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흘 만에 구조된 아들··· 싸늘한 주검 위에 가족들 '오열'

윤병집 기자 2025. 11. 9.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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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전 소방당국이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사고 현장에서 김모(44)씨의 시신을 수습한 뒤, 구조대원들이 김씨를 태운 구급차를 향해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울산소방본부 제공

사흘 만에 컴컴한 철골더미에서 나온 몸은 차가웠고, 묻은 질문에는 답이 돌아오지 않았다. 영안실 앞에서 부모는 늘 첫차를 타고 출근하던 성실한 아들을, 아내는 남편이자 어린 두 딸의 아버지를 잃은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오열했다.

무너진 구조물 속에 내 아들은 살아있다는 소식에 안도감을 느낀 것도 잠시, 하세월 같은 구조완료 소식을 기다렸지만 사랑하는 사람은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타워 붕괴 사고 나흘째인 9일 정오께 울산 남구 동강병원 장례식장. 이날 오전 구조된 김모(44)씨의 시신이 안치된 안치실에서는 "미안해"라는 가족들의 구슬픈 울음소리가 문밖까지 울려퍼졌다.

김씨의 아내는 흙이 묻어 돌아온 그의 작업복을 보고 소리 내어 울기도 했다. 김씨의 어린 두 딸은 안치실에 밖에서 장례식장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있었다.

김씨는 매몰된 7명의 피해자 중 유일하게 사고 발생 당일인 지난 6일 생존이 확인된 상태로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의식이 있었던 김씨는, 그러나 몸 대부분이 구조물에 깔려 구조대원들이 잔해를 하나씩 잘라내는 작업을 했다. 잔해 밖에 있는 의료진과 영상 통화를 하며 김씨에게 진통제를 놓고 담요를 덮어 체온을 유지했다.

13시간에 걸친 구조작업 끝에 한쪽 팔을 짓누른 잔해만 제거하면 됐지만 김씨는 의식을 잃었다. 구조대가 심폐 소생술을 했으나 결국 숨졌다.

이후 매몰 상태로 있다가 사고 발생 사흘만이자, 사망 판정을 받은 지 약 54시간 만에 시신이 수습돼 동강병원으로 이송됐다.

김 씨의 아버지(72)는 "사고 전날(6일)에 본가에서 잠을 자고 새벽 첫차를 타고 출근했다. 없는 살림에 학교도 제대로 못 보냈는데, 늘 성실하고 착한 아들이었다"고 담담히 말했다. 하지만 울음을 억지로 참는 듯 눈동자가 출혈돼 있었고, 목소리도 떨렸다.

그는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오후 7시 정도에 현장에 도착했는데, 구조 현황판에 아들 이름이 없더라. 조린 마음으로 기다렸는데, 오후 10시 정도에 아들이 살아있다고 말을 해주더라"라며 "구조되길 바라며 새벽까지 기다렸는데 소식이 없다가 새벽 4시 정도되니 구조대랑 의사가 와서 사망 소식을 알려줬다"라며 당시 상황을 회고했다.

김씨의 시신은 현재 남구 동강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입관 절차가 남아 있어 빈소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윤병집 기자 sini20000kr@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