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교육세 인상에 국회는 ‘신중론’…“조세저항·경제왜곡” 지적

김은희 2025. 11. 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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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금융·보험업자 교육세 인상 추진 중
국회 예정처 “종합적인 검토 선행돼야” 의견
세 부담의 소비자 전가 가능성 높다고 지적
증세형 세법 개정, 지속가능한 정책 수단 아냐
국회선 논의 시작도 못해, 다음주 본격화 예고
주요 은행 ATM 기기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정부가 금융권 교육세 인상을 추진 중인 가운데 국회예산정책처가 금융·보험업계의 상황과 서비스 가격 상승 가능성 등을 면밀히 살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교육세를 포함해 이번 개정이 세율 인상 등 세수 증가에 방점이 찍혀 있는 데 대해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한 정책 수단이 아니라고 진단했다. 조세저항이나 경제적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예정처는 최근 발간한 ‘2025년 세법개정안 분석’에서 교육세율 인상 시 금융·보험업 교육세의 소비세적 성격으로 인해 대출금리와 보험료 등 금융·보험서비스 가격이 상승해 소비자의 비용 부담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교육세가 소비세의 성격이 있어 세 부담의 전가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예정처는 “특히 저신용자, 저소득층, 소상공인 등이 고신용자, 고소득층, 대기업 등에 비해 일반적으로 높은 대출금리를 부담하고 있으므로 세율 인상분에 비례해 대출금리가 상승할 경우 이들의 비용 부담이 더 크게 오르게 되는 구조”라며 “우회적인 비용상승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세율 인상에 따른 세 부담 전가를 제도적으로 막는 방안에도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재 0.5%인 금융·보험업 수익금액에 대한 교육세를 1조원 초과 구간에 한해 1.0%로 올리는 세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그간의 금융·보험업 성장을 고려해 과세형평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교육세율을 인상하면 향후 5년간 5조3333억원의 추가 세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예정처는 정부보다 1조2180억원 많은 6조5513억원의 세금이 추가로 걷힐 것으로 추정했다. 예정처는 이번 세법개정안이 법인 부문을 중심으로 세 부담을 증가시키는 증세형이라고 진단했는데 특히 교육세의 경우 세 부담이 상위 1% 기업에 귀착되고 있는 형태라 주요 기업의 세 부담 확대 폭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예정처가 국세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체 금융·보험업자 중 수익금액 1조원 초과 업자는 59개로 전체의 1.2%에 불과하지만 이들의 교육세 신고세액이 1조2658억원으로 전체의 81.8%를 차지한다. 당장은 당기순이익 합계액 대비 교육세 산출세액 합계액 비중이 3% 수준이지만 향후 금리인하 등에 따른 수익성 전망의 불확실성, 재무건전성 관리의 어려움 등을 고려할 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예정처의 분석이다.

무엇보다 예정처는 이러한 세율인상을 통한 세수 확보 행보가 중장기적으로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비판했다. 예정처는 “반복된 세율조정은 조세저항이나 경제적 왜곡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향후 장단기 재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불요불급한 비과세·감면 정비 등 세입 기반의 확충 방안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예정처는 정부가 밝힌 고등교육 분야 투자재원의 확보 필요성과 세수 확보 효과에 대해선 공감했지만 초·중등교육 중심의 국가교육재정 배분구조를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먼저 고민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이번 교육세법 개편을 두고 여야는 제대로 된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한 형국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내에서도 교육세가 기업이 직접 부담하는 비용으로 인식되고 있어 조세부담의 소비자 전가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데다 국민의힘에서는 되레 교육세율을 인하하는 법안까지 내놨다. 수익금액 1억원 이하 구간에 한해 교육세율을 0.3%로 낮추자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과세표준이 되는 수익금액을 순손익으로 규정하거나 과세표준 계산 시 서민과 영세 소상공인 지원 사업으로 발생한 수익을 제외하는 등의 법안도 현재 국회에 발의돼 있다.

지난 10일 국회에서 열린 세법개정안 토론회에서도 교육세법 개편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토론 요지를 통해 예고 없는 교육세의 급격한 인상이 소비자 부담 확대는 물론 금융시스템 안정성을 저해할 수 있는 만큼 국회 심의 과정에서 적극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교육세율 인상이 금융기관의 이자놀이라는 정치권의 비판 뒤 나왔다는 점에서 사실상 ‘옥죄기 규제’라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45년간 유지되던 세율을 충분한 논의 없이 갑자기 두 배로 인상하는 것은 조세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을 해치는 처사”라고 꼬집었다.

세수 확보를 위한 세율 인상이 필요하다고 하더라도 교육재정 개혁이 선행돼야 한다는 데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가지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교육세 재원은 유아교육지원특별회계에 우선 배분되고 남은 금액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에 나눠 배분하고 있다. 학령인구가 급감하는데 교부금이 늘면서 이월되거나 불용 처리되는 금액만 연 5조~8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부는 202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는 이러한 배분구조를 바꿔 금융·보험업분 교육세 전액을 고등·평생교육지원특별회계 전입금으로 활용하겠다고 밝혔으나 향후 투자계획은 제시하지 않았다.

여야는 다음주부터 본격화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회에서 교육세법 개편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금융권은 여전히 교육세 인상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세 부담이 과도한 것은 물론 교육세를 부과하는 것 자체가 수익자 부담 원칙에 어긋난다는 입장이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지난 6월 국정기획위원회에 ‘금융·보험업자에 부과되는 교육세를 폐지하거나 목적세 정의에 맞도록 금융·보험업자 부담 세금의 용도를 개편해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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