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민주주의에 관한 실존적 위협” 비판하며 법원 떠난 판사

40년간 재직한 미국의 연방판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렸다며 비판하면서 법원을 떠났다.
미국 시사주간 애틀랜틱은 9일(현지시간) 사표를 낸 마크 울프(78) 전 매사추세츠 연방지방법원 판사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울프 전 판사는 1985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그는 2023년 상원 사법위원회에서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의 뇌물 수수 의혹과 관련해 사법부가 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지 않다며 비판하는 등 목소리를 내왔다.
울프 전 판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민주주의에 대한 실존적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검찰총장과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에 대한 연방 검찰의 기소를 예로 들었다. 제임스 검찰총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기업인 트럼프 그룹의 사기대출 의혹 사건을 지휘했고, 코미 전 국장은 2016년 대선 당시 러시아 개입 의혹 수사를 맡은 인물이다.
또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들이 가상화폐 사업으로 막대한 이익을 내는 와중에 법무부가 가상화폐 단속 부서를 해체한 것도 문제 삼았다. 법 규정을 무시하는 불법체류자 단속과 추방, 연방 판사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탄핵 요구 등도 민주주의에 관한 위협 사례로 꼽았다.
울프 전 판사는 미국 역사상 유일하게 탄핵당한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언급하면서 “닉슨이 간헐적이고 은밀하게 했던 일들을 트럼프는 상시적이고, 노골적으로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법부가 민주주의를 지키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울프 전 판사는 “법원은 국민이 위임한 권한의 한계를 넘어서는 선출직 공직자들을 제어할 책임과 권한을 가지고 있다”며 “소수집단의 권리가 다수에 의해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하고, 공직자들의 부패를 감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울프 전 판사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그 정반대”라며 상급 법원인 연방 대법원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하급 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각종 행정명령에 대해 제동을 걸더라도 대법원이 트럼프 행정부에 유리한 방향으로 결정을 뒤집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시사한 것이다.
이어 울프 전 판사는 사표를 낸 이유에 대해 “판사로 봉직한 세월이 무엇보다 소중했지만, 지금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싸움에 참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스스로 발언할 수 없는 현직 판사들을 대신해 그들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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