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핫플이었는데 학생 대신 중장년층만…대학가, 이젠 폐업의 거리
식당들 평일에도 ‘휴무’ 팻말
그나마 문 연 8천원 한식뷔페
대학생 거의 없고 중장년층만
고령화 가속·청년들 지방탈출
학령인구까지 줄며 상권 붕괴
8대 지방국립대 상권 소비액
50대 이상이 20대 처음 추월

학생 손님이 적긴 하지만 이 식당은 그나마 형편이 나은 편이다. 인근 식당들을 둘러보니 손님이 거의 없는 곳이 수두룩했다. 장사가 워낙 안되다 보니 일부 식당은 아예 점심 장사만 하기도 했다. 이마저도 버티지 못한 곳은 평일임에도 정기휴무에 들어갔고, 임대 간판을 내건 곳도 즐비했다.
이 지역의 한 식당 주인은 “과거엔 대학가 상권은 장사가 보장된 곳이었지만, 최근엔 학생들도 별로 없어 예전 같은 활기를 찾아볼 수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청년들이 주요 고객이었던 지방 국립대 상권도 빠르게 쇠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의 빠른 고령화 △청년 세대의 지방 엑소더스(대탈출) △학령인구 감소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고 있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이들 상권에서는 올해 처음으로 50대 이상의 소비 액수가 20대를 추월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세대별 소비를 살펴보면 50대 이상의 소비는 2019년 756억원에서 올해 1468억원으로 무려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반면 20대 소비는 2019년 1790억원에서 올해 1445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지방대 8곳의 해당 상권 전체 매출은 2019년 4101억원에서 올해 5698억원으로 39% 늘긴 했다. 하지만 이 기간 김밥·햄버거 등 외식 물가가 40% 안팎으로 급등한 점을 감안하면 지방대 상권은 사실상 ‘연명 수준’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단순히 소비의 고령화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2030세대의 소비가 무너지면서 트렌디한 점포도 잇달아 사라지고 있는데, 이는 결국 상권 붕괴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경북대가 있는 대구광역시의 경우 2023년 20대 인구가 28만8530명에서 2024년 27만4740명으로 줄어든 반면, 50대 이상은 같은 기간 122만5024명에서 125만7468명으로 늘었다. 전남대가 위치한 광주광역시도 20대 인구가 19만4328명에서 18만6051명으로 감소한 반면, 50대 이상은 64만6249명에서 66만5427명으로 늘었다.
이종우 아주대 경영학과 교수는 “대학교 근처는 대학생들을 겨냥한 가성비 좋은 매장이 많은데, 줄어들거나 떠난 청년들의 자리를 중장년층이 겨우 메우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학령인구 감소도 한몫하고 있다. 교육부·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비수도권 대학들은 동일한 시기에 신규 학생이 대폭 감소했다. 4년제 대학의 경우 2016년 대비 2023년에 경남은 20.3% 줄었고, 전남 17.7%, 강원 14.8%, 충북 13.7%, 전북 13.1% 등 비수도권은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를 보였다.
![지방 국립대 인근 상권 식당들의 40%가 폐업을 한 가운데 10일 충북대 인근 상점들에 폐업한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이승환 기자]](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511/10/mk/20251110183006279plaf.jpg)
이전에는 공실률이 30%에 육박하는 등 침체됐지만, 자율상권구역 지정 이후 100여 곳이 온누리상품권 가맹점으로 등록하며 소비자들의 발길을 유도하고 있다. 2026년 상권 활성화 사업에도 최종 선정돼 최대 60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윤일현 부산 금정구청장은 “어려운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과거 3대 상권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으며, 이번 상권 활성화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상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강원 춘천시는 2025년 ‘동네상권발전소 지원 사업’에 선정돼 소양로 일원 74개 점포를 대상으로 예산 1억5000만원을 투입해 상인과 주민이 공동 참여하는 상권 전략 수립과 생태계 조성에 힘쓰고 있다. 향후 테마 공간 조성, 특화 상품 개발, 브랜드 구축 등 맞춤형 상권 활성화 프로그램이 추진될 예정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상금 전액 기부”…‘미성년 무면허 운전’ 정동원, 선한 팬덤은 계속 - 매일경제
- 초등생, 40분 동안 손들기 벌세우자…분노한 학부모에 교사가 한 말? - 매일경제
- ‘환율 공포’ 커지는데…전문가 “우려할 정도 아냐, 오히려 호재” - 매일경제
- “무덤 같다” “낮에도 무서워서 못 다녀”…부산 예술공원에 무슨 일이? - 매일경제
- 대출은 딱 2억, ‘30억 로또’ 자금계획 어떻게 세울까?…래미안 트리니원 청약 개시 - 매일경제
- [속보] 법원, 위메프에 파산 선고…회생절차 신청 1년4개월만 - 매일경제
- 미국 정부 ‘40일 셧다운’ 해제 초읽기…상원서 ‘법안 처리’ 정족수 확보 - 매일경제
- “1111·1004 가질 수 있는 찬스”…SKT, 골드번호 1만개 푼다 - 매일경제
- 김윤덕 "행정소송 패소땐 강북·도봉 등 규제 해제" - 매일경제
- 2025년 최악의 수비수는 누구? ‘돌든글러브’ 시상식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