한 관계, 제3국 영향 안 받아야”

강연주 기자 2025. 11. 11.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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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월1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2차 한·중 경영자회의에서 박종원 산업통상부 통상차관보가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이빙 주한 중국대사가 11일 “일본의 신임 총리의 중국 관련 부정적 발언은 중·일 관계의 건전한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이 대사는 “중·한 관계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으며 제3국의 제약을 받지도 않는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다이 대사는 이날 서울 중구 프레지던트 호텔에서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 주최로 열린 ‘한·중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신도약’ 포럼 축사에서 “아쉽게도 일본의 신임 총리께서 최근 들어 중국과 관련한 부정적 발언을 하는데, 이는 중국으로서 받아들이기 어렵고, 중·일 관계의 발전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최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자위대 투입 가능성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공식적으로 비판 의사를 보인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 7일 일본 의회 예산위원회에서 “중국이 전함을 이용해 무력을 행사한다면 일본의 존립이 위태로워지는 존립위기 사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존립위기 사태는 일본이 직접 공격받지 않더라도 밀접한 관계가 있는 나라나 지역이 공격받아 일본이 위기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을 뜻한다. 존립위기 사태라고 판단되면 일본은 집단 자위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이 대사는 한국 내에서 이뤄지는 반중 시위도 언급하며 정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그는 “한국 내 극우세력이 중국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하고, 반중 시위를 조직하는 것은 한·중 우호만 아니라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도 손해를 끼친다”며 “한국 측이 이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이 대사는 “중·한 관계는 제3국을 겨냥하지 않으며, 제3국의 제약을 받지도 않는다”고도 했다. 다이 대사가 언급한 제3국은 미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양국은 확고한 전략적 자주성을 유지해 외부의 간섭을 배제해야 한다”며 “일방주의·보호주의·디커플링(탈동조화)은 양국의 공동 이익을 해치므로 이를 함께 반대하고 국제적 공정과 정의를 수호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중 관계 구축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배제하고 한·중이 미국의 보호주의 등에 함께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다이 대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1년 만에 방한한 것에 대해서는 “시진핑 주석의 APEC 회의 참석은 한국 측의 개최를 지지하는 귀중한 의미를 지닌다”고 평가했다. 그는 APEC 경주선언이 채택되는 과정에 중국 측의 강력한 지지가 있었다며 “일부 국가가 세계무역기구(WTO)·국제통화기금(IMF) 같은 내용을 포함시키는 것을 반대했다”며 “만약 한국이 주최국이 아니었다면 중국도 강력히 지지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했다. 한·중과 미국의 입장이 달랐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중국은 항상 상호존중·평화공존·협력상생의 세 원칙을 바탕으로 미국과 관계를 발전시켜왔다”며 “두 정상 간 합의를 충실히 이행해 미·중 관계가 건전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다이 대사가 한국의 원자력추진(핵추진) 잠수함 도입 추진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패널로 참석한 중국 측 전문가가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신창 푸단대 국제문제연구원 교수는 “핵추진 잠수함이 한·중 관계에서 또 다른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가 될지 함께 경계해야 한다”라며 “이를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라고 했다. 2016년 한국에 주한미군의 사드가 배치된 뒤 중국이 한국을 상대로 각종 보복 조치를 하면서 한·중 관계가 급속히 악화한 바 있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은 “북한이 핵과 핵추진 잠수함을 개발하지 않았다면 우리도 이것(원자력추진 잠수함)을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우리가 당장 위협을 느끼니 북한의 잠수함을 막기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 전 원장은 “중국이 너무 과민한 반응을 하지 않으면 우리 국민이나 정부는 한·중 관계 개선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이날 한·중 학자들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해서 한국 내 반중 정서를 완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데 공감했다. 또 지난 1일 경주 APEC 계기로 시 주석이 국빈 방한하고 한·중 정상회담이 개최된 것이 양국 관계를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는 데도 의견을 같이했다.

강연주 기자 pla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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