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실가스 감축목표 상향에 산업계 충격 “재앙…고용감소 이어질 것”

최경진 2025. 11. 10.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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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기존 안보다 상향 조정되면서 산업계 전반이 충격에 빠졌다. 이번에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의결한 안은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내용으로, 정부가 당초 제시한 '50∼60%', '53∼60%' 안보다 상·하한선이 모두 높아졌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한 14개 경제단체는 공동입장문을 내 "감축기술 상용화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목표 상향은 산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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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60%’·‘53∼60%’ 감축안보다 상한 올라가고 하한 높은 쪽 채택
▲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2035 NDC) 대국민 공개 논의 공청회에서 안영환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 기후변화정책 분과위원장이 좌장으로 토론을 진행하는 가운데 한 참석자가 2035 NDC 정부안에 반대한다는 내용을 담은 손팻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의 ‘2035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가 기존 안보다 상향 조정되면서 산업계 전반이 충격에 빠졌다.

이번에 대통령 직속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가 의결한 안은 2035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2018년 대비 53∼61% 감축하는 내용으로, 정부가 당초 제시한 ‘50∼60%’, ‘53∼60%’ 안보다 상·하한선이 모두 높아졌다.

앞서 산업계는 하한선을 48%로 제시하며 “이 이상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호소했으나, 결국 더 높은 수치가 채택됐다. 이에 대해 산업계는 “정부안보다 높은 목표는 재앙과 같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탄소 감축 시설 투자와 배출권 구매 등으로 인한 막대한 비용이 고용 축소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업계는 “목표 달성을 위해선 과감한 전환 투자에 대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필수”라고 입을 모았다.

탄소중립녹색성장위원회는 10일 전체회의를 열고 2035 NDC를 ‘2018년 대비 53∼61% 감축’으로 의결했으며, 오는 11일 국무회의에서 최종 확정될 전망이다.

산업계는 재생에너지 인프라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탄소 감축 기술·설비에 막대한 비용이 들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이로 인해 신사업 투자 여력이 축소되고 고용 및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상향된 목표를 충족하기 위해 기업이 구매해야 할 배출권 규모도 커져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반도체, 자동차, 철강, 석유화학, 시멘트 업계는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앞서 대한상공회의소를 비롯한 철강·화학·시멘트·정유 등 7개 업종별 협회는 지난 4일 공동 건의문을 통해 “산업계 현실을 반영한 합리적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고 촉구했지만, 상향 조정된 NDC가 확정되자 불만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기업들은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지만 사용하는 에너지원 특성상 정부나 국회가 원하는 수준으로 획기적인 절감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결국 기업과 국가의 부담이 국민에게 전가되고, 기업 이익 감소로 세수도 줄어들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업계는 정부의 2035년 무공해차 보급 목표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2035년까지 무공해차를 840만∼980만대 보급해 전체 차량의 30∼35%를 무공해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KAICA),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금속노련) 등은 지난 3일 공동 건의문을 제출해 NDC의 ‘현실적 조정’을 요청했다. 이들은 “무공해차 판매 목표는 내연기관차 판매 금지를 전제한 것이며, 부품업계 구조조정과 고용 감소를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국내 자동차 부품업체의 95% 이상이 중소·중견기업이며, 매출 중 미래차 비중이 30% 미만인 기업이 86.5%에 달한다. 업계는 “국내 수요 기반이 충분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급 규제만 강화되면 중국산 전기차에 시장을 내줄 위험이 크다”고 우려했다.

철강업계도 감축 목표 달성을 위해 협력하겠다는 방침이지만, 현실적 여건을 고려한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세계 공급 과잉과 보호무역 심화로 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수소환원제철 도입 시점을 2037년 이후로 예상하던 업계는 “정부의 목표가 너무 앞당겨졌다”며 수출과 고용 감소를 우려했다.

석유화학 업계 역시 “탄소 감축 비용이 산업 위축을 가속화할 수 있다”며 불안감을 드러냈다. 시멘트업계와 건설업계는 “공정상 탄소 배출이 불가피한데 정부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단계적 감축 로드맵과 기술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업계는 “정부가 제시한 목표치를 달성하기 어려워 결국 국내 생산을 줄이고 중국 등 해외 제품을 수입하는 상황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경영자총협회를 비롯한 14개 경제단체는 공동입장문을 내 “감축기술 상용화가 충분치 않은 상황에서 목표 상향은 산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도전적인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규제보다 인센티브 중심의 제도 기반 강화가 필요하다”며 “혁신 기술의 조속한 상용화를 위한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산업계는 전기요금 인상 자제, 세제·금융 지원, 무탄소 에너지 공급 인프라 확충 등 실질적 지원책을 요청했다. 특히 정부 주도의 송배전망 개선, 저장설비 확충 등 산업 에너지 전환을 위한 선제적 지원 체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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