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만 하면 취업까지 책임진다"…거점 국립대 육성 사활건 이유는

유효송 기자 2025. 11. 9.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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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세종청사 교육부 전경


정부가 '입학부터 졸업까지 책임지는 거점국립대'를 큰 방향으로 삼고 총괄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일자리와 대학 진학을 위해 서울·수도권으로 몰리는 악순환을 끊고, 대입 경쟁과 사교육비 증가 등 산적한 문제를 한꺼번에 풀어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이재명 정부가 앞서 국정과제로 제시한 '서울대 10개 만들기'는 이름 그대로 서울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의 지역 대학을 집중 육성하겠다는 취지다. 지역 거점국립대는 강원대·경북대·경상국립대·부산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남대·충북대 등 9곳이다.

국회에 제출한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거점국립대학에 올해 대비 4777억원 늘려 잡은 8700억원 가량을 투입한다. 이를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5극3특 성장 엔진' 전략과 연계해 권역별 성장 거점 육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교육부의 구상은 학부뿐 아니라 대학원·연구소의 경쟁력을 다같이 높이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우수학생과 유수기업이 선호하는 경쟁력 있는 교육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산업구조를 반영한 학사구조·교육과정 혁신은 물론 기업과의 연계, 학생 지원 등 전반적인 영역 모두를 끌어올려 서울 못지않은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게 핵심 골자다. '글로컬대학 30'에 5년간 1000억원 지원을 하는 사업도 국립대 일반재정지원사업에 포함해 서울대 10개 만들기와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앞서 거점국립대 9곳이 모두 글로컬대학으로 지정됐는데, 이들 대학은 인공지능(AI) 융합교육, 대학 통폐합 등을 내세웠다.

학부 단계에서 거점 국립대의 교육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복안으로는 AI교육과 거주형 기숙사(RC) 등이 꼽힌다. 학생들의 AI 활용 역량을 제고하기 위한 교육과정을 각 대학에서 운영하고 이를 추후 선정할 AI거점대학과 연계한다는 방침이다. RC는 해외 명문 대학이 공통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학교에 살면서 학습과 생활을 함께 배우는 제도다. 우리나라에서는 최초로 연세대학교가 송도국제캠퍼스에 2014년부터 전면 운영 중이다. 연세대 1학년들은 입학 후 1년동안 RC에 24시간 머무르면서 학습과 방과 후 공동체 활동을 병행한다. 이 밖에 거점대 중심의 공유·협력도 강화한다. 지역 거점 국립대 간 학사 및 학점 교류를 활성화 하고, 대학 간 자원 공유와 연계 방안도 종합 계획에 담길 전망이다.

지역산업과 연계된 집중 육성분야에 학부, 석·박사, 연구소까지 '대학 안의 대학'도 일괄 지원하는 방안도 마련 중이다. 지역 전략산업과 연계된 집중 육성분야의 혁신 단과대학을 키운다는 계획이다. 또 거점국립대 중심의 지역 연구 생태계를 활성화 하기 위해 집중 육성분야 관련 임무 중심 연구개발(R&D) 프로젝트 수행, 거점국립대 중심 학·연·산 연구혁신 클러스터 조성 등을 추진 과제로 내걸었다.

특히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기 위해 산업체 겸직 시 근무시간과 보수를 조정하고, 연구 몰입을 위한 책임수업시수 조정 등 제도개선에도 나설 방침이다. 교육부는 앞서 구글 리서치 엔지니어가 겸직교원으로 임용되면 주 40시간인 근무시간을 5:5로 나누어 낮에는 서울대 교수, 밤에는 구글 직원으로 원격근무할 수 있게 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서울대와 과기원(IST) 수준으로 교원 채용 기준 자율화하고 교원 인건비 상한 확대, 우수교원 정년연장 등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다만 풀어야 할 과제도 적잖다. 거점국립대 집중 육성 분야와 관련된 대기업·공공기관 등에 연계된 '계약학과'를 설치해 취업까지 보장하겠다는 계획인데, 이 같은 정부 로드맵이 현실화 되기 위해서는 산업계와의 긴밀한 협조가 필수적이다. 실제 첨단·반도체 등 대기업 계약학과는 서울대 첨단융합학부,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 고려대 스마트 모빌리티 학부,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 등 수도권 주요 대학에 몰려 있다. 지방에 개설된 학과 마저도 포항공대·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기술특성화대학에 집중돼 있다.

교육부는 국회의 예산안 심사를 마친 다음달 중순쯤 관련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현재 대학들과 이를 포함한 여러 안을 두고 구체적인 과제를 논의하고 있다"며 "모든 방안을 일률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과 대학 특성에 맞게 선택·지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효송 기자 valid.s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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