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유빈 조급해" 中 빠지자 '일본 벽'에 막혔다…2008년생 신동에게 2-4 석패→이상수도 결승행 불발 "WTT 프랑크푸르트 사무라이 싹쓸이"

박대현 기자 2025. 11. 10.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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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한국 여자 탁구 대들보 신유빈(대한항공)이 또다시 ‘4강 문턱’에서 발길을 돌렸다. 올해만 3번째 쓴잔이다.

세계랭킹 14위 신유빈은 9일(한국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월드테이블테니스(WTT)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 여자 단식 준결승에서 일본의 하리모토 미와(세계 7위)에게 2-4(9-11 11-2 11-13 4-11 12-10 13-15)로 고개를 떨궜다.

54분에 이르는 혈전 끝에 마지막 신유빈 백핸드가 상대 네트를 넘겨 바닥에 떨어졌다.

이번 대회는 ‘중국의 부재’로 화제를 모았다.

세계랭킹 1~3위 쑨잉사·왕만위·천싱퉁이 모두 불참했다.

지난 7일 개막한 제15회 중국 전국체육대회 일정으로 톱 랭커가 대거 빠져 보기 드문 '중국 없는' 챔피언스 대회가 치러졌다.

신유빈에게는 절호의 우승 기회였다. 하나 일본이 그 공백을 놓치지 않았다.

하리모토와 하야타 히나(13위) 이토 미마(9위)가 준결승 4자리 가운데 세 곳을 차지해 ‘올재팬 체제’를 완성했다.

결국 결승은 일본 집안싸움으로 확정됐고 하야타가 하리모토를 4-3으로 눌러 대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남자 단식 역시 일본의 마츠시마 소라(세계 13위)가 이상수를 꺾고 결승에 오른 당치우(독일)를 4-1로 일축해 남녀 모두 일본이 시상대 맨 위 칸을 독식했다.

신유빈은 올해만 네 번째 준결승 무대를 밟았다.

WTT 첸나이 스타 컨텐더(3월)를 시작으로 베이징 스매시(10월)와 챔피언스 몽펠리에(11월), 이번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까지 꾸준히 결승행을 노크했다.

비록 한 차례도 결승 티켓을 쥐진 못했지만 성장세는 선명하다.

이번 대회에서 신유빈은 16강에서 니나 미텔햄(독일)을 3-0, 8강에서는 36세의 베테랑 엘리자베타 사마라(루마니아)를 4-0으로 완파했다.

2경기 연속 한 게임도 내주지 않은 깔끔한 경기력으로 유럽 원정 2주 연속 4강 진출을 이뤄냈다.

이미 수준급으로 평가받던 서브 능력과 백핸드에 성숙한 경기 운영이 더해졌고 체력과 멘탈, 변화구 대처 또한 눈에 띄게 단단해졌다는 평이다.

하리모토와 4강전은 출발부터 녹록지 않았다.

첫 게임 2-2 상황에서 내리 4점을 뺏겨 기선을 내줬다.

막판 추격으로 9-10까지 점수 차를 좁혔지만 거기까지였다.

게임 포인트를 헌납하고 9-11로 네트를 교대했다.

2게임부터 몸이 풀렸다.

백핸드 리턴이 살아나자 경기력이 빠르게 올랐다. 순식간에 6-0으로 치고 나갔고 결국 11-2로 2게임을 획득해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다만 3, 4게임을 차례로 잃어 게임 스코어 1-3으로 몰렸다.

3게임 11-11 듀스에서 백핸드·포핸드 드라이브가 연이어 네트를 벗어나 11-13으로 아쉽게 무너졌다.

4게임에선 잦은 범실로 리듬을 잃어 4-11로 완패했다.

5게임을 듀스 접전 끝에 12-10으로 따내 추격 고삐를 당겼지만 마지막 6게임 시소 상황에선 하리모토 집중력이 한뼘 더 높았다.

13-15로 내주고 프랑크푸르트 원정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간 중국전 약세에 가려져 있었지만 신유빈에게 하리모토 또한 '만만찮은 벽'으로 군림 중이다.

이날 패배로 하리모토와 상대 전적을 1승 6패로 쌓았다.

일본 차세대 간판으로 평가받는 하리모토는 17살 어린 나이지만 이미 성인 무대에서 수차 포디움에 입성한 강자다.

포핸드와 백핸드 전환 속도가 빠르고 랠리 집중력 역시 높은 랭커로 꼽힌다.

신유빈은 2023년 8월 WTT 리마 대회에서 하리모토를 꺾은 뒤 2년 넘게 승리가 없다. 최근 세 차례 만남에선 모두 졌다.

중국 '소후'는 “(하리모토전에서) 신유빈은 너무 빨랐다. 조급해 보였다. 생각보다 감정이 먼저 앞섰다”고 꼬집었다.

'넷이즈' 역시 “공격력은 폭발적이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냉정함은 신유빈보다 하리모토에게 있었다”며 3차례에 걸친 듀스 게임에서 2번을 웃은 일본 랭커 승인으로 침착성을 꼽았다.

다만 신유빈의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 단식 4강행에 담긴 의미는 적지 않다.

신유빈은 1년 전까지만 해도 복식과 견줘 단식에서 다소간 기복을 보였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혼합복식·여자단체 동메달을 수확하는 등 복식에선 세계 정상급 반열에 올랐지만 단식에서는 중국 벽 앞에서 번번이 멈춰섰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변화가 감지된다. 지난달 중국에서 열린 WTT 차이나 스매시에서 한국 여자 선수로는 사상 처음으로 4강에 올랐고 지난주 몽펠리에에선 세계 8위 천이(중국)를 4-1로 제압했다.

단식 톱 10 랭커를 상대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이번 챔피언스 프랑크푸르트는 그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 간 무대였다.

2주 연속 WTT 상위급 대회 4강행으로 복식의 강자에서 '단식 다크호스'로도 진화할 가능성을 증명했다.

남자 단식 또한 낭보를 전하지 못했다. '맏형' 이상수(세계 25위)가 독일의 중국계 선수인 당치우(세계 12위)에게 1-4로 패했다.

이상수는 8강에서 세계 3위 우고 칼데라노(브라질)를 꺾은 프랑스의 시몽 고지(세계 17위)를 4-2로 일축해 기대를 모았지만 결승 문턱은 높았다.

당치우가 파이널 매치에서 일본의 소라에게 패하면서 이 대회 남녀 단식 모두 일본이 우승컵을 쓸어 담는 적잖은 성과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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