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美에 ‘정치적 박해 망명’ 신청한 독일 극우 활동가 나오미 자입트

현정민 기자 2025. 11. 10.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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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극우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 당원
“기후변화 지나치게 과장됐다” 주장하는 ‘안티 툰베리’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의 ‘샤라웃’ 받기도
지난 10월 미 하원의원과 망명 절차 논의해

‘안티 툰베리’를 표방하는 독일의 유명 극우 인플루언서 나오미 자입트가 정치적 박해와 신변 위협을 이유로 미국에 망명을 신청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유럽 내 ‘백인 난민’ 보호를 위해 이들에게 망명 우선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독일 극우 인플루언서 나오미 자입트. /유튜브 캡처

9일(현지 시각)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자입트는 지난 10월 30일 미 공화당 소속 안나 폴리나 루나 하원의원과 만나 망명 절차를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루나 의원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지지한다는 이유로 박해받고 있는 자입트의 망명 신청을 트럼프 대통령과 직접 돕고 있다”며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도 관련 서한을 전달한 상태”라 전했다.

자입트는 독일의 극우 성향 정당 ‘독일을 위한 대안당(AfD)’의 지지자로, X(구 트위터)와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각각 45만명, 11만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보수 성향 인플루언서다. 앞서 독일 연방헌법수호청이 AfD를 극우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하자 독일에서 미국으로 이주했다. 2000년생 여성으로, 또래 여성이자 스웨덴 출신 기후 운동가인 그레타 툰베리의 대척점에 놓인 인물로 종종 호명된다.

특히 자입트는 기후변화를 경고하는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하며 미국까지 지지 세력을 확장한 바 있다. 그는 기후변화 주장에 대해 “비겁할 정도로 반인륜적 이념”이라며 맹공을 퍼붓는가 하면, 탄소 배출이 지구 기후에 미치는 영향을 과학자들이 지나치게 과장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툰베리를 겨냥해 “공황과 공포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2020년에는 미 워싱턴에서 열린 ‘보수주의 정치행동 컨퍼런스(CPAC)’에서 연설자로 나서기도 했다.

망명 신청에 대해 자입트는 “안티파(antifa·극좌 반파시즘 사회운동) 단체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았지만 경찰은 보호해주지 않았다”며 “독일로 돌아가면 생명이 위험해질 것”이라 설명했다. 자입트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트럼프 대통령 집권 이후 정치적 망명을 신청한 첫 독일인으로, 망명 신청은 공식적으로 접수 완료된 상태다.

이처럼 서유럽 국가 인사가 정치적 이유로 미국에 신변 보호를 요청, 망명까지 신청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 분류된다. 미 이민법은 신념 등을 이유로 박해의 합리적 공포(well-founded fear of persecution)가 있을 경우’에 한해 망명을 인정하는데, 일각에선 자입트의 조건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마이클 케이컨 네바다대 이민법 교수는 “독일은 법치와 표현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 국가로, 이런 국가 출신의 망명은 거의 승인되지 않는다”며 “다만 미국의 광범위한 표현의 자유 개념이 이번 사례에 예외적 해석을 가져올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몇 년간 일명 ‘정치 포퓰리즘’으로 박해를 받은 백인들에게 문을 열어젖히고 있다. ‘흑인 우선주의’를 표방하는 정부로부터 박해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수십 명의 백인 남아공인에게 난민 신청을 허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무부 관계자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온라인에서 반(反)포퓰리즘 의견을 펼쳤다는 이유로 표적이 되고 있는 ‘유럽의 자유 옹호자들(free speech advocates in Europe)’을 대상으로 난민 신청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에 국무부 대변인은 “EU 관료와 정부의 검열이 강화되고 있는 점을 우려한다”며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는 유럽인들과 연대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와 독일 극우 세력 간 밀착은 더욱 뚜렷해지는 추세다. JD 밴스 부통령은 지난 2월 뮌헨안보회의에서 “독일의 주류 정당이 AfD와 연립을 거부하는 것은 민주주의에 역행한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렀으며, 공화당 인사들과 AfD 의원들의 접촉도 이어지고 있다.

루나 의원은 지난달 AfD 소속 안나 라트하트 의원과 회동하는가 하면,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알렉스 브루셔위츠도 최근 AfD 의회 세미나에서 “보수주의의 글로벌 서사를 되찾아야 한다”고 연설했다.

한편, 자입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도 연락을 주고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내가 머스크와 AfD 알리스 바이델 공동대표 간 대담을 성사시켰다”며 “나는 독일과 미국의 보수 진영을 잇는 다리”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머스크는 지난 12월 X에서 자입트의 AfD 지지 영상을 리포스트하는 등 공개적인 지지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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