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산 '수호신' 사라졌다"...백록담 지켜온 '표지목' 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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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백록담 정상에서 수십 년간 자리를 지켜온 '한라산동능정상' 표지목이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번에 사라진 건 '한라산동능정상'이라고 적힌 표지목으로, 이 중 가장 오래 전에 설치된 것으로 약 30년가량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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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질 뻔 했다가 구했다" 주장까지
국립공원 "사실 무근...산악박물관 보관"

한라산 백록담 정상에서 수십 년간 자리를 지켜온 '한라산동능정상' 표지목이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한라산 사진작가인 강영근 씨는 지난 3일 한라산 정상에 올랐다가 충격을 받았습니다. 수십 년간 같은 자리를 지켜온 표지목이 흔적도 없이 사라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해발 1,950m 한라산 정상 백록담에는 그동안 '백록담'이 새겨진 자연석 표지석과, '한라산동능정상', '명승 제90호 한라산 백록담'이라고 적힌 표지목 2개가 설치돼 있었습니다.

이번에 사라진 건 '한라산동능정상'이라고 적힌 표지목으로, 이 중 가장 오래 전에 설치된 것으로 약 30년가량 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JIBS 취재 결과, 해당 표지목은 백록담 데크 보수 공사 과정에서 철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강영근 씨는 "수십 년간 한라산 정상을 지켜온 '수호신' 같은 존재를 행정 편의적으로 철거한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 "한라산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정서와 상징성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표지목이 소각장으로 옮겨지기 전에 발견해 한라산국립공원 측에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후 훈증 처리 후 보관하기로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철거 과정에서 기둥에 붙은 가지 부근이 훼손됐다. 한라산국립공원 측이 표지목을 가볍게 생각하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라산국립공원에서 40년 넘게 근무하며 한라산 사진작가로도 알려진 신용만 씨는 "한라산 동능 개방 당시 세워진 표지목이다. 수십 년동안 수백만 명이 그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어온 상징물"이라며 "나중에 그분들이 다시 찾았을 때 그 나무가 어디갔냐고 물어보면 뭐라고 할 건가. 소중하게 보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 관계자는 "데크 공사 중 바닥을 뜯어내는 과정에서 표지목 하단이 모두 썩어 있어 철거 후 보관 중"이라며 "정확한 철거 시점은 파악이 어렵지만, 본격적인 데크 공사가 시작되기 전인 지난 7월 중순 이후로 추정된다"라며 "현재는 산악박물관에 임시 보관 중이며 향후 박물관 공사가 끝나면 훈증 처리 등을 거쳐 비치할 예정"이라고 했습니다.
홍승지 한라산국립공원관리소장은 '표지목이 버려질 뻔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 표지목을 뜯고 바로 박물관으로 가져갔다"라며, "한라산에서 기념이 되는 부분은 시기가 늦어지더라도 박물관에 보관해 추후 전시할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신동원 (dongwon@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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