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케어’ 빠진 예산안 합의에 “한심” “상원 원내대표 교체”···미 민주당 내홍 격화

정유진 기자 2025. 11. 11.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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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비저블’ 대표 “이런 식이면 트럼프가 다 이겨”
하원 원내대표는 “많은 의원들 용감하게 싸워” 옹호
척 슈머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가 지난 9월30일(현지시간) 사실상 연방정부 셧다운을 피할 수 없게 되자 기자회견 도중 고개를 숙이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민주당 중도파 의원들이 공화당의 임시 예산안에 합의하면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료가 임박했지만 그로 인한 민주당 내 분열과 후폭풍이 심상치 않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까지 분출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전날 민주당 중도파 의원 7명과 민주당 성향 무소속 의원 1명이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 보조금 지급 연장 내용이 빠진 공화당 예산안에 동의하고 민주당의 필리버스터를 무력화하는 데 표를 보태자 민주당 내에서 격렬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한심하다”며 “미국은 더 나은 대우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레그 카사르 하원의원(텍사스)은 “새끼손가락 약속만으로 물러선 것은 타협이 아니라 항복”이라고 주장했다. 존 슌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정부 운영이 재개되면 오바마케어 연장 안건을 단독 표결에 부쳐주겠다고 민주당 중도파에 약속한 것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공화당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진 진 섀힌 상원의원(민주·뉴햄프셔)의 딸 스테퍼니 섀힌에게도 불똥이 튀었다. 내년 하원의원 선거에서 출마하려는 스테퍼니는 분노한 지지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자신은 어머니에게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노 킹스’(No Kings·왕은 없다) 시위를 주도한 진보 단체 ‘인디비저블’의 리아 그린버그 대표는 “이런 식으로 양보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미국인에게 끔찍한 해를 입히겠다는 위협만으로 싸움에서 이길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의원들의 분노는 슈머 원내대표가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는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로 카나 하원의원(캘리포니아)은 SNS에서 “민주당을 단결시키지 못한 원내대표는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스 몰턴 하원의원(매사추세츠)도 “우리에게 왜 새로운 지도부가 필요한지 보여준 또 하나의 사례”라고 지적했다.

슈머 원내대표는 지난 3월에도 사퇴 요구에 휩싸인 적이 있다. 당시 그는 셧다운을 막기 위해 민주당 의원 대다수의 반대를 무릅쓰고 공화당 예산안에 찬성표를 던져 논란이 됐다. 이번에는 끝까지 반대하며 민주당의 저항을 이끌었지만, 결국 중도파 의원의 이탈을 막지 못하면서 또다시 책임론에 직면하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슈머 원내대표는 공화당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생각했겠지만 공화당이 그를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다만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슈머 원내대표가 직책을 유지해야 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며 “슈머 의원을 비롯해 많은 상원의원이 용감하게 싸웠다”고 옹호했다.

중도성향 싱크탱크 ‘제3의 길’ 조너선 카원 대표는 “민주당은 오바마케어에 대한 해결 실마리를 얻을 때까지 항복해선 안 됐다”면서 “하지만 (중간선거가 있는) 2026년이 되면 모든 미국인은 트럼프와 공화당이 미국인의 의료 서비스 가격을 급등시켰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 정유진 특파원 sogun7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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