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고 버티다가 신고했는데…상처만 받았습니다" [스프]

하루 중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 업무 스트레스도 만만찮은데 '갑질'까지 당한다면 얼마나 갑갑할까요? 시민단체 '직장갑질119'와 함께 여러분에게 진짜 도움이 될 만한 사례를 중심으로 소개해드립니다.
직장갑질119 오픈채팅방에서 무료 법률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실낱같은 희망과 용기를 내어 노동청에 신고했으나 근로감독관의 반응에 상처받고 좌절하는 사례를 많이 접하게 된다. 근로감독관은 고용노동부 소속 공무원으로 직장 내 괴롭힘을 포함하여 노동관계법령 위반 여부를 수사하는 사법경찰관에 해당한다.
직장 내 괴롭힘은 사내 해결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직장 내 근로자 간에 괴롭힘 문제가 발생할 경우, 우선적으로 회사 내 신고절차에 따라 처리하도록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사용자가 괴롭힘을 한 경우에는 조사·조치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노동청에 신고를 하여 근로감독관이 직접 조사를 하도록 정하고 있다.
이에 고용노동부에서 발간한 직장 내 괴롭힘 신고사건 처리지침에 따르면 담당 근로감독관은 조사의 전문성과 '공감 능력'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피조사자(신고인)가 원활히 진술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고, 피해자가 정신·신체적 어려움을 겪고 있을 수 있으니 민원인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조사하도록 정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신고인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전혀 그렇지 못하다.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은 대부분 조직 내 권력관계에서 발생한다. 따라서 사용자가 제출하는 자료는 조직 내부에서 작성된 문서, 내부 회의록, 상급자의 진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많은 근로감독관들이 객관적인 자료라는 이유로 사용자 측 문서를 신뢰하고, 피해자의 진술이나 정황 증거는 주관적인 주장으로 치부해 버린다. 게다가 신고인의 잘못을 지적하는 등 근로감독관으로부터 2차 가해를 겪는 경우도 있다.
직장갑질119가 2025년 6월 1일부터 7일까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 사이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한 직장인 중 고용노동부에 신고한 것은 14.2%에 그쳤으며, 관계기관의 조사·조치 대응 적극성이 어떠했는지 물어본 결과 절반이 넘는 59.2%가 소극적이었다고 대답했다.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에 따르면 감독관이 사건 청탁, 방어권 침해 등 불공정한 조사를 하였거나, 불공정한 조사를 할 우려가 있다고 볼만한 객관적·구체적 사정이 있는 경우 기피 신청을 할 수 있다. 위 사례처럼 편파적인 조사를 하거나 취하를 유도하는 경우에 해당한다. 하지만 기피신청을 하더라도 사실상 신청이 수용되어 감독관이 변경되는 경우는 많지 않으며, 오히려 까다로운 신고인으로 낙인찍혀 근로감독관들 사이에 소문이 나기도 한다.
괴롭힘 조사는 단순한 법률 판단이 아니라 심리적·조직적 맥락을 이해해야 가능한 일이다. 직장 내 괴롭힘 신고는 단순한 법 위반 민원이 아니라 노동자의 인권과 존엄을 회복하기 위함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근로감독관은 일반 민원처리처럼 사건을 대하고 마무리한다.
(남은 이야기는 스프에서)

최희진 기자 chnove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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