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들이 사라져요”...곳곳에 ‘유령호텔’ 일본, 인력없어 150조 손실

김혜순 기자(hskim@mk.co.kr) 2025. 11. 10. 0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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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2.6%…5년새 4배↑
영업 단축·폐업 고착화
투자 무산·미집행 이어져
일본 도쿄 거리[사진=AFP 연합]
일본의 만성적 인력 부족으로 매출이 늘어나지 못해 발생하는 손실 규모가 지난해 16조엔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일본종합연구소와 공동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24년 인력난으로 인한 연간 기회손실은 16조엔으로 추정된다. 이는 5년 새 4배 불어난 규모로 일본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2.6%에 해당한다.

타격은 비제조업에서 특히 컸다. 호텔·간병 등 비제조업에서만 13조엔의 손실이 발생했다. 숙박·요식·돌봄 같은 대면 서비스업은 업무 표준화와 자동화가 더디게 진행돼 인력 투입 한계가 곧 매출 한계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예약을 받고도 소화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서비스와 영업시간 단축이 반복되고 있다.

어려움은 영업 현장 곳곳에서 확인된다. 관광 성수기였던 지난 10월 초 중국인 방문객 증가로 수요가 급증한 도치기현 닛코의 한 대형 온천호텔은 인력난 탓에 객실 조도를 낮춘 채 운영해야 했다. 오노 마코토 기누가와파크호텔스 사장은 “종업원이 코로나19 이전보다 40% 적은 약 60명에 그친다”며 “130실 규모임에도 가동률 50%가 물리적 한계”라고 말했다. 연회장도 7곳 중 2곳만 가동할 수 있다. 생활협동조합 코프데리는 지난 8월 닷새간 택배를 일괄 휴업했다. 폭염 속 인력 부담이 한계에 달했고 대체 인력 수급도 어려워 연 매출 2% 감소를 감수한 결정이었다.

인력난은 기업의 생존 위험으로도 번지고 있다. 구인난, 퇴사 증가, 인건비 급등 등을 직접 원인으로 한 도산은 2024년 309건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60% 늘었으며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매출 수요가 있어도 사람을 구하지 못해 영업을 접는 ‘인력난 폐업’이 고착되는 양상이다.

설비투자 차질도 누적되는 모습이다. 일본정책투자은행에 따르면 2019년 이후 주요 기업의 투자 계획과 실행 간 괴리는 10% 안팎에서 이어졌고, 2024년 미집행 투자는 1조9000억엔으로 추산된다. 부동산 개발사 TOC는 도쿄 시나가와의 ‘TOC빌딩 재개발(지상 13층→30층) 사업’을 당초 계획보다 3년 늦춘 2036년 이후로 연기했다.

만성적 인력 부족이 경제성장에 악영향을 끼치는 가운데 정책 대응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재정지출과 통화 완화를 통해 수요를 부양해왔지만 현재 수요조차 소화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는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판단에서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취임 직후 ‘기업개혁 1호’ 과제로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지시했다. 현행 연 720시간으로 제한된 시간 외 노동(잔업) 상한 체계를 손질하겠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 노동 공급을 늘리겠다는 취지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한 시간 연장만으로는 문제를 풀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인력난 업종일수록 소프트웨어 등 무형자산 투자가 부족하다. 2024년도 법인기업 통계에 따르면 종업원 1인당 무형자산은 요식·숙박 2만엔, 의료·복지 5만엔으로 전 산업 평균 45만엔에 크게 못 미친다. 다이와연구소는 “무형자산 투자를 통한 생산성 향상 없이는 인력난이 더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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