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투혼 정신 앞세운 손기정 평화 마라톤, 영웅을 다시 마음에 새기며 제2자유로 달린다

이성필 기자 2025. 11. 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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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36 베를린 하계 올림픽 육상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손기정 선생. 손기정 평화 마라톤의 모체다. ⓒ손기정기념재단 제공
▲ 1936 베를린 하계 올림픽 육상 마라톤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손기정 선생. 손기정 평화 마라톤의 모체다. ⓒ손기정기념재단 제공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일제강점기 한국의 혼을 불태우며 1936년 베를린 하계올림픽 육상 마라톤에서 투혼의 질주로 금메달을 목에 건 손기정 선생.

한국의 올림픽 최초 금메달리스트이면서 대한체육회가 헌액한 '대한민국 스포츠 영웅 1호'인 것은 온 국민이 알고 있다. 2002년 향년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지만, 그가 남긴 정신은 여전히 한반도를 수놓고 있다.

최근 부는 달리기 열풍은 '손기정 정신'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2005년 동호인 마라톤 대회로 출발해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이 창궐한 2020년에도 비대면으로 숭고한 뜻을 이어갔다.

매년 11월, 많은 달리기 대회가 있지만, '손기정 평화 마라톤'은 최고의 동호인 대회로 꼽힌다. 42.195km의 풀코스부터 하프, 10km로 나눠 뛴다. 숨통이 터지도록 뛰었던 손기정 '선수'의 정신을 이어 받기 위함이다.

평화가 상징이라 경기도 파주의 임진각 일대를 누볐던 것은 물론 한강공원, 잠실 등 여러 장소를 수놓았다. 손기정 마라톤 코스는 이후 여러 대회의 기준처럼 자리 잡았다.

일장기를 월계수로 가리며 빼앗긴 조국의 광복을 그토록 바랐던 애국정신을 대회마다 1만 명 이상이 참가해 계승해 왔다. 대규모 인원 참가에도 대회 운영에 문제가 없다는 것도 보여줬다.

이번에는 경기도 고양시의 고양종합운동장이 출발점이다. 인근 제2자유로를 달리는 이색적인 코스다. 가까우면서도 먼 느낌의 한강과 자유로를 옆에 끼고 달린다.

손기정 기념재단의 취지에 '스포티비뉴스'도 동참했다. 9일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국내 최초 당뇨병 예방과 홍보를 위한 '블루런'를 개최한 의미, 기세를 손기정 평화 마라톤 공동 주최로 잇는다.

역사와 민족 앞에 당당했던 손기정의 정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광복80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고양특례시,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고 흑궁 흑염소가 협찬한다.

평소 차량으로만 통행이 가능했던, 제2자유로를 달리는 것은 상당히 이색적인 일이다.

특히 제2자유로는 바로 옆 자유로의 통행 포화를 해결하기 위해 개설된 도로임과 동시에 철조망으로 가로막힌 북한을 향한 도로의 중요 통로로 생전에 평화와 통일을 그토록 원했던 손기정이 현역 선수였다면 반드시 뛰었을 길이다. 차량 전용 도로라 뛰는 느낌도 더 남다르다.

풀코스는 고양종합운동장을 출발해 제2자유로 서울 방향으로 달려 현천 IC 인근을 1차 반환점으로 다시 고양 방향으로 내달린다. 능곡IC에서 2차 반환을 한 뒤 종합운동장으로 복귀한다.

하프 코스는 법곳 IC에서 장산, 가좌 IC 방향으로 달리다 방향을 틀어 서울을 향해 달리다 신평 IC 부근에서 반환 후 경기장을 향해 뛴다. 10km는 장산, 가좌 IC가 반환점이다.

이미 접수는 마감됐다. 10일부터 기록을 측정하는 칩이 담긴 배번과 기념품을 배송했다.

이탈리아 럭셔리 캐주얼 브랜드 '하이드로겐'이 흰색 티셔츠의 후원사로 새겨져 있고 빨간색과 파란색의 태극 문양으로 광복80년기념사업회의 슬로건 '빛나는 발걸음 새로운 길'을 상징하는 디자인이 수놓아져 있다.

뒷면에는 국민통합을 상징하는 태극기의 '감괘'가 목뒤를 타고 내려온다. 또, 손기정이 베를린 대회 당시 받았던 배번 '382'가 영문 성 'SON'과 함께 새겨져 있다. '광복은 자유다'라는 기치로 뛰는 모두가 함께 참여함을 의미한다.

공식 메달도 남다르다. 베를린에서 받았던 금메달을 복각했다. 보통 여타 대회 메달이 은색이라면 손기정 마라톤은 금색으로 실물과 비슷한 느낌이라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기분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시상도 있다. 풀코스 남녀 1~5위에는 각각 60만 원, 50만 원, 40만 원, 10만 원(4~5위)의 상금과 상장 트로피가 주어진다.

하프코스도 같은 기준으로 40만 원, 30만 원, 20만 원, 10만 원(4~5위)을 시상하고 10km도 30만 원, 20만 원, 15만 원, 10만 원(4~5위)이다. 최다 단체(동호회)에도 상금이 있다. 또, 각 코스 382위에도 상금을 준다. 배번을 기리기 위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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