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커, LoL의 신화를 완성하다…T1과 함께 쓴 12년의 제국사

박성규 기자 2025. 11. 10.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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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커와 T1, 세계 첫 V6·쓰리핏 달성…한 세대를 지배한 ‘불멸의 이름’
2013년 소년에서 2025년 상징으로, LoL 역사의 시작이자 정점이 되다
페이커 이상혁. /라이엇 게임즈

[마이데일리 = 박성규 기자] 리그 오브 레전드(LoL) e스포츠의 12년사가 한 장의 결승전으로 정리됐다. T1이 KT를 꺾고 통산 여섯 번째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우승을 차지하며 사상 최초 3연속 제패(쓰리핏)에 성공했다. 2013년 첫 우승 이후 12년간 이어진 T1의 지배력은 여전히 유효했고, 그 중심에는 변함없이 ‘페이커’ 이상혁이 있었다.

9일 중국 청두 둥안호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2025 리그 오브 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결승에서 T1은 KT를 세트 스코어 3대 2로 꺾었다. 이로써 T1은 2013·2015·2016·2023·2024년에 이어 통산 여섯 번째 정상에 올랐고, 세계 최초로 3연속 우승 기록을 세웠다. 30세의 베테랑 미드라이너 이상혁은 17세 데뷔 이후 한 팀에서 12년간 활동하며 LoL e스포츠 사상 최장수·최다 우승 기록을 동시에 보유하게 됐다.

■ 2013~2016, ‘페이커 시대’의 시작

2013년, 당시 17세였던 이상혁은 SK텔레콤 T1 K 소속으로 첫 월즈 무대를 밟았다. 공격적인 챔피언 운용과 독보적 피지컬로 세계 무대를 제패했고, 미드 포지션의 개념을 바꾼 선수로 평가받았다. 이후 2015~2016년 T1은 두 시즌 연속 월즈를 제패하며 ‘왕조’를 구축했다. 이 시기 페이커는 단순한 핵심 전력 이상이었다. 전술의 중심이자 팀 문화의 표준이 됐다.

■ 2017~2020, 왕조의 침체와 전환기

T1의 첫 하락기는 2017년부터 시작됐다. 삼성 갤럭시에게 패하며 쓰리핏이 좌절됐고, 이후 팀은 세대교체와 부침을 겪었다. 페이커 역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경기 외적 부담을 경험했다. 그러나 그는 이적 대신 잔류를 택했고, 변화를 받아들이며 팀의 중심을 지켰다. 이 시기는 ‘스타 플레이어’에서 ‘리더’로의 전환기로 기록된다.

T1. /라이엇 게임즈

■ 2023~2025, 유산을 넘어 신화로

2023년, T1은 6년 만에 다시 월즈 정상에 섰다. 오너·구마유시·케리아·제우스로 구성된 젊은 팀은 페이커를 중심으로 안정성을 확보했고, 팀 운영은 ‘세대 혼합형 구조’로 진화했다. 이후 2024년 5번째 우승, 2025년 6번째 우승을 더하며 T1은 LoL e스포츠 사상 유일한 3연속 챔피언이 됐다.

KT와의 결승전은 그 상징적 의미를 완성했다. KT가 시리즈 중반까지 2대 1로 앞서며 분위기를 가져갔지만, T1은 4세트에서 페이커의 ‘애니비아’ 선택을 기점으로 전세를 뒤집었다. 이어 5세트에서 경험과 집중력을 앞세워 승부를 마무리했다. 12년 전 ‘제드 미러전’으로 시작된 미드라이너의 시대는, 여전히 같은 이름으로 끝맺었다.

■ 기준이자 시스템

페이커는 단 한 번도 팀을 옮기지 않았다. 12년 동안 한 팀, 한 리그, 한 종목 안에서 기록을 쌓았다. 그가 남긴 건 개인의 성과보다 ‘지속 가능한 시스템’에 가깝다. 후배 선수들은 그를 ‘동료이자 기준점’으로 정의한다.

T1의 이번 우승으로 LoL e스포츠의 역사는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중국·유럽 등 다국적 리그가 성장했지만, 세계 정상의 상징은 여전히 한국과 T1이었다. 페이커는 더 이상 한 명의 선수가 아니다. 그 이름은 이제 LoL e스포츠의 구조 안에 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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