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포기 반발에 경향신문 "尹 구속취소 항소포기 땐 왜 가만 있었나"

박재령 기자 2025. 11. 10.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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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대장동 개발비리' 항소포기 후폭풍
조선 "순응하는 검사들만 남아, 조직 없어지는 게 낫다"
경향 "납득 어렵지만 권력 외압 몰아가는 것도 침소봉대"
김건희에 명품백 준 김기현 아내...동아일보 "상징적 대목"

[미디어오늘 박재령 기자]

▲10월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의원 질문에 답변하는 정진우 서울중앙지검장. 지난 8일 대장동 관련 사건 항소포기 이후 사의를 표명했다. ⓒ연합뉴스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 재판 항소 포기를 놓고 조선일보와 경향신문의 논조가 엇갈렸다. 조선일보는 “쟁점이 남아 있는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는 전례가 없다”며 '권력 앞에 검찰권 포기'라는 제목의 사설을 냈다. 경향신문은 항소 포기를 “납득하기 어렵다”면서도 “권력의 외압인 양 몰아가는 것도 침소봉대”라고 했다.

검찰은 항소 시한인 지난 7일 밤 12시까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등 대장동 관련 피고인 5명에 대한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았다. 서울중앙지검은 항소를 제기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대검찰청이 '항소금지' 결정을 내렸다. 1심 재판부가 선고한 징역 4∼8년이 대장동 일당에 대한 처벌 상한선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선일보 “권력 눈치를 살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조선일보는 10일자 1면 <대장동 항소 포기, 7800억 추징 길 막혔다> 기사를 통해 “2심에서 검찰은 7800여억 원에 이르는 대장동 업자들의 수익에 대한 추징을 주장할 수 없게 됐다”라고 했다. 검찰이 당초 대장동 관련 추징을 요구한 금액이 7814억 원인데 1심 재판부는 473억 원을 선고했기 때문이다.

조선일보는 2면 <“대검서 항소 불허는 이례적… 민정수석실·법무부서 지시했을 것”> 기사에서 “대검에서 항소 결정을 뒤집으라고 하는 것은 업무 관행상 불가능한 이례적 결정”이라며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이 지시를 거스를 수 없는 '높은 곳'에서 항소 포기를 주도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는 검사의 멘트를 인용했다.

▲ 10일자 조선일보 사설.

대장동 관련 이재명 대통령의 재판(배임 혐의)은 현재 중단된 상태다. 조선일보는 <檢 항소 포기, 대장동 일당과 李 대통령에 노골적 사법 특혜 아닌가> 사설에서 “쟁점이 남아 있는 권력형 비리 사건에 대한 검찰의 항소 포기는 전례가 없다”며 “1심 재판부는 이 대통령의 구체적인 관여 여부를 밝히지 않았다”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권력 앞에 검찰권 포기, 용기 있는 검사 단 한 명 없었다> 사설을 이어 내며 “대장동 항소 관련 지휘부는 검찰총장 대행, 대검 반부패부장, 서울중앙지검장, 4차장 등이다. 전부 '항소하지 말자'고 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 관련 사건을 건드렸다가 불이익을 당할까 봐 권력 눈치를 살폈다고 볼 수밖에 없다”라고 했다. 이어 “부당한 지시를 받고도 순응하는 검사들만 남았다면 그런 검찰 조직은 없어져도 아쉬울 게 없다”라고 했다.

▲ 10일자 한겨레 26면 칼럼.

검찰의 항소 포기를 놓고선 한겨레에서도 비판적 반응이 나온다. 정환봉 한겨레 법조팀장은 <'대장동 결정'… 개혁의 미래인가?> 칼럼을 통해 “공정한 것만큼 중요한 것은 공정해 보이는 것”이라며 “이젠 여권이 주장하는 검찰·사법개혁에 대해서도 의심의 시선을 거두기 어려워졌다. 결국 권력의 입맛에 맞는 수사·재판을 위해 형사사법절차를 송두리째 바꾸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이라고 했다.

한겨레 논설위원 “검찰이 먼저 특정인 겨냥 수사 벌여서 생긴 일 아닌가”

검찰의 항소 포기를 옹호하는 논조도 있다. 이재성 한겨레 논설위원은 <'대장동 항소 포기' 반발 주도 검사의 흑역사> 칼럼에서 “항소 포기에 대한 반발을 주도하는 인물은 대장동 사건과 대북송금 사건을 비롯한 '이재명 죽이기'에 앞장섰던 강백신 검사”라고 지적했다.

이재성 위원은 “강백신이 누구인가. 유동규(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석방 직전 24시간에 걸쳐 밀실 면담을 하면서 조서도 남기지 않고, 증거 및 증언 조작과 핵심 혐의 기소 누락 등의 방법으로 모해위증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받는 수사팀의 책임자였던 검사”라며 “검찰청 해체와 수사권 박탈이 예정된 상황에서 검찰 조직의 불만을 등에 업고, 모해위증 수사를 피해보려는 의도가 충분해 보인다”고 했다.

이 위원은 “강백신 검사 등은 마치 검찰의 항소가 의무인 것처럼 주장하지만 그렇지 않다. 1심 판결 결과, 피고인 5명이 전원 법정구속됐고, 유동규 외에 정민용도 검찰 구형보다 더 높은 형량을 선고받았다”며 “대통령이라는 특정인이 관계된 사건인데 굳이 항소를 포기해서 의심받을 이유가 있느냐고 지적하는 의견이 있는데, 정치적 사안에서 흔히 보이는 사고의 오류에 해당한다. 검찰이 먼저 이재명이라는 특정인을 겨냥한 수사를 벌여서 생긴 일 아닌가. 정의의 문제를 정무적으로 접근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경계해야 할 나쁜 습관”이라고 주장했다.

▲ 10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검찰의 항소 포기를 부적절하다고 지적하면서도 '권력 외압' 프레임은 과장됐다는 입장이다. <대장동 항소 포기한 검찰, 그걸 침소봉대하는 친검세력들> 사설에서 경향신문은 “검찰개혁이 진행 중인 민감한 시기에 항소를 포기해 논란을 자초한 걸 납득하기 어렵지만, 그렇다고 권력의 외압인 양 몰아가는 것도 침소봉대라 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했다.

경향신문은 항소 포기에 반발하는 검사들을 향해 경향신문은 “그런 결기라면 검찰이 범죄 혐의가 명백한 김건희씨를 대놓고 봐주었을 때, 윤석열 구속취소 결정에 대한 항고를 포기했을 때 연판장이라도 돌리며 들고일어나야 했던 것 아닌가”라며 “윤석열 사단의 대표적인 검사로 윤석열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언론사들을 수사한 강백신 검사가 검찰독립의 투사라도 된 듯 비분강개하는 모습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검찰은 윤석열 정권 때 이미 자살했고, 한동훈 전 대표도 그 책임이 결코 적다고 할 수 없다”며 “그러니 이번 일을 기화로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검찰개혁 반대 세력의 준동이 시작된 것 아닌가 의구심이 드는 것이다. 만에 하나 그런 시도가 있다면 법무부는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동아일보 “명품백이 예의? 김기현씨는 정녕 그리 생각하는 걸까”

김건희 여사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나온 손가방을 놓고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아내가 김 여사에게 클러치백 1개를 선물한 사실이 있다”고 인정하며 “사회적 예의 차원”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국힘 대표 부인이 김건희에게 가방 선물, 민망하다> 사설에서 “(가방이) 10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일반 국민 입장에선 큰돈이다. 이런 선물이 정치권에선 '사회적 예의'로 간주되나”라며 “선물을 주고받지 않으면 당 대표와 대통령 사이에 원만한 업무 협력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말인가. 집권당 대표는 대통령에 이어 정권의 2인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정치적 위상에 비춰볼 때 낯 뜨거운 수준의 해명”이라고 비판했다.

▲ 10일자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명품백은 예의”… 정녕 김기현 씨는 그리 생각하는 걸까> 사설에서 “당사자들 해명대로 한낱 '사회적 의례적 차원의 선물'로 넘길 수 없는 까닭은 재작년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 과정에서 불거진 갈등과 논란, 그 이후 여권의 위기와 몰락으로 이어진 과정을 떠올리게 만들기 때문”이라며 “당시 윤 대통령과 사이가 좋지 않던 이준석 대표가 쫓겨나다시피 물러나고 치러진 3·8 전당대회는 유난히 시끄러웠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그렇게 전당대회를 치러 구축됐다는 '당정일체' 체제는 윤심이 모든 걸 좌우하는 수직적 당정 관계였다. 그런 비정상적 관계였으니 후임 당 대표를 거론하며 '총으로 쏴죽이겠다'는 막말이 대통령 입에서 나왔는지도 모른다. 새로 드러난 당 대표 부인의 명품백 선물은 그런 권력관계가 안방에까지 이어져 우리 정치를 얼마나 일그러뜨렸는지 보여주는 상징적 대목이 아닐 수 없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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