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 해상서 난민선 침몰… 로힝야족 300명 실종 추정
사고 발생 이후 사흘간 시신 7구 발견

미얀마에서 출발한 난민선이 말레이시아·태국 국경 해상에서 침몰해 수백 명이 실종됐다. 탑승자 대부분은 미얀마의 이슬람계 소수민족 로힝야족으로 전해졌다.
10일 AFP통신에 따르면 말레이시아 경찰은 지난 6일 북부 케다주(州) 랑카위섬 북쪽, 태국 남부 사뚠주 따루따오섬 근처 바다에서 약 90명을 태운 배가 전복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13명이 구조됐고 시신 7구가 발견됐다. 나머지의 생사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 조사 결과, 이 배에 타고 있던 이들을 포함해 약 300명이 한 달 전 로힝야 밀집 지역인 미얀마 서부 라카인주 부티다웅에서 큰 배 한 척을 타고 말레이시아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을 인솔한 밀입국 알선 조직은 말레이시아 영해 인근에서 경찰 감시를 피하기 위해 난민들을 소형 보트 3척으로 옮겨 태웠고, 그중 한 척이 침몰한 것이다.
현지 경찰은 비슷한 규모의 인원을 태운 나머지 보트 두 척도 행방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수색·구조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이슬람을 믿는 로힝야족은 불교도가 다수인 미얀마에서 오랫동안 탄압받아 왔다. 군부 박해를 피해 국경을 접한 방글라데시로 탈출하거나,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이슬람권 국가로 향하는 이들도 많다. 그러나 방글라데시 난민캠프로 피신하더라도 기아와 폭력, 인신매매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아, 다시 낡은 배에 몸을 싣고 위험한 바다로 나서는 일이 끊이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브로커까지 개입한다. 업자들은 한 사람당 약 3,200~3,500달러(약 460만~510만 원)를 받고 해상 밀입국을 알선하지만, 난민선은 대부분 노후하고 구명조끼조차 없어 조난 시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진다. 여성 난민이 배 안에서 성폭행당하는 등 반인도적 행태도 이어지고 있다.
디오고 알칸타라 유엔난민기구(UNHCR) 대변인은 이번 참사에 깊은 우려를 표했다. 그는 “올해에만 약 5,200명의 로힝야 난민이 이 위험한 해상 여정에 나섰다”며 “이 중 600여 명이 실종되거나 사망한 것으로 보고됐다”고 밝혔다. 또 역내 각국이 수색·구조 노력을 강화해 더 이상의 비극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하노이= 허경주 특파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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