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현호 용퇴로 시작된 재계 ‘인사태풍’… 키워드는 ‘AI’
사업지원실 중심 ‘뉴삼성’ 짤 듯
정의선은 모빌리티 외부발탁 유력
SK는 대폭교체… LG ‘부회장’ 누가

삼성전자가 전자 계열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는 사업지원태스프포스(TF)를 정식 부서로 개편하고, 정현호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연말 사장단 인사·조직개편을 문을 본격 열었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를 벗은 후 첫 인사라는 점에서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뉴삼성’ 밑그림이 어떻게 그려질 지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앞서 SK그룹은 지난달 말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고, 현대자동차그룹과 LG그룹도 이르면 이달 중순 이후 사장단 인사가 이뤄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는 예년보다 한 달 안팎 앞당겨진 인사로 조직을 조기에 안정화 시키고 내년도 사업 계획을 빠르게 확정해 글로벌 대응 전략을 강화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번 인사에서는 성과주의와 함께 AI 사업 역량을 높이기 위한 현장 인사의 전면 배치와 글로벌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글로벌 전략통 중용, 조직 안정화 등이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이르면 이달 말 사장단 인사와 함께 조직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사업지원TF를 사업지원실로 정식 개편하고, 박학규 사장을 사업지원실장에 위촉했다. 정현호 사업지원TF 부회장은 이재용 회장 보좌역으로 자리를 옮기며 사실상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정 부회장의 바통을 이어 받은 박학규 사장은 AI 등 회사 미래 성장의 큰 틀을 지휘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 사장은 재무통으로 잘 알려져있지만, 소프트웨어(SW) 개발에도 관심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문과생이 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였던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경영과학과 대학원으로 진학했다. 이후 카이스트 테크노경영대학원장을 역임한 이재규 교수의 지도를 받아 경영자의 의사결정을 돕는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인사는 사업지원TF를 대상으로 한 만큼 연말 인사에서 추가 인사나 조직개편의 가능성도 남아있다. 연말 인사는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 후 첫 인사라는 점과 이 회장의 경영 공백을 사실상 메워 온 정 부회장의 용퇴가 맞물렸다는 점에서, 이 회장이 제시할 미래 경영 방향성이 뚜렷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2017년 미래전략실이 해체된 이후 전자, 금융, EPC(중공업 등)으로 나눠진 컨트롤타워를 하나로 통합할 지가 관심거리다. 삼성전자와 달리 금융·EPC 부문은 아직 임시조직 격인 TF를 유지하고 있어, 연말 조직개편이 주목된다.
사장단 인사에서는 노태문 디바이스경험(DX)부문장 직무대행 사장이 ‘직무대행’ 직함을 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이와 함께 노 사장은 현재 모바일을 담당하는 MX사업부장도 겸하고 있어 이에 대한 신규 인사 가능성도 제기된다. 재계에서는 최원준 MX사업부 개발실장 겸 글로벌운영팀장(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은 작년 5월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후 반도체 반등을 주도한 전영현 부회장의 유임 여부와 함께, 전 부회장이 겸임하는 메모리사업부장에 새 인사를 중용할지도 관심거리다. 작년말 인사에서는 전 부회장이 메모리사업부장을 겸하기로 하고, 파운드리사업부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사장직을 신설하는 ‘수주-기술’의 투 트랙 전략을 짰고, 현재 성과를 내고 있는 만큼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현대차그룹도 이달 중 사장단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작년 말 인사에서 장재훈 현대차 부회장 승진과 호세 무뇨스 사장이 외국인 첫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되는 굵직한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대미 관세 등의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안정에 방점을 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그러면서도 정의선 회장이 AI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는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적이었던 만큼, 파격적인 새얼굴이 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LG그룹은 조주완 LG전자 대표, 정철동 LG디스플레이 대표, 문혁수 LG이노텍 대표 등의 거취에 이목이 쏠린다. 조 사장은 성공적인 인도법인 기업공개(IPO), 정 대표는 4년 만의 흑자 전환 등의 성과를 내 이번 인사에 관심이 쏠린다. 문 대표는 아직 부사장이라는 점에서 사장 승진 여부가 관건이다.
앞서 SK그룹은 이달 6~8일 경기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린 ‘CEO세미나’ 자리에 신임 사장단이 참석할 수 있도록,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당긴 지난달 말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따라 SK는 이르면 다음주부터 계열사별 후속 임원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SK는 이번 사장단 인사에서 통신·IT 부문 수장을 대거 교체하고, 현장 실무 경험이 풍부한 리더들과 연구개발(R&D) 중심의 인재를 전면에 배치해 최태원 회장이 강조해 온 AI 역량 강화와 함께 운영개선(OI)에 초점을 맞췄다.
그룹 내 최고 협의기구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서는 이형희 커뮤니케이션위원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SK㈜는 재무·사업개발 전문가인 강동수 PM부문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장용호 대표이사 사장을 보좌한다. SK텔레콤은 정재헌 최고거버넌스책임자(CGO)가 사장을 맡고,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SK수펙스추구협의회 AI위원회 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장우진 기자 jwj1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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