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남한보다 훨씬 잘하는 ‘이것’···남자 축구 죽쑤는데 왜 ‘여자 축구’만 강할까
북 여자축구 FIFA 10위···아시아선 ‘2위’
남자 축구 부진하자 1980년대부터 집중 육성
국제경기 성과 시 각종 경제적 보상도 영향

북한 17세 이하 여자 축구팀이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소식을 북한 매체가 10일 보도했다. 북한이 여자 축구 강국인 이유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동신문은 지난 8일(현지시간) 모로코 라바트에서 열린 2025년 국제축구연맹(FIFA) 17세 이하(U-17) 여자 월드컵에서 북한이 네덜란드를 이기며 우승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2008년·2016년·지난해에 이어 이 대회 4번째 우승이다.
신문은 “우리 공화국기를 자랑스럽게 휘날리는” 선수들이 “세계에 깊은 인상을 줬다”고 전했다. 또 이번 우승이 “당 9차 대회를 승리자 대회로 맞이하기 위한 총진군에서” “고무적 힘”을 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여자 축구 강국이다. FIFA 랭킹 10위로, 아시아에서는 일본(8위) 다음이다. 북한 남자 축구가 FIFA 랭킹 120위인 것과 격차가 크다. 북한은 지난해 9월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에서도 2006년·2016년에 이어 3번째 우승컵을 올린 바 있다.
북한 여자 축구가 강한 이유 중 하나는 국가의 육성 정책에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은 남자 축구가 1966년 이후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하자, 1980년대 중반부터 여자 축구를 육성했다. 이에 따라 1990년대 초반 좋은 성적을 냈다. 북한은 국제경기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는 것을 북한식 사회주의 이념의 승리로 간주하고, 이를 주민들의 자부심을 높이는 데 활용한다.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에서 엘리트 선수 양성 시스템이 강화된 것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체육강국건설을 내세운 김 위원장은 2012년 ‘국가체육지도위원회’를, 2013년 평양 국제축구학교를 각각 신설해 엘리트 선수를 키우고 있다.
국제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낸 선수들에게 주어지는 보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선수들은 ‘인민체육인’, ‘공훈체육인’ 등의 칭호와 함께 경제적 보상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축구는 체육의 기본”이라고 말할 정도로, 축구는 북한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종목이다.
현인해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 여성 축구의 선전은 체육활동의 대중화 효과가 아닌, 국가의 선발과 육성에 기인한 것”이라며 “여성이 축구를 통해 성공할 수 있다는 점도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곽희양 기자 huiyang@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은퇴 선언’ 조진웅이 남긴 질문...소년범의 과거는 어디까지 따라와야 하나
- [뉴스분석]“쿠팡 탈퇴하려다 포기”···미로 같은 탈퇴 절차 제재 왜 어려울까
- [속보]강훈식, 인사청탁 논란에 “저 포함 김남국·김현지 감찰 실시···문자 전달 안 한 것으로
- [속보]대통령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에 “당과 위헌 소지 최소화 범위에서 추진 공감대”
- 민주당 주도 내란재판부법·법왜곡죄에 전국 법원장들 “위헌적” 우려, 왜? [뉴스분석]
- 이 대통령, 감사원장 후보에 김호철 전 민변 회장 지명 “정치적 중립성 복원 적임자”
- “그냥 멍때리다 가시면 됩니다” 강남 금싸라기땅에 들어선 ‘힐링센터’
- 수능 ‘불영어’ 거센 후폭풍···수험생·학부모 분노에 절대평가 회의론까지
- 국힘 ‘장동혁 리스크’···비판 쏟아져도 “제가 계획한 타임라인, 꿋꿋이 가겠다”
- 대통령실 “내란재판부 이견, 통일안 만드는 과정” 안팎 우려에도 보완·추진 입장 재확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