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는 ‘반값’인데 김치값은 2배”…도대체 왜?
한동안 안정세를 보이던 김치값이 다시 들썩이기 시작했다. 김치는 사실상 지난해까지 ‘마이너스 물가’를 기록하다 올해 들어 급격히 반등했다.

◆원재료보다 공정비·고정비가 문제
10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달 중도매인 기준 배추 10㎏(3포기·상품)당 가격은 1만3346원으로, 작년 같은 달(2만2849원)보다 40% 이상 하락했다.
포기당 7000원이 넘던 배추가 이제는 4500원 수준으로 내려왔다.
원재료 하락에도 불구하고 가격이 반대로 움직이는 이 역설은 단순한 시장 왜곡이 아니다.
김치 산업 전반이 겪고 있는 구조적 비용 압박과 시장 포화의 결과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김치 제조업체들은 배추값이 아닌 ‘고정비’를 주요 원인으로 지목한다.
국내 김치 제조업체의 생산능력은 2014년 323만8000t에서 2023년 423만6000t으로 연평균 3% 증가했다.
실제 생산량은 같은 기간 42만2000t에서 49만7000t으로 1.8% 증가에 그쳤다.
생산설비는 늘었지만 공장 가동률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김치 가격 상승은 단순히 원재료 문제가 아닌 구조적 비용 압박의 결과”라며 “인건비, 포장재, 물류비, 임대료 등 고정비가 꾸준히 오르고 있어 기업이 이를 가격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성숙기 시장의 생존 전략, 단가 인상으로 전이
국내 김치 시장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든 포화 시장이다.
신제품보다 기존 브랜드 간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고, 시장 성장 여력이 크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상황에서 “단가 인상은 불가피한 생존 전략”이라고 진단한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김치 산업은 이제 성장보다 ‘생존’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물류·포장·전기요금 등 고정비는 줄이기 어려운 항목이라 제조 단가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배추값이 내렸는데 김치값이 오르는 건 ‘가공식품 물가의 비탄력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중국산 김치 공세, 국내 생산기반 흔들어
김치의 가격 구조를 보면 배추 등 원재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30~40% 수준에 그친다.
나머지는 인건비, 포장, 유통비 등으로 구성된다. 따라서 배추값이 절반으로 떨어져도 김치 소매가는 쉽게 내리지 않는 구조다.
국내 김치업체들의 부담은 외부에서도 커지고 있다.
값싼 중국산 김치가 대량으로 유입되며 시장 경쟁 구도가 급격히 바뀌고 있다.
지난해 김치 수입액은 1억8986만달러,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1억3091만달러)보다 45% 이상 증가했다.
외식업체나 단체 급식업체들은 원가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국산 김치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
◆공급과잉 속 구조조정, 수출이 해법 될까?
전문가들은 이를 단순한 수입 증가가 아닌 국내 생산기반 약화의 신호로 본다.
한 식품산업 전문가는 “중국산 김치의 저가 공세는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을 위협하고 있다”며 “품질 차별화나 프리미엄 전략으로의 전환이 없다면 장기적으로 산업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치는 거의 모든 가정의 식탁에 오르는 대표 생활필수품이다. 김치값 상승은 소비자들의 물가 체감도를 직접 자극한다.
한 소비자물가 분석 전문가는 “김치 가격 상승은 생활물가 체감도를 끌어올리는 대표 사례”라며 “배추값 하락과 김치값 상승의 괴리는 소비자 입장에서 불합리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는 제조업 기반의 구조적 비용 상승이 반영된 결과”라고 진단했다.

국내 생산능력은 늘었는데 가동률이 떨어진다는 건 공급 과잉을 의미한다. 이럴 때 기업들은 고정비를 줄이기 위해 단가 인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다.
수출 확대가 해법이 될 수 있지만, 중국산 제품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에 단순 수출 확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 “김치값, 배추값 아닌 ‘구조적 물가’의 문제”
배추값이 떨어졌는데 김치값이 오르는 현상은 단순한 가격 왜곡이 아닌 산업 구조의 반영이다.
△공장 가동률 저하 △고정비 상승 △수입 김치 경쟁 △포화 시장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김치 물가는 이제 ‘배추값’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다.
결국 김치값 안정의 해법은 단기적인 원재료 조정보다는 제조·유통 효율화와 산업 구조 재편에 달려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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