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난파선’ 첫 인양…600여년 만에 ‘세상 밖으로’

김미혜 기자 2025. 11. 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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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해양유산연구소, ‘마도4호선’ 인양 완료
조사과정 중 새로운 난파선 흔적도 추가 확인
현존 유일 조선시대 선박으로 가치 높아
‘마도4호선’ 인양 전 상태(길이 12m x 폭 5m).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바닷속에 잠들어 있던 조선의 배가 600여년 만에 세상 위로 올라왔다.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으로 향하다 바다에 가라앉은 배 안에는 당시의 해양 기술과 시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국가유산청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 올해 4월부터 조선시대 선박 ‘마도4호선’의 인양 작업을 진행해 지난달 완료했다. 이번 조사 과정에서 새로운 난파선의 흔적도 추가로 확인됐다.

태안 마도 해역 수중발굴조사 현황도.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마도4호선은 2015년 수중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조운선으로, 기록으로만 전해지던 세곡 운반선의 실체를 보여주는 귀중한 수중유산이다. 선체에서는 ‘나주광흥창(羅州廣興倉)’이라 새겨진 목간 60여 점과 ‘내섬(內贍)’ 글씨가 새겨진 공납용 분청사기 150여점이 출토돼 당시 전라도 나주에서 거둔 세곡과 공물을 싣고 한양 광흥창으로 향하다 난파됐음을 보여준다.

발굴된 분청사기는 15세기 전반에 제작된 것으로 방사성탄소연대 측정 결과(1410~1433년)에 따라 약 1420년경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조선 전기 세곡선의 실물을 확인한 첫 사례로 역사적 가치가 매우 크다.

연구소는 2015년 보호를 위해 다시 매몰해 두었던 선체를 발굴 10주년을 맞은 올해 인양함으로써 침몰 600여년 만에 조선 선박의 실물을 세상 밖으로 되살렸다. 지금까지 통일신라 1척, 고려시대 17척의 고선박이 발굴된 바 있으나 조선시대 선박의 실물 형태로 확보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마도4호선 쇠못 사용 흔적(우리나라 고선박에서 처음 발견된 사례). 국립해양유산연구소

이번 인양으로 조선 전기 선박의 구조적 특징도 새롭게 드러났다. 마도4호선은 고려 선박이 중앙에만 돛대를 세웠던 것과 달리 선체 앞부분과 중앙에 각각 돛대를 설치한 쌍돛대 구조로 항해 속도와 조종성을 높인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앞판(선수재)을 가로로 배열해 내구성을 강화하고 작은 나무못을 다수 사용해 정밀하게 선체를 연결했다. 특히 수리 과정에서 쇠못이 사용된 점은 우리나라 고선박에서 처음 확인된 사례다.

한편 국립해양유산연구소는 인양과 함께 음파탐사로 마도 해역 일대를 조사하던 중 또 다른 고선박의 흔적도 발견했다. 잠수조사 결과 청자 다발 2묶음(87점, 접시·완·잔류 포함)과 목제 닻, 밧줄, 볍씨, 통나무 화물받침목 등이 함께 출토됐다. 유물 구성과 양상이 마도1·2호선과 유사해 곡물과 도자기를 실은 선박이 추가로 침몰한 것으로 추정된다.

마도해역 음파탐사 중 발견한 청자 다발. 국립해양유산연구소

‘바닷속의 경주’로 불리는 태안 마도 해역에서는 그동안 고려시대 태안선(12세기 후반), 마도1호선(1208년), 마도2호선(1210년경), 마도3호선(1265~1268년경) 등이 발굴됐다. 새로 발견된 난파선이 ‘마도5호선’으로 밝혀질 경우 이들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선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연구소는 우리나라 수중 발굴 50주년을 맞는 2026년에 이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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