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문화재 문제 이슈 만들어 서울시장 선거운동 하나

김민석 국무총리가 10일 서울 종묘를 방문해 이곳에서 170m 떨어진 세운4구역에 고층 건물을 짓도록 한 서울시 결정을 비판했다. 김 총리는 “고층 건물이 들어서면 숨이 막히게 된다”며 “서울시가 마구 결정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앞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국가유산청장도 “모든 수단을 강구해 막겠다”고 했다.
서울시는 20년 전부터 세운상가 일대의 재개발을 추진했지만 종묘 문제로 이행이 되지 않았고 그러는 사이 세운상가는 58년 된 흉물로 전락했다. 결국 서울시가 세운상가를 허물고 최고 142m의 고층 건물을 만들되 종묘에서 남산까지 녹지 축을 만들어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루겠다는 구상을 다시 내놓았다.
이 문제는 결국 소송까지 갔고 최근 대법원은 문화유산 보호구역 밖에서 하는 공사까지 제한할 수 없다는 내용의 판결을 내렸다. 대법원 판결로 인해 세운상가 재개발은 물론 문화유산 주변의 도심 재개발도 탄력을 받게 됐다.
문화재 보호를 주무로 하는 부처들의 입장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정도가 있고 상충하는 가치는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지금은 문화재 쪽에 너무 치우쳐 도시의 정상적 발전과 시민의 재산권 행사를 가로막는 지경이다.
이상한 것은 이 문제에 갑자기 장관이 나서 아무 상관 없는 ‘김건희’까지 들먹이며 격하게 반응하더니 이제 총리까지 나선 사실이다. 이들도 대법원 판결을 부정할 수 없다는 사실은 잘 알 것이다. 결국 내년 서울시장 선거를 앞두고 현직 오세훈 시장을 공격할 소재가 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오세훈 시장은 “재정비 사업은 오히려 종묘의 가치를 높일 것”이라며 김 총리와의 토론을 제안했다. 정부가 정치적 목적 없이 순전히 문화재 때문이라면 이 토론에 응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주민들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공청회도 열 수 있다. 이 문제에 선거 정치가 개입하면 합리적 결론 대신 정쟁만 벌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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