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거 외면하고, 눈 감고… 경찰, 광주시 Y프로젝트 축소 수사 논란
필로티 초과 문제 수사 안 해

경찰이 광주광역시 Y프로젝트-영산강 익사이팅 존 국제 설계 공모 비리 의혹 수사를 7개월 만에 마무리했지만 수사 결과를 놓고 뒷말이 나온다. 광주시 담당 공무원들이 당선작의 치명적인 감점 사항을 유리하게 조작하는 과정에서 외부 조력이 있었는지, 윗선의 부당한 개입은 없었는지 등 핵심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한 채 서둘러 덮었다는 축소 수사 논란을 자초하면서다.
10일 한국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광주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설계 공모 당선작이 공모 지침상 연면적 허용 범위(5,000㎡)를 얼마나 초과했는지 정확히 파악하지 않았다. 당선작 평면도 등을 보면 아시아 물역사 테마 체험관 1층은 필로티(기둥)로 건물을 들어올려 생긴 공간(부설 주차장 제외)으로 설계됐지만 이 중 상당 부분이 건축법상 연면적 산입에서 제외할 수 없는 휴게·전시 공간이다.
그러나 경찰은 해당 공간을 연면적에 포함시키지 않더라도 당선작이 허용 연면적을 초과했다는 이유로 전체 초과 연면적을 산출하지 않았다. 공모 관리 용역사인 S사는 "당선작의 경우 필로티 부분 연면적을 포함하면 허용 연면적을 최소 20% 이상 초과해 중대한 공모 지침 위반으로 실격 대상"이라며 "이에 따라 기술 검토 보고서 해당 점검 항목란에 지침 위반을 의미하는 X자(字)를 표시해 광주시에 넘겼는데, 광주시가 이를 협의도 없이 수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광주시 담당 공무원들(2명)은 S사가 작성한 기술 검토 보고서에 X표시를 지우고 당선작의 서류(설계 설명서)상 건축 연면적(4,994.07㎡)으로 바꿔 적었다. 그런데도 경찰은 기술 검토 보고서 조작의 고의성 여부를 입증할 핵심 내용을 조사에서 누락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시는 공모 지침상 전문가로 구성된 운영 위원들이 기술 검토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돼 있는데도 "기술 검토 보고서 수정은 (행정기관) 재량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특히 경찰은 피의자의 진술과 통신 기록을 통해 공무원들이 시청 사무실에서 기술 검토 종합 보고서를 출력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는 보고서 문건 수정을 둘러싼 외부 조력 여부가 수사의 또 다른 축이었다는 걸 경찰도 인지하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그럼에도 정작 '누가', '언제' 출력했는지 특정할 수 있는 직접 증거인 복합기 출력 기록은 확보하지 않았다. 축소 수사라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경찰은 강기정 광주시장이 S사를 두고 "엉터리 용역사", "문서(기술 검토 종합 보고서)를 잘못 작성한 걸 광주시에서 바로 잡은 것"이라고 비판한 것도 조사하지 않았다. 광주시청을 압수수색할 당시 강 시장이 박성주 광주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개떡 같은 이야기"라며 항의한 것도 수사팀 안중엔 없었다. 강 시장의 해당 발언 배경 조사는 윗선 개입 여부 수사와도 연결될 수 있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강 시장에 대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겠다"고 말했다.
광주= 김진영 기자 wlsdud45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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