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묘 앞 빌딩' 논란…金 "세계유산 훼손" 吳 "세운상가 방치 안돼"
김민석 "서울시가 결정할 일 아냐"
오세훈 "매도유감…공개 토론을"

서울시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종묘(宗廟) 맞은편인 세운4구역에 최고 높이 141.9m 건물이 들어설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 것을 두고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정면충돌했다. 김 총리는 10일 종묘를 찾아 “국익 관점에서 근시안적 단견이 될 수 있다”며 오 시장을 비판했고, 오 시장은 “역사와 미래가 공존하는 서울은 어떤 모습이어야 하는지 공개토론을 제안한다”고 응수했다.

김 총리는 이날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허민 국가유산청장, 김경민 서울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등과 함께 종묘를 방문해 외부 조망 등을 점검했다. 김 총리는 “서울시에서 일방적으로 밀어붙일 사안이 아니다”며 “종묘 인근을 개발할 것인가는 국민적 토론을 거쳐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종묘를 방문하기 전 SNS에 “기존 계획보다 두 배 높게 짓겠다는 서울시의 발상은 세계유산특별법이 정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오 시장은 “중앙정부가 나서서 일방적으로 서울시를 매도해 유감”이라며 김 총리의 주장을 반박했다. 그는 SNS에 쓴 글을 통해 “수도 서울의 중심이라 할 종로가 현재 어떤 모습인지, 이대로 방치하는 것이 과연 종묘를 위한 일인지 냉정한 눈으로 봐주길 요청한다”며 “60년이 다 되도록 판잣집 지붕으로 뒤덮여 폐허처럼 방치된 세운상가 일대는 말 그대로 처참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세운4구역 재정비촉진사업은 종묘를 훼손할 일이 결단코 없고, 오히려 세계문화유산인 종묘의 생태·문화적 가치를 높여 더 많은 분이 종묘를 찾게 하는 일”이라며 “녹지 축 양옆으로 종묘에서 멀어질수록 아주 낮은 건물부터 높은 건물까지 단계적으로 조성해 종묘와 멋지게 어우러지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탄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총리와 오 시장의 정면충돌은 지난달 30일 서울시가 세운4구역 높이 계획 변경을 골자로 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및 4구역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을 고시하며 시작됐다. 서울시 결정에 따라 세운4구역의 건물 최고 높이는 당초 종로변 55m, 청계천변 71.9m에서 각각 101m, 145m로 변경됐다. 대법원은 지난 6일 문화재 주변의 건설 개발 규제를 완화한 서울시의회 조례 개정에 대해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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