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나의 배터리ON] GM 변화에 흔들리는 LFP 배터리 판

박한나 2025. 11. 11.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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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생산 라인을 본격 양산하고 있는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 LG에너지솔루션 제공.


[편집자주] ‘박한나의 배터리ON’은 독자들이 궁금해하는 배터리 분야의 질문을 대신 해드리는 코너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을 비롯해 배터리 밸류체인에 걸쳐 있는 다양한 궁금증을 물어보고 낱낱이 전달하고자 합니다.

“제너럴모터스(GM)가 브랜드를 상징하는 대표 차종에 리튬인산철(LFP)을 적용하기로 한 배경은 무엇인가요? GM을 주요 고객사로 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기업들은 이에 맞춰 생산 전략과 투자 우선순위를 어떤 방식으로 재조정하고 있나요?”

미국 완성차업체인 GM이 보급형 전기차 중심으로 전략을 전환하면서 배터리 공급사 역시 대응 전략 재정비에 분주합니다. 완성차업체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프리미엄에서 보급형 전기차로 이동하면서 배터리 기업들의 투자 우선순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은 GM의 해고 계획입니다. GM의 디트로이트 전기차 전용 조립공장인 팩토리제로는 지난 여름 가동 중단에 들어가면서 이미 3400명이 일시 해고한 상태입니다. 이 중 1200명은 무기한 해고입니다. 미시간주의 프레스 공장과 부품공장에서도 약 120명이 일시 해고됩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배터리 합작법인인 얼티엄셀즈 역시 내년 1월 5일부터 오하이오주 워런과 테네시주 스프링힐에 있는 배터리 공장의 가동을 중단합니다. 이후 내년 중반부터 생산을 재개할 계획입니다. 오하이오공장에서 1400명이 무기한 해고되고 테네시 공장에서는 710명이 일시 해고됩니다.

이 같은 GM의 결정은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미국 내 전기차 수요 둔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 연방 전기차 세액공제 보조금 중단 등에 따른 것입니다. GM은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자 전동화의 속도보다 수익성 확보를 우선시하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 확보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입니다.

GM은 그 일환으로 신차 가격을 최대한 낮게 유지하기 위해 2세대 쉐보레 볼트 전기차와 쉐보레 실버라도 전기차 등에 고가의 하이니켈 배터리 대신 LFP 배터리를 사용할 계획입니다. 특히 LFP를 사용하면 NCM 팩에 비해 실도라도 전기차에서 최대 6000달러를 낮출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 변화는 배터리 공급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완성차업체의 제품 포트폴리오가 프리미엄에서 보급형으로 전환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도 이 흐름에 맞춰 생산 라인을 기존 삼원계에서 LFP로 투자 우선순위를 빠르게 재정비하고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공장인 테네시공장에서 2027년 말부터 LFP 양산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LFP 셀 생산을 위한 셀 라인 전환은 올해 말에 시작될 예정으로 알려졌습니다.

삼성SDI와 GM과의 합작법인인 ‘시너지셀즈홀딩스’도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지난 4월 착공한 35억달러 규모의 배터리 합작공장에서 기존 니켈코발트알루미늄(NCA) 기반 하이니켈 각형 셀 일부를 LFP 각형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입니다.

애초 양사는 장거리 운전 수요가 큰 미국 시장을 고려해 NCA 기반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를 생산하는 공장으로 2027년까지 완공할 계획이었습니다. 최근 완성차 업계의 LFP 채택 확대 흐름에 따라 생산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것입니다.

삼성SDI 역시 볼륨과 엔트리 전기차 시장을 대응하기 위해 LFP를 2028년까지는 양산한다는 목표입니다. GM뿐만 아니라 스텔란티스, 포드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전동화 속도 조절과 맞물린 결정으로 풀이됩니다.

한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북미 전기차 시장이 고성능에서 가격 경쟁력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완성차와 배터리 기업 간의 비용과 효율 중심 협력 구조가 현재 새 판짜기 중”이라고 말했습니다.

또 배터리 기업들 입장에서 LFP는 빠르게 성장 중인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도 대응할 수 있는 제품입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 전 세계 ESS 시장이 지난해 대비 5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미국은 인공지능 데이터센트 확충 등으로 ESS 수요가 매우 높은 상황입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미시간 홀랜드 단독공장에서 ESS용 LFP 제품을 지난 6월부터 본격 양산하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북미 현지 ESS 생산역량을 갖춘 업체라는 타이틀을 획득한 만큼 다른 완성차업체와의 합작공장에서도 적극적으로 라인 전환을 검토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미국 내 합작법인 스타플러스 에너지 공장을 이달부터 NCA 기반 ESS 배터리용으로 전환해 가동을 시작했습니다. 그 다음 단계로 LFP 기반의 ESS는 라인 전환을 현재 준비 중으로 내년 4분기부터 가동할 예정입니다.

조용휘 삼성SDI ESS 비즈니스팀장 부사장은 “올해 미국 ESS 배터리의 수요 대비 현지 캐파로 커버 가능한 비중은 약 30% 수준”이라며 “미국에 진출한 배터리 업체들이 소재와 부품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현지 수요 대비 생산 캐파 부족은 한동안 이어질 걸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박한나 기자 park2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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