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경찰관에 욕설·주먹질…깨고 난 뒤 “잘못했어요”
제주지법 잇단 재판 열려…제주경찰청 ‘무관용’

"잘못했습니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습니다.", "반성하고 있고 앞으로 조심하겠습니다.", "술에 취해 나도 모르게 행동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스스로 한심하고 부끄럽습니다."
지역 치안을 담당하는 경찰관을 상대로 욕설을 내뱉고 주먹과 발 등을 이용해 폭행을 휘둘러 법정에 선 주취 폭력 사범들의 결말은 하나같이 "죄송합니다"로 끝난다.
술에 취해 범행을 저지를 땐 당당하면서, 법정에 선 모습은 한없이 작은 모습이다.
최근 제주지방법원 형사4단독(전성준 부장)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피고들의 첫 공판 및 결심공판을 연이어 가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모두 경찰관을 상대로 한 범행이다.
공용물건손상 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A씨는 지난 3월 2일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상대로 폭행하고 112순찰차를 파손시키는 등 혐의다. 검사는 징역 8월을 구형했다.
A씨는 "반성하고 있으며, 만취 상태로 우발적으로 저질렀다. 또 만나지는 못했지만, 근무지를 찾아가 사과하려 했으며 30년간 전과 없이 성실하게 살았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40대 B씨는 지난 6월 28일쯤 출동한 경찰관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고 검사는 징역 6월을 구형했다. B씨는 제주에 여행 온 관광객이었다.
B씨는 "만취해 기억나지 않지만 술을 깬 뒤 관련 사실을 인지하고 여행 일정을 바꿔가며 직접 찾아가 사과했다. 또 어린 자녀를 부양하고 있고 동종 범행 전력도 없다"고 말했다.
60대 C씨는 지난해 12월 초 제주시의 한 식당에서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욕설과 폭행을 저지르고 경찰서로 가서도 물건을 파손시키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를 받는다.

또 23세 청년 D씨와 E씨는 지난해 12월 11일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상대로 폭행하는 등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으며, 검사는 각각 징역 1년6월과 징역 8월을 구형했다.
D씨는 "어떤 이유에서도 하면 안 됐다. 한심하고 부끄럽다. 다신 이런 일 없다고 해도 신뢰 없겠지만, 노력하겠다", E씨는 "공권력과 법질서의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고 반성했다.
이 밖에도 경찰관을 상대로 물을 뿌린 20대와 출동한 경찰관을 폭행한 30대가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됐고 검사는 이들에 대해 각각 징역 6월과 벌금 300만원을 구형했다. 이들은 술에 취해 나도 모르게 행동했다, 술을 끊겠다, 판단이 흐려졌다는 등 변명을 댔다.
이날 경찰관 폭행 관련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은 인원만 7명이다. 모두 술에 취한 채 범행을 저질렀고 하나같이 술에 취해 그랬다며 잘못했다고 뒤늦게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을 상대로 한 공무집행방해 사건은 이틀에 한 번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에는 222건, 2024년에는 235건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술에 취한 입건자는 각각 191명이다. 또 각각 35명, 40명이 구속됐다.
올해 역시 지난달 기준 182건이 발생했으며, 사건에 연루된 192명이 검거, 이 가운데 29명이 구속됐다. 지난 8월 제주시 연동의 한 길거리에서는 40대가 행인을 폭행하고 경찰관을 공격해 구속 송치된 바 있다.
또 지난해 8월 21일 새벽, 제주시내 한 편의점 앞에서 술에 취한 채 잠들어 있던 50대는 "도와주겠다"는 경찰관을 상대로 욕설하고 때린 혐의로 최근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제주도민들의 신체와 재산을 보호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경찰관들을 상대로 피해를 입히는 이 같은 주취폭력 범죄에 대해 제주경찰청은 무관용 원칙을 기조로 엄정 대응 중이다.
제주경찰청 관계자는 "각 경찰서에 공무집행방해사범에 대한 전담팀을 두고 엄정 대응 중"이라며 "상습·고질적인 사범의 경우 신고이력과 여죄 등을 면밀히 확인한 뒤 구속 수사하는 등 강력히 조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관공서에서 벌어지는 주취 폭력의 경우 실제 폭행에 이르지 않더라도 관공서 주취 소란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고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