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 언론 'AI 활용' 공유…“최종 판단·검증 책임은 기자” 공감
취재 윤리 기준 등 논의

AI시대 언론인의 방향성과 저널리즘의 윤리적 기준은 무엇일까.
이 같은 내용을 주제로한 좌담회가 10일 오후 2시 경기언론인클럽의 주최로 수원컨벤션센터 화상회의 실에서 개최됐다.
이날 좌담회에는 박일국 수원방송 보도국 취재부장과 민현배 경기일보 미디어국 디지털뉴스 부장,민병수 중부일보 디지털뉴스부 부국장, 이원근 인천일보 경기본사 경제부 부장, 성은숙경기신문 편집국 정치부장, 이승철(경인일보 디지털콘텐츠센터장) 등이 패널로 참석했다.
이들은 각 언론사의 AI 활용 실태를 공유하고 취재·보도준칙에 대해 논의했다.
인천일보는 AI로 기사에 어울리는 이미지와 표를 제작해 출고하고 있으며, 경인일보는 제목 추천과 맞춤법 교정 기능을 CMS에 도입했다. 경기일보는 AI를 통한 이미지 자동 생성 기능을 활용하고 있고, 수원방송은 자체 개발한 'AI 스튜디오'를 통해 아나운서 음성 뉴스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와 관련, 기술 발전이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원근 인천일보 경기본사 경제부 부장은 "AI가 만나지도 않은 인물을 인용한 사례가 있었다"며 "검증 없이 결과물을 그대로 기사화하면 심각한 오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AI에 대선 관련 질문을 던졌더니 사실과 다른 답변을 내놨다"고 했다.
좌담회에서는 기자의 본질적 역할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됐다.
참석자들은 "AI가 보도자료를 더 잘 쓰는 시대지만, 현장을 직접 발로 뛰는 기자는 대체될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좌장을 맡은 민병수 중부일보 디지털뉴스부 부국장은 "AI는 효율을 높이는 보조 수단일 뿐이며, 최종 판단과 검증의 책임은 결국 사람에게 있다"며 "팩트 체크와 윤리 의식이야말로 인간 기자가 끝까지 지켜야 할 핵심 가치"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이 발표한 '언론을 위한 인공지능 활용 10계조'를 토대로, 지역 언론 현실에 맞는 세부 기준 마련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참석자들은 "단순 요약이나 데이터 정리는 AI활용이 가능하지만, 논조나 분석이 포함된 보도는 반드시 기자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는 제안이 이어졌다.
한편, 이날 좌담회를 개최한 박현수 경기언론인클럽 이사장(인천일보 대표이사 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 사회는 지금 인공지능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며 "AI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전 영역에서 이미 상수이자 변수로 자리 잡았고, 언론도 이를 대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AI 시대에 필요한 것은 기술에 대한 두려움이 아니라, 지역언론의 창의력과 기획력, 취재 역량을 높이는 방향으로 AI를 활용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좌담회 상세 내용은 11월 말 발간 예정인 계간지 경기저널 겨울호에 실릴 예정이다.
/최준희 기자wsx3025@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