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 릴스에서 Z세대 유행 발견하는 법
인스타그램 릴스에선 팔로어들이 '좋아요'를 누른 영상으로 유행의 방향을 엿볼 수 있다. 내 '인친'(인스타그램 친구)의 관심사는 물론, 지금 사람들 시선이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도 한눈에 보인다. 트렌드를 따라잡기 어렵다면 이번 주 릴스에서 Z세대가 좋아요를 누른 영상들을 살펴보자.

#돈 대신 그림 받습니다
3년 전 의류 브랜드 '김씨네 과일가게'가 Z세대 사이에서 화제를 모았다. 다마스 트럭에서 과일 그림이 그려진 티셔츠를 파는 콘셉트는 레트로한 감성과 위트를 모두 챙긴 기획이었다. 그 뒤를 이을 새로운 트럭이 등장했다. 이름하여 '동대문만물미술트럭'이다.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에 문을 열었던 이 트럭은 작가가 직접 100만 원을 인출해 다양한 물건 100개를 구매한 뒤 판매하는 만물상이다. 특이한 점은 돈을 받지 않는다는 것.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고, 도화지에 그 물건을 그린 그림으로 지불하면 된다.
이 미술트럭은 '2025 동대문페스티벌'의 공공예술 프로젝트 일환으로 천근성 작가가 기획했다. 돈 대신 그림으로 물건을 사고파는 하루짜리 예술시장이라 10월 18일 하루 동안만 운영됐다. 물건 99개가 판매 완료. 단순한 전시가 아니라, 참여자 스스로 예술의 일부가 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호평을 받기도 했다. 천 작가의 인스타그램에는 그날의 운영 영상이 남아 있다.

#아저씨가 한 수 알려준다
Z세대는 요즘 '시니어 셀럽'에 주목한다. 박막례 할머니를 시작으로 나이와 상관없이 개성 넘치는 시니어 크리에이터들이 유튜브와 쇼츠에서 활약하고 있다.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를 보는 것 같은 친숙함도 있지만, 배울 점도 많고 유쾌하기까지 한 이들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최근 Z세대 릴스에서 가장 뜨거운 시니어 크리에이터는 '김종구채널'을 운영하는 김종구 씨다. 게시된 쇼츠는 4개뿐이지만, 인스타그램 팔로어 수는 9만3000명을 넘는다. 김 씨의 콘셉트는 Z세대 인기 크리에이터 '준빵조교'와 닮았다. 자녀에게 갤럭시 워치를 선물 받는 방법, 아내에게 낚싯대를 걸렸을 때 대처하는 방법, 조기축구 형님에게 예쁨을 받는 방법 등 현실감 넘치는 주제들로 강의 형식의 영상을 올린다. 화이트보드와 칠판까지 배치해 진지하게 강의하는 모습은 마치 실제 강연처럼 보인다. "팔로우 해주시면 숨이 덜 차고 발걸음이 가벼워진다"는 고정 댓글도 센스 있다.
이 영상을 본 준빵조교 역시 '아빠한테 갤럭시 워치 안 사주는 법'이라는 영상을 올리며 역공을 펼쳤고, 김 씨는 다음 영상에서 갤럭시 워치 3개를 차고 등장해 응수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특유의 장난스러운 티키타카가 Z세대의 웃음 포인트를 자극했다. 아무래도 이번 갤럭시 워치 대전의 승자는 김 씨인 것 같다.

#회사를 몰래 부수는 사람들
최근 릴스에는 무언가를 몰래 조금씩 부수는 영상이 올라온다. 유행의 시작은 '도른자' 계정(@office_breaker)이다. 그는 회사 몰래 건물을 조금씩 파괴하는 영상을 올려 조회수 640만 회를 기록했다. 물론 실제로 무너지는 건 아니다. 벽을 손바닥으로 툭 치거나 주먹으로 쾅 두드리는 정도다.이 계정의 특징은 매일 한 편씩 영상이 올라온다는 점이다. 11월 5일 기준 16일 차 영상까지 연재 중이며, 부수는 방식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신발을 던지거나 물에 젖은 휴지를 투척하는 등 소심하지만 창의적인 파괴 루틴을 이어간다.
이 콘텐츠가 인기를 얻자 패러디 릴스가 쏟아졌다. 사장님 차 부수기, 지도교수 연구실 부수기 등 각자 일상에서 소소하게 스트레스를 해소하는 콘셉트로 확산됐다. 단순한 장난 같지만 '회사 몰래'라는 설정과 리듬감 있는 편집, 반복되는 형식이 중독성 있다. SNS를 운영하는 회사나 마케터라면 자신들의 세계관에 맞춰 한 번쯤 패러디해보고 싶을 것이다.
김상하 채널A 경영전략실 X-스페이스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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