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새 심장’ 천안서 뛴다
연 26억원 임차 탈피 ‘자가’ 실현
총 14만5000평 규모…파주 ‘4배’
홍 감독 “과정 아닌 결과가 중요”

2001년부터 20여년간 한국 축구 상징으로 자리해온 ‘파주 시대’가 막을 내리고 ‘천안 시대’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이 10일 충남 천안 입장면에 위치한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에서 훈련을 시작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이날 손흥민(LAFC) 등 11명을 소집해 훈련을 시작했다. 대표팀은 오는 14일 볼리비아전(대전), 18일 가나전(서울)에 앞서 이곳에서 훈련한다. 국가대표팀이 천안에서 훈련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더 편안하게 쉴 수 있고 집중력 있게 훈련할 수 있을 것 같다. 선수로 파주 NFC에 처음 들어갔을 때와 기분이 비슷한 것 같다. 매우 큰 영광”이라며 “한국 축구의 미래 문화가 형성될 곳인 만큼 책임감을 갖고 첫 훈련부터 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센터 건립은 단순히 훈련시설을 새로 지은 것을 넘어 한국 축구가 자립하기 위한 첫걸음으로 평가받는다. 파주에서 쌓아 올린 20년 이상 경험을 발판으로 이제는 ‘남의 공간이 아닌, 우리 공간에서 미래를 스스로 만들어가는 시대’가 열렸다.
협회와 파주시 간 파주센터 무상임대차 계약은 2024년 1월 만료됐다. 이후부터 협회는 매년 임차료로 26억원을 파주시에 지불해야 했다. 협회는 “남의 집에서 세를 내고 세를 올릴까봐 불안하게 사는 대신, 부담이 있어도 우리 집을 짓고 우리 마당에서 지내는 게 바람직하다”는 판단을 내렸다.
파주센터는 2001년 완공돼 사용돼왔는데 시설 노후화와 공간 제약으로 인해 ‘새 둥지’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협회는 2022년 4월 천안종합센터를 착공했고 지난 9월 천안시로부터 임시 사용 승인을 받았다.
대한민국축구종합센터는 총면적 47만8000㎡(약 14만5000평) 규모다. 크기는 파주트레이닝센터의 약 4배다. 축구장은 7면에서 11면으로 늘었고, 대표팀 숙소는 72실(7평)에서 82실(11평)로 확충됐다. 회의실은 8개로 확대돼 각종 회의, 분석, 지도자 교육까지 병행할 수 있다. 천연잔디가 깔린 메인 스타디움(약 3000석 규모), 실내 축구장, 체력단련장, 회의실, 의료·재활시설, 장비동 등 뛰어난 인프라가 완비됐다. 구장 11면 중 4면은 천연잔디, 7면은 최신식 하이브리드 인조잔디다.
축구종합센터 건립에는 천안시가 약 2200억원 규모 기반시설 및 부지를 지원하고 축구협회가 1800억원을 직접 부담했다.

이제 한국 축구의 새로운 심장이 될 천안에서 대표팀과 첫 훈련에 나선 홍 감독은 “월드컵까지 앞으로 7개월 정도 남았는데 그때까지 전술적인 부분 등은 계속 점검하고 보완하겠다”면서도 “어쨌든 지금 중요한 것은 과정이 아니라 결과”라고 말했다.
이번 대표팀에는 카타르 월드컵에서 머리로 두 골을 넣은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이 오랜만에 합류했다. 홍 감독은 “조규성이 부상에서는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감각은 완전하지 않다”며 “이번 소집 기간 중 너무 많은 기대를 하는 것보다는 우울한 기분에서 벗어나 내년에 더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잘할 수 있도록 도와줄 생각”이라고 말했다.
천안 |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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