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PT-5·딥시크가 코앞에" 한국산 AI '세계 3위'…구광모 뚝심 일 냈다
[편집자주] 챗GPT가 AI(인공지능) 시대를 알리며 세계적 반향을 일으킨지 꼭 3년이 됐습니다. 글로벌 무대에서 국내 대표 AI모델로 평가받는 LG '엑사원'의 현주소를 살펴보고 AI 강국의 가능성을 모색합니다.

설립 추진 당시 AI연구원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일부 R&D(연구개발)조직에서도 AI에 대한 신중론을 제기했다. 특히 각 계열사가 투자한 펀딩으로 운영되는 방식은 일부 계열사의 반대를 불러왔다. 하지만 구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AI는 미래 산업을 바꿀 핵심'이라며 강하게 추진했다.
결국 LG전자·LG디스플레이·LG화학·LG유플러스·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3년간 총 2000억원을 AI 연구개발과 인재 확보에 초기 투자하기로 했다. 투자하는 대신 AI연구원이 개발한 AI를 계열사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장치 등이 마련됐다. 연구원장으로는 LG사이언스파크 AI추진단을 이끌던 배경훈 상무(현 과학기술부총리 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가 선임됐다.
특히 AI연구원 출범을 준비하며 적극적인 인재 영입에도 나섰다. 세계적인 AI 석학이자 구글의 AI 연구조직 '구글 브레인'에서 리서치 사이언티스트를 역임한 이홍락 미국 미시건 대학교 교수를 영입(현 AI연구원 공동연구원장)했다.
AI연구원은 인재 유치를 위해 다른 LG계열사와 다른 독자적인 인사 시스템과 평가, 보상 체계를 마련하고 파격적인 대우를 제공했다. 계열사 대표급의 연봉을 받고 AI연구원을 선택한 연구원도 있다. 100여명으로 시작한 AI연구원은 이제 300여명 이상이 근무 중이다.
인프라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LG는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1초당 9경5700조번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는 글로벌 톱3 수준으로 현재도 확충 중이다. AI연구원은 연간 수천억원의 예산을 사용 중이다.

지난해에는 국내 최초 연구용 오픈소스 모델인 엑사원 3.0을 공개하며 한국의 AI 역량을 세계에 알렸고 같은 해 12월 공개한 엑사원 3.5는 국내 AI 모델 중 유일하게 스탠퍼드대에서 발간하는 AI 보고서에 포함됐다.
올해 들어서는 국내 최초 추론형 AI '엑사원 딥(Deep)'과 '엑사원 4.0'을 연이어 공개했다. 엑사원 4.0은 자연어 이해·생성·추론 기능을 하나로 묶은 하이브리드 모델로 미국 앤트로픽과 중국 알리바바에 이어 세계 세 번째 사례로 평가받는다. 오픈AI가 8월 공개한 GPT-5 역시 같은 구조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최근 발표한 AI 확산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대표 AI 모델 간 비교에서 한국의 LG 엑사원 4.0은 미국 오픈AI의 GPT-5, 중국 딥시크 3.1에 이어 3위로 평가됐다. GPT-5를 100으로 볼 때 딥시크 3.1은 84.1, 엑사원 4.0은 82.4 수준이다. 미국을 기준으로 한 기술 격차는 약 5.9개월 수준이다. 추격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LG는 최근 영국 런던증권거래소(LSEG) 와 손잡고 '엑사원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I)' 서비스를 선보이며 해외 시장 진출도 시작했다. 단순 연구용 AI를 넘어 수익형 AI 모델로의 진화를 본격화한 것이다. '엑사원 3.0'부터 '엑사원 4.0'까지 AI 모델 9종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830만회를 넘어섰다.
안전하고 책임있는 AI 생태계 구축에도 힘쓰고 있다. LG AI연구원이 개발한 AI 기반 데이터 컴플라이언스 에이전트 '넥서스'에 대한 국내외 기업과 기관들의 협업 문의도 급증하고 있다. 넥서스는 AI 모델이 학습 데이터의 라이선스, 개인정보 등 법적 위험을 자동으로 분석한다.
구 회장은 2023년 해외 현장경영에서 "AI는 향후 모든 산업에 혁신을 촉발하고, 이를 어떻게 준비하는가에 따라 사업 구도에 커다란 파급력을 미칠 미래 게임체인저"라며 "지금까지 확보한 AI 기술들이 계열사의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질적 사업 성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빠르게 적용해 가자"고 강조했다.
LG는 AI연구원의 기술력을 기반으로 최신 프런티어 AI 모델 대비 95%가 아닌 100% 이상의 성능인 'K-엑사원'을 개발을 준비 중이다. 각 분야에서 최고의 역량을 갖춘 기업들과 'LG컨소시엄'을 구성해 국가대표 AI를 선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사업자로 선정됐다.
구 회장은 AI의 일상화를 그린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AI와 같은 첨단 기술을 일상에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게 해 소중한 시간을 보다 즐겁고 의미 있는 일에 쓰는 새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남이 기자 kimnami@mt.co.kr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최지은 기자 choiji@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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