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빈 트럭만 오가고 식당은 썰렁… 을씨년스러운 '철의 도시'[한국판 러스트벨트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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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가까이 운영했으니 식구나 다름없지요. 그런데 요즘은 너무 손님이 없어서 도저히 운영할 수가 없네요."
지난 1998년부터 운영해온 포항철강산업단지 괴동역(괴동선의 화물철도역으로 포스코 등 철강회사들의 화물운송을 담당)의 구내식당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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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공장 잇단 폐쇄에 물량 급감
대기업은 그나마 수출로 버티지만
내수 위주 중소업체들 존폐 위기


지난 1998년부터 운영해온 포항철강산업단지 괴동역(괴동선의 화물철도역으로 포스코 등 철강회사들의 화물운송을 담당)의 구내식당이 문을 닫을 위기에 처했다.
구내식당 사장 김기화씨는 "고정적으로 밥을 먹는 역 직원들은 10명 정도이지만 오가며 들르는 물류기사들이 있어서 버텼는데, 요즘은 점심 먹으러 오는 기사들이 거의 없다"며 "힘들어서 오늘 역장한테 12월까지만 하고 그만두겠다고 했는데, 하도 만류를 해서 1년만 더 버텨보기로 했다"고 털어놨다. 구내식당 점심값은 5500원. 식자재 물가는 계속 오르고 손님은 줄어드니 장사를 접을 수밖에 없다는 사장의 말이 엄살은 아니었다.
■빈 트럭 오가는 포항철강산업단지
지난 7일 찾은 포항시 남구 포항철강산업단지는 오가는 트럭이 전부 비어 있는 데다 다니는 사람도 없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였다.
점심을 먹으러 식당에 들른 물류기사들도 올 초부터 물량이 확 줄었다고 하소연했다. 실제 이날 포항철강산업단지 내를 4시간 넘게 돌아다녔지만, 주로 텅 빈 트럭이었고 철강제품이 적재된 차량은 한 대밖에 보지 못했다.
한 물류기사는 "올 들어 물량이 급감했다"며 "한창 잘나갈 때는 주말도 없었는데, 이제는 한달에 일하는 날이 14일도 채 되지 않아 기름값, 차량 유지비 등 이것저것 빼고 나면 한달에 100만원 남짓 남는다"며 한숨을 쉬었다. 옆 동료 기사도 "우리는 나이가 이제 일흔이 다 되어가니 사실 놀기 삼아 하면서 버티는데, 젊은 사람들은 생활이 안된다"며 "화물차 할부를 갚지 못해 중간에 내놓는 중고차가 허다하다. 그러니 젊은 사람들이 또 이 도시를 떠나가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 포항은 경북 제1의 도시로 30년 가까이 인구 50만명을 유지해 왔으나, 2022년 50만명이 붕괴된 이후 지속적으로 줄어 올해 들어서는 48만명대로 내려앉았다.
인근 현대제철 2공장은 지난해 문을 닫았고, 1공장도 중기사업부가 매각되면서 물량이 줄었다. 포항제철소도 지난해 7월 1제강공장을 폐쇄했고, 이어 11월에는 1선재공장을 폐쇄했다. 큰 공장들이 줄줄이 문을 닫으며 물량이 급감한 것이다.
18년 만에 괴동역으로 다시 부임했다는 역 관계자는 "오늘은 화물량이 40량밖에 안된다"며 "한창 때는 100량까지도 나갔는데 물량이 너무 줄었다"고 말했다. 괴동역에서 나가는 철강재는 경기도로 향하는데, 대부분 내수용으로 건설경기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중소 철강업체, 더 큰 타격
철강산업 종사자들도 현재 닥친 위기가 심상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 만난 포항제철소 직원은 "못 같은 제품은 물량이 적어 수지가 맞지 않지만 고객사가 원하면 만들어줬는데, 회사가 너무 어렵다 보니 올 들어서는 이 같은 제품 생산을 전부 중단했다"며 "창사 이래 처음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실제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 적자를 기록했다.
철강업계의 미래가 안 보이다 보니 젊은 직원들도 포스코에 입사했다가 단기간 스펙만 쌓고, 포스코 근무 경력을 이용해 인근 울산지역의 현대자동차 등으로 이직하는 경우도 많다고 했다.
또 다른 대기업 계열 철강업체 직원은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 세아 같은 대기업 계열 철강업체는 그나마 수출물량이라도 있어서 버티는데, 중소업체들은 내수 위주라 많이 힘들다"며 "3, 4공단 쪽은 소규모 공장 위주로 입주해 있는데, 그곳에는 빈 공장도 많고 돌아가는 공장도 가동률이 떨어져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padet80@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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