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본사, 직영 서비스센터 내년 2월15일 폐쇄 통보
한국지엠 노조, 운영 문제 논의…
“TF 가동중 확정… 명백한 파기”
‘2대주주’ 산업은행 제동 걸어야

한국지엠이 직영 서비스센터(정비사업소)를 내년 2월 폐쇄하기로 했다. 한국지엠은 노조와 올해 타결한 임금·단체협약 후속 조치로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TF’를 운영(10월23일자 13면 보도)해 이 문제를 논의 중인데, 한국지엠 본사인 제너럴모터스(GM)가 서비스센터 폐쇄를 확정해 통보했다. ‘GM발’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로버트 트림 한국지엠 부사장은 지난 7일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에 ‘한국 직영 서비스센터를 내년 2월15일자로 모두 폐쇄하라는 본사 방침’을 통보했다. 인천 부평공장을 비롯해 전국 9개 지역에서 한국지엠 직영 서비스센터가 운영 중이고, 근무 직원은 약 450명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직영 서비스센터 근무자는 다른 부서로 전환배치 대상이 될 것”이라며 “전환 규모와 시기 등은 노사 합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라고 말했다.
한국지엠 노사는 지난달 임단협 타결 후속 조치로 고용안정특별위원회를 열고 위원회 산하에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TF를 꾸리기로 합의했다. 사측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서비스센터 매각을 추진하자 노측이 ‘직영 정비 활성화 방안을 찾는 게 먼저’라고 요구하면서 이뤄진 결정이었다. 직영 서비스센터 활성화 TF는 최근 한 차례 실무협의회를 열었다. 사측은 이 자리에서 비용 절감 방안을 노조 측에 공유했으나, 매각·폐쇄 관련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일 오전 노측은 두 번째 TF 실무협의회 개최와 관련한 공문을 사측에 보냈는데, 불과 몇 시간 뒤 ‘직영서비스센터 폐쇄’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한국지엠 노조 관계자는 “(노사 합의에 따른) TF가 가동되는 와중에 갑자기 서비스센터 폐쇄 일자까지 확정해 통보한 것은 노사간 합의를 명백히 파기한 행위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지엠의 국내시장 판매량이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상황에서, 차량 종합정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직영 서비스센터를 폐쇄할 경우 시장에서 더욱 외면받을 수밖에 없다. 한국지엠은 지난달 국내에서 1천194대의 차량을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39.5% 실적이 후퇴했다. 노측은 TF에서 국내 판매 차종을 늘리면 직영 서비스센터를 찾는 고객이 늘어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 요구했으나, 사측은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지엠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한국지엠 임원진도 직영 서비스센터 폐쇄는 곤란하다는 의견을 가진 것으로 알고 있으나, GM을 설득하지 못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라며 “노사 협의와 무관하게 GM이 유휴 자산 매각 등 다른 문제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줬다는 점에서 (한국지엠 2대 주주인) 산업은행이 제동을 걸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달수 기자 dal@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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