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마을이 키운 인재…정선 지역소멸 넘어 혁신 이끈다
시범지역 선정 1년만에 선도지역 승격
주민 주도 혁신 ‘징검다리스쿨’ 발전
생애주기형 교육지원 돌봄 공백 메워
전국 유일 민·관·학 협력 교육 시스템
대학 협력 해커톤 대회·체험형 캠프
‘지속가능한 인재 순환 생태계’ 비전
교육·일자리·정주 연결 자립형 완성
산골마을의 새벽이 다시 밝아오고 있다. 폐광의 기억이 남은 고장에서 이제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배움의 기운이 피어나고 있다. 정선군이 교육발전특구 시범도시로 선정된 이후 마을과 학교, 지역사회가 함께 손을 잡고 교육혁신과 인재양성에 발 벗고 나서고 있다. 군은 교육부의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공모에 선정된지 1년만에 ‘선도지역’으로 승격되며 지역 교육혁신의 성과를 인정받았다. 군은 3년간 교육·돌봄·청년정주 등 5대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지역의 특성과 문화를 담은 ‘온(溫)마을 아라리형 미래교육도시’ 조성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 교육의 힘으로 지방소멸 위기 극복
정선군은 한때 석탄산업으로 대한민국 산업화를 이끌던 대표적 광산도시였다. 1990년대 에너지 정책 전환 이후 폐광이 진행되며 인구 감소와 산업 공동화, 청년 유출이라는 3중의 위기를 맞았다. 2025년 10월 기준으로 정선군의 고령인구 비율은 35%를 넘어섰고, 초등학교 학급수는 매년 4~7%씩 줄어들고 있다.
이 같은 위기 속에서 정선군은 ‘교육’을 해법으로 선택했다. 최승준 군수는 “교육은 더 이상 학교만의 일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를 결정짓는 핵심 산업”이라며 “정선을 아이를 키우는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군은 2024년 교육부의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 공모에 ‘온(溫) 마을 아라리로 키우는 미래인재도시 정선’이라는 비전을 내걸고 도전했다. ‘아라리’는 정선아리랑의 정신처럼 공동체의 어우러짐과 정체성을 상징하며, 정선형 인성·융합교육 모델의 핵심가치로 자리잡았다. 군은 교육·돌봄·일자리·정주를 잇는 ‘지산학(地産學)’ 순환 체계를 구상하고 온 마을이 함께 참여하는 돌봄시스템과 아라리 공교육 혁신, 청년 정주지원 등 11개 사업을 제시, 지난 2024년 7월 전국에서 유일하게 폐광지역 기반으로 교육발전특구 시범지역에 선정되며 향후 3년간 최대 90억원의 특별교부금과 규제 특례를 지원받는다.
특히 지난 10월 교육부 연차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인정받아 추가 사업비 5억원을 확보하는 등 전국 교육발전특구 중에서도 단기간에 성과를 입증하기도 했다.
■ 마을이 학교, 민관협력형 교육혁신 모델
정선형 교육혁신의 뿌리는 주민들로부터 시작됐다. 10여 년 전 학부모와 주민들이 만든 교육협동조합은 마을 인문학 강좌, 청소년 코딩캠프 등을 운영하며 지역교육의 씨앗을 뿌렸다.
이 움직임은 2017년 강원랜드 복지재단과 협력한 ‘일곱 개의 징검다리 진로캠프’로 발전했고, 이후 ‘징검다리스쿨’이라는 지역 대표 교육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이 투입된 2022년 이후 징검다리스쿨은 인문·수학·공학·예술·디자인 등 융합교육을 통해 초등 4학년부터 중3까지 학생들의 창의역량을 고르게 키우고 있다.
2024년 정선군이 교육발전특구로 지정되면서 이 사업은 석탄산업전환지역(폐광지역)을 넘어 군 전역으로 확대됐다. 군은 아라리 인성교육 실시, 늘봄학교 확대 운영, 권역별 아라리 마을학교 운영 및 청소년시설 네트워크 구축 등을 통해 돌봄 공백 없는 생애주기형 교육지원을 실현하고 있다. 2026년 1월부턴 사북읍에 ‘아라리 인재발전소’를 완공해 징검다리스쿨을 AI시대를 대비한 융합형 인재양성 중심의 융합형 교육거점으로 확장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또한 학생 통학버스 지원 사업을 시행해 학습권과 안전을 보장하는 교통 인프라도 마련했다.
김덕기 가족행복과장은 “교육 접근성을 확보하지 않으면 혁신은 지속될 수 없다”며 “버스 한 대가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대학과 손잡고 미래교육 도시로
정선군은 민·관·학이 긴밀히 협력하는 전국 유일의 교육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2024년 8월, 정선군과 한림대는 ‘한림M-Campus@정선’을 개소하고 교육발전특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한림대는 AI·디지털 인재양성, 산업고도화, 지역사회 돌봄을 결합한 교육모델을 통해 청년이 지역에서 배움과 일자리를 동시에 찾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정선군 지역문제 해결 해커톤’에서는 한림대 학생들이 지역 청년 정착, 관광 활성화, 농특산물 홍보 등 다양한 주제로 창의적 솔루션을 제시하기도 했다.
군은 또 성균관대 성균인성교육센터와 협약을 맺어 방과후 과정에 아라리 인성교육을 도입하고, 성균관대 캠퍼스에서 ‘아라리 영어·인성캠프’를 개최하는 등 원어민 교수진과 대학생 멘토가 함께하는 글로벌 체험형 캠프로 진전시켰다. 이외에도 제주대와 협력해 ‘아라리 과학캠프 in 제주’ 등 체험형 프로그램도 운영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정선군은 2025년 3월 교육부의 ‘교육발전특구 우수사례 지자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 교육발전특구는 지방소멸 극복의 실험모델
정선군의 성과는 2025년 10월, 교육부의 연차평가에서 ‘시범지역’에서 ‘선도지역’으로 승격되며 입증됐다. 전국 특구 중 단기간에 이룬 성과로 주목받았고, 추가 사업비 5억 원을 확보했다.
지난 10월 30일 하이원 팰리스호텔에서 열린 ‘정선교육발전특구 성과 공유회’에서는 ‘성과로 보는 정선형 미래교육, 공교육 혁신의 길’이라는 주제로 한림대·성균관대·정선청소년수련관·징검다리스쿨 등 교육발전특구 참여기관이 AI교육, 인성교육, STEAM 융합교육 성과를 공유했다. 이날 정선군은 강원특별자치도교육청과 함께 ‘더나은교육지구’ 협약을 갱신하며 지속가능한 교육자치 실현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졌다.
■ 정선형 미래교육 2.0의 도전
정선군은 교육발전특구 선도지역으로서 ‘지속가능한 지역인재 순환 생태계’를 비전으로 삼아 정선형 AI·STEAM 창의융합교육, 청년정주·지역 일자리 연계, 민관학 협력 제도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정선형 AI·STEAM 창의융합교육 전 지역 확산을 위해 ‘아라리 과학캠프’, ‘AI코딩클래스’ 영어·인성캠프’를 정례화하고, 징검다리스쿨 및 아라리학당을 중심으로 전국 수준의 융합형 교육거점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 2026년에는 한림대, 성균관대와 연계한 ‘미래교육 네트워크’를 구축해 학생들에게 첨단 교육과정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다.
또 청년정주·지역 일자리 연계를 위해 대학 및 지역사회와 취·창업 프로그램 운영, 공공기관 지역인재 채용 지원 강화 등을 통해 교육-일자리-정주로 이어지는 자립형 구조를 완성한다는 방침이다. 이와함께 정선군, 교육지원청, 대학이 함께하는 상설 실무협의회를 통해 정책의 연속성과 자율성을 제도화하는 방안도 구상하고 있다. 정선군 교육발전특구는 더 이상 ‘지역 교육사업’이 아니다. 이제는 지방소멸을 넘어 지방시대의 모델로 자리잡은 지역혁신의 상징이다. 지역이 인재를 키우고, 인재가 지역을 키운다는 구호는 정선의 교육현장에서 현실이 되고 있다.
최승준 군수는 “정선은 아이 한 명이 자라기 위해 온 마을이 움직이는 도시”라며 “교육이 정선의 미래를 바꾸고, 정선의 아이들이 대한민국의 미래를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유주현 기자 joohyun@kado.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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