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 세대 아파트도 예외 없다...1층 상가 과반이 공실, 신축 단지 상가 ‘불패’는 옛말

지난 5일 오후 찾은 서울 강동구 올림픽파크포레온 아파트 단지 내 상가는 1층 점포 상당수가 공실 상태로 한산했다. 1만2000여세대가 사는 아파트 내에 위치해있지만 대로변에 있는 호실들조차 텅 빈 채 바닥에 각종 전단지만 나뒹굴고 있었고, ‘임대 문의’ 딱지가 붙은 일부 호실 안에서는 내의류와 방한용품 등을 판매하는 임시 팝업스토어가 들어서 있었다. 실제로 이곳 1층 상가는 전체 155실 가운데 운영 중인 곳이 58곳에 불과해 입점률이 37.4%에 머물렀다.
이 상가 내 한 공인중개사는 “1층 임대료가 분양 초기 평(3.3㎡)당 100만원에서 현재 40만~50만원 정도까지 뚝 떨어졌는데도 여전히 입점 문의는 드물다”며 “1층에 새로 들어오려는 업종은 공인중개사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1층에 비해 2층은 임대료가 평당 30만 원 안팎 수준으로 저렴하다보니 1층에 들어오려는 상인들이 많지 않다는 설명이다.

동대문구 청량리역 인근의 고층 신축 아파트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2023년 6월 입주한 주상복합 청량리역한양수자인그라시엘 내 상가 아트포레스트는 1층 47실 가운데 7실만 운영 중으로, 입점률은 14.9%에 그쳤다. 1000여세대가 넘는 입주민이 살고 있지만 이날 오후 상가를 방문하는 사람을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한산했다. 길 건너 ‘스카이L65’ 아파트의 경우는 대로변과 이어져 있는 1층 상가에서는 공실을 찾아보기 어려웠으나 2~4층 상가는 세탁소·편의점 등 몇몇 점포 외에는 텅 비어 있었다.
이처럼 대규모 배후 수요를 충분히 갖춰 높은 수익률이 보장돼 ‘로또’로 여겨지던 아파트 상가들이 공실 문제를 겪고 있는 이유는 당초 책정된 높은 분양가 때문이다. 조합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높게 책정한 분양가로 상가를 사들인 수분양자는 대출 이자를 감당해야 해 임대료를 대폭 낮출 수도 없는 처지가 된다.
유동인구가 많다는 이유로 높게 책정되는 1층 상가의 임대료도 다른 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실이 많은 원인이다. 병원이나 학원이 많이 입점하는 2층 이상 상가와 달리 1층은 주로 식음료·잡화 등 생활 소비 업종이 입점하는데, 온라인 소비가 확산하면서 정작 주민들이 상가를 찾지 않아 고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5년 3분기 기준 서울 집합상가의 평균 임대료는 ㎡당 4만9300원이지만, 신축 아파트 1층 상가는 ㎡당 10만~15만원 선에 형성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최근 정비사업 조합들은 공실 우려를 이유로 상가를 축소하거나 아예 제외하고 재건축을 하려는 경우가 많다. 대치우성1차·대치쌍용2차 아파트 조합은 상가를 새로 짓지 않고 기존 상가 소유주에게 대신 아파트 입주권을 제공하는 방식의 재건축을 추진 중이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우성4차 조합 역시 상가 소유주들의 의견을 반영해 상가 없이 아파트만 짓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아파트 재건축 시 상가를 배제하는 비율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단지 내 유동인구가 많다고 해도 시장의 수요를 반영하지 못하면 공실은 불가피하다”며 “이미 공실이 발생한 상가는 업종 다변화와 팝업스토어 유치 등을 통해 외부 상권과 연계해 적극적으로 고객을 유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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