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잠수함 건조 장소가 문제?…‘한미 병행 건조’ 거론되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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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도입을 허용하며 국내 조선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원잠 건조 장소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원잠은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한국 정부는 국내 조선소 건조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원잠 건조 장소를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현지 시각)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뒤 "미국 잠수함은 미국에서, 한국 잠수함은 한국에서 건조한다는 기본 원칙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필요한 원잠과 SMR(소형모듈원자로) 추진선 등을 건조한다면, 한국 내 건조 사업 역시 획기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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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저널=조유빈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원자력추진잠수함(원잠) 도입을 허용하며 국내 조선업계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원잠 건조 장소가 뜨거운 쟁점으로 떠올랐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원잠은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될 것"이라고 언급했지만 한국 정부는 국내 조선소 건조 방침을 유지하고 있어, 원잠 건조 장소를 두고 한미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미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이 담긴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최종 발표가 늦춰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한화 필리조선소의 프로젝트를 통해 생태계에 진입한 뒤 'K원잠'을 국내에서 건조하는 투트랙 전략이 부상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활용할 수 있는 가장 합리적인 방안을 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대형 원잠은 미국에서, 한국형 원잠은 한국에서"
10일 외교가 등에 따르면, 미 상무부 측은 "한국이 원잠을 미국 필리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건조 장소 문제는 한미 양국의 산업과 안보 등을 아우르는 복합적 사안이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부흥 정책을 이끄는 미 상무부는 원잠 건조를 조선업 재건 사업과 연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한국의 원잠 건조를 허용한다"며 "필리조선소에서 짓게 될 것"이라고 밝힌 것과 같은 맥락이다.
반면 한국 정부는 원잠의 '국내 건조'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전날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우리 국내 기술이 이미 다 갖춰져 있다"며 "국내에서 하는 것이 여러 합리적 조건에 부합하다고 평가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도 동체와 원자로는 국내에서 자체 기술을 통해 만들고, 농축 우라늄 등 원자력 연료는 미국에서 수입해 쓴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양국의 이견으로 관세 등 합의 사항이 담긴 팩트시트 발표 시점도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필리조선소는 상선 건조 위주 설비들로 구성돼 있고, 라이선스 및 잠수함 건조 인프라가 없어 원잠 건조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대규모 투자를 통해 건조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즉시 건조가 가능하다. 특히 한반도 주변 해역 수심에 맞는 '한국형 원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국내 건조가 합리적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그러나 국내 생산이 무조건 유리하다고만 볼 수는 없다. 국내에서 한국형 원잠을 건조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 액수의 시설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그러나 원잠은 한국이 자체적으로 수출할 수 있는 무기가 아니다. 현재 정부가 건조하겠다고 밝힌 4척의 원잠을 건조하고 나면 더 이상 수출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자칫 생산 설비만 갖춰놓고 방치하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방향으로 미국과의 협력을 통해 원잠 생태계에 편입하는 '투트랙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미국 등 주요 국가들이 주로 생산하는 대형 버지니아급 원잠은 필리조선소에 생산 설비를 갖춰 건조하고, 한반도 주변 해역 수심에 맞는 '한국형 원잠'은 국내에서 생산하는 전략이다. 병행 생산 과정에서 미국의 글로벌 원잠 생태계에 편입하면 경쟁력을 갖춰 수출까지 노려볼 수 있다는 의견이다.
결국 조선 생태계에서 동맹을 맺은 한국과 미국이 버지니아급 원잠과 K원잠을 투트랙으로 건조하는 방향을 통해 동상이몽을 좁힐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필리조선소를 원잠 건조 기지로 삼아 미국의 버지니아급 잠수함 건조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 한미 양국도 '윈윈'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미국은 원잠 건조의 목표를 이루면서 조선업 부흥에 다가갈 수 있고, 한국은 원잠 기술과 설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원잠 건조 기지로 필리조선소를 직접 언급한 만큼, 필리조선소에서의 건조 프로젝트가 시작될 경우 필리조선소의 특수선사업 라이센스 획득 절차 등이 빠르게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한국은 확보한 기술력을 기반으로 국내 조선소에서 K원잠을 건조하며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 국내 협력업체들이 부품이나 모듈 생산 등에 참여하게 되면 산업 생태계 확장도 가능하다. 현재 미국의 조선업 상황을 고려하면, 원자력추진 잠수함을 넘어 핵무기로 무장한 콜롬비아급 잠수함과 차세대 전략핵잠수함 사업에서도 국내 업체의 참여를 노려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서도 "동시 건조가 국익에 유리"
트럼프 대통령이 조선업 부흥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전향적인 협력을 통해 원잠 생태계에 빠르게 진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정치권에서도 유사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8일(현지 시각) 필리조선소를 방문한 뒤 "미국 잠수함은 미국에서, 한국 잠수함은 한국에서 건조한다는 기본 원칙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한국 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필요한 원잠과 SMR(소형모듈원자로) 추진선 등을 건조한다면, 한국 내 건조 사업 역시 획기적인 진전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있는 조선소에서는 한국 기업이 참여한 미국형 원잠을 건조하고, 한국 조선소에서는 기술 제휴를 통해 한국형 원잠을 건조하는 트윈 생산 체제를 마련한다면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회 국방위 간사를 맡고 있는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YTN라디오에 출연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을 운용하고 있는 국가 중 미국이 유일하게 고농축 우라늄을 활용하고 있어 상당히 기술 수준이 높다"며 "기술 유출 문제 등을 고려했을 때 미국에서 건조한다고 해서 핵심 기술 유출 등 문제는 없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부 의원은 필리조선소를 건조 장소로 언급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원잠에 대해선 '윈윈' 전략으로 가야 된다는 관점에서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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