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鄭법무 “대장동 항소 신중 판단해달라”… 이게 지시 아니면 뭔가

2025. 11. 1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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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가 '검사의 난(검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검찰 수뇌부가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공판 담당 검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민간업자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전국 검사장·지청장들이 이례적으로 집단성명을 발표하고 검찰총장 대행에 항소 포기 경위를 해명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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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10일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로 출근하며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 결정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검찰의 ‘대장동 항소 포기’가 ‘검사의 난(검란)’으로 비화되고 있다. 검찰 수뇌부가 서울중앙지검장과 수사·공판 담당 검사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대장동 개발 비리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민간업자들에 대한 항소를 포기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전국 검사장·지청장들이 이례적으로 집단성명을 발표하고 검찰총장 대행에 항소 포기 경위를 해명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당초 검찰이 항소를 하는 데 대해선 검찰 내부에서 이견이 없었다. 하지만 항소 시한인 지난 7일 자정을 얼마 안남기고 갑자기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기로 결정됐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은 “법무부 장관의 의견을 참고해 검찰총장 대행인 저의 책임하에 중앙지검장과의 협의를 거쳐 숙고 끝에 내린 결정”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10일 “항소를 안 해도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대검찰청에 여러 가지 사정을 고려해 신중히 판단해 달라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법무부가 대검찰청에 지시를 하거나 지침을 제시했는지와 관련해선 “다양한 보고를 받지만, 지침을 준 바는 없다”며 “여러가지를 고려해 합리적으로 판단하라는 정도의 의사표현을 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 재판과의 관련성을 묻는 질문에는 “이 사건이 이 대통령하고 무슨 관계가 있나. 이 대통령은 별개로 기소돼서 재판 진행 중이다가 지금 중단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정 장관의 말은 상식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 것이다. 법무장관이 검찰총장 대행에 신중하게 판단해 달라고 하면 총장 대행으로선 당연히 이를 법무장관의 수사지휘로 받아들였을 것이다. 어느 누가 단순한 당부 정도로 생각할 것인가. 또 법무장관이 개별 사건 수사에 대해 지시를 하려면 서면으로 해야 한다. 그런데도 이렇게 하지 않고 말로 신중하게 하라고 한 것은 수사나 재판 개입 논란을 벗어나기 위한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게다가 이렇게 중요한 사건의 항소를 포기하려면 검찰로선 사전에 공소심의워원회라도 열어 논의하는 게 마땅한 데 이런 절차 또한 없었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간부들이 대검의 항소 포기로 상황이 정리되자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에서 ‘치맥 회동’을 했다며 “대한민국 법치가 죽는 장면”이라고 주장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도 “‘항소 포기’를 ‘항소 자제’로 바꾸자는 (여당의) 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을 계몽령으로 부르자는 주장의 데칼코마니”라고 했다.

정 장관이나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권에서도 검찰의 항소 포기가 많지 않았느냐고 하는 데 이는 핑계에 불과하다. 김병기 더불어주당 원내대표는 검찰의 반발과 관련해 “친윤(친 윤석열) 정치 검사들의 쿠데타적 항명이 참으로 가관”이라며 철저히 분쇄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대장동·대북 송금 사건 검찰 수사에 대한 국정조사, 청문회, 상설특검 등을 적극적으로 검토해 시행하겠다고 했다. 검찰의 항소 포기로 대장동 민간사업자인 김만배씨는 5700억원, 남욱씨는 1000억원을 고스란히 챙기게 됐다. 항소를 거쳐 정상적으로 대장동 2심 재판이 진행됐으면 최대 7000억원 이상의 범죄수익을 국고로 환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대장동 항소를 신중하게 판단해달라”는 정 법무장관의 의견 전달이 지시가 아니면 뭔가. 이는 직권남용이자 사법방해 행위일 수 있다. 민주당의 주장처럼 국정조사나 특검을 실시해서라도 항소 포기를 누가 결정한 것인지 진상을 밝히고 철저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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