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팔’ 국가, ‘이’에 최선 이익”
“좋은 이웃 되는 것이 진정한 평화”
유대인이 팔 원주민 주장엔 “거짓”

세계적 베스트셀러 <사피엔스>의 저자이자 이스라엘 국적의 유대인 역사학자 유발 하라리 예루살렘 히브리대 역사학과 교수(사진)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대해 “단기적 휴전이나 임시 합의로는 충분치 않다”면서 “팔레스타인이 안전하고 번영하며 존엄한 국가가 되는 것이 이스라엘에 최선의 이익”이라고 밝혔다.
하라리는 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에 게재한 기고문 ‘오직 관용만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평화를 보장할 수 있다’에서 “이스라엘에 1㎢의 사막이나 오아시스 하나를 더 주는 것이 그들에게 평화를 주는 것은 아니다. 이스라엘에 ‘좋은 이웃’을 주는 것이 진정한 평화”라며 “이는 팔레스타인이 울타리로 둘러싸인 구역들의 집합체가 아닌 진정한 국가가 될 때만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싸워야 할 객관적 이유는 없다”며 “두 민족 모두 요르단강과 지중해 사이의 동일한 영토에 대해 권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그 땅은 모든 주민이 안전하고 존엄하게, 또 번영하며 살 수 있을 만큼 넓고 풍요롭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갈등을 부추기는 것은 양측의 지나치게 단순화된 역사 서술이 만들어낸 잘못된 도덕적 확신”이라고 주장했다.
하라리는 시온주의자(유대민족주의자)가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지역의 원주민이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명백히 거짓”이라고 했다. 수천년 동안 수많은 민족이 정착하고 이주해 단일한 원주민이 존재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그는 “2000년 전 유대왕국이 있었다는 사실이 20세기 유대인에게 영토 소유권을 부여하지 않는다”면서 “20세기 유대인 박해는 심각한 문제였지만 팔레스타인인이 초래한 문제가 아니며 해결할 책임도 없다”고 했다.
하라리는 팔레스타인인 역시 이곳의 원주민이라고 할 수 없으며 “이스라엘인은 유럽 식민주의자의 후손”이라는 주장도 사실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 요르단과 지중해 사이에는 각각 700만명이 넘는 유대인과 팔레스타인인이 살고 있다”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 그 땅에 대한 권리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양측 모두 100% 옳거나 그르지 않다”면서 “전쟁의 악순환은 양측이 도덕적 확신을 버리고 상대의 존재 권리를 인정하며, 주먹을 쥔 채 맺는 휴전이 아니라 손을 내밀어 평화를 제시할 때만 끝날 수 있다”며 관용적 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라리는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다만 그는 팔레스타인 저항운동과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공격을 동일시하는 ‘양비론’을 펼쳐 ‘자유주의 시오니즘’이란 비판을 받기도 한다.
이영경 기자 samemin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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