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공영방송 BBC, 잇단 '편향' 논란에 위기

2025. 11. 10.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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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제공]

영국 공영방송 BBC가 현지시간 9일 정치적 편향 논란 속에 사장과 보도 부문 총책임자를 동시에 잃는 전례 없는 사태에 직면했습니다.

직접적 원인은 BBC가 지난해 다큐멘터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연설을 의도적으로 짜깁기했다는 의혹입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부쩍 고조된 '편향' 논란에 BBC 수뇌부가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지난달 방송규제 당국인 오프콤(OfCom)은 BBC가 가자지구 관련 다큐멘터리의 내레이션을 하마스 관리의 아들에게 맡긴 사실을 사전에 공개하지 않아 방송 규정을 중대하게 위반했다고 판정했습니다.

지난 7월에는 글래스턴베리 록 페스티벌에서 가수들이 공연 도중 "IDF(이스라엘군)에 죽음을"과 같은 과격한 구호를 외쳤는데 BBC가 중계를 멈추지 않아 논란이 일었습니다.

BBC 내 성소수자 기자들이 타고난 성별과 다른 '젠더 정체성'에 비판적인 보도를 거부하면서 사내 '검열'이 벌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여러 차례 나왔습니다.

보도 부문 책임자인 데버라 터네스 BBC 뉴스·시사 총책임자(CEO급)는 사의를 표명했습니다.

그는 10일 출근길에 "책임지고 사임하지만, BBC 뉴스에 제도적 편향성은 없음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며 "우리 기자들은 부패하지 않았고 공정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한다"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성향이나 논조를 이유로 BBC를 흔들려는 조직적인 움직임이라는 의구심도 나옵니다.

그러나 공정성을 의심받을 만한 일련의 사건으로 논란을 자초한 만큼, BBC가 자체 노력으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진보 성향 일간 가디언은 "최근의 논란은 정부가 2027년까지인 (BBC) 왕실 헌장 재검토를 앞두고 나왔다. 정부는 재검토를 통해 BBC의 독립성 보호와 동시에 책임감 강화를 위한 구조를 만들려 한다"며 "BBC는 정치인, 자사 기자, 무엇보다 대중의 무너진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꼬집었습니다.

일간 더타임스도 "BBC는 문화전쟁을 극복하는 대신 일정 부분 동참해 위험을 자초했다"며 "어떤 구조와 편집상 결함이 BBC를 대표성 없는 집단사고에 취약하게 했는지 철저히 검토해야 비판을 이겨낼 수 있다. BBC만이 스스로 구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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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효인(hij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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