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신용해 전 교정본부장, 계엄 때 ‘구치소 3600명 수용 문건’ 포렌식 방지 앱으로 삭제
특검, 문건 보고 후 양측 삭제 사실 확인

12·3 불법 계엄 당시 ‘수도권 구치소에 약 3600명을 추가 수용할 수 있다’고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에게 보고한 신용해 전 법무부 교정본부장이 특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해당 문건 파일을 삭제한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조은석 내란 특별검사팀은 신 전 본부장이 불법 계엄 당시 법무부 보안과 직원 A씨에게서 ‘3600명 문건’을 파일과 실물 문건으로 보고받은 뒤 ‘안티포렌식’ 앱을 이용해 파일을 삭제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 앱은 PC나 휴대전화에 저장된 데이터를 물리적 방법으로 복구할 수 없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특검 조사 결과 신 전 본부장은 계엄 당일 박 전 장관 지시에 따라 법무부에 수도권 구치소 수용 여력 현황을 확인하도록 지시하고, ‘약 3600명을 추가로 수용할 수 있다’는 내용을 문건 형태로 보고받았다. 신 전 본부장은 국회가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을 막 통과시키던 즈음인 지난해 12월4일 오전 1시4분 실물 문건을 휴대전화로 촬영해 휴대전화 메신저로 박 전 장관에게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특검은 이 ‘3600명 문건’이 박 전 장관에게 보고된 이후 조직적으로 삭제됐다고 보고 있다. 특검팀은 박 전 장관과 신 전 본부장 휴대전화를 압수해 분석하는 과정에서 양측이 각각 휴대전화 메시지를 통해 문건을 주고받은 기록을 지운 사실을 확인했다. 특검은 신 전 본부장이 이 문건을 처음 보고한 A씨에게도 “보안 유지를 위해 삭제하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지로 삭제를 지시했고, A씨가 자신의 PC에서 문건을 삭제한 정황도 포착했다.
특검은 신 전 본부장이 문건 파일을 지우면서 포렌식 분석을 피해 가는 특수 프로그램까지 이용한 사실 등을 볼 때 그가 당시부터 수도권 구치소 수용 여력 파악 행위가 비정상적이라는 걸 알았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시가 계엄 상황에서 할 수 있는 ‘통상적 지시’라는 박 전 장관 주장과 충돌하는 정황이다. 특검팀은 곧 박 전 장관 구속영장을 법원에 다시 청구하면서 이런 점을 적극 소명한다는 방침이다.
이창준 기자 jch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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