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요커 시선으로 전하는 일상의 온기…클로드 정이 꼭 잡은 손은?

강은영 2025. 11. 9.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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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흘러가는 일상도 특별한 시선으로 보면 빛나는 순간이 된다.

맛있는 한 끼,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 현관의 신발 몇 켤레, 꺼진 TV에 비친 시선 뉴욕 첼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클로드 정 작가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하루의 장면들을 캔버스로 옮겨 보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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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드 정 한국 첫 개인전
청담포럼앤스페이스서 11월 16일까지
순수한 시선으로 포착한 일상의 단면

그저 흘러가는 일상도 특별한 시선으로 보면 빛나는 순간이 된다. 맛있는 한 끼, 흐드러지게 피어난 꽃, 현관의 신발 몇 켤레, 꺼진 TV에 비친 시선… 뉴욕 첼시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클로드 정 작가는 그냥 지나칠 수 있는 하루의 장면들을 캔버스로 옮겨 보는 이들의 마음을 어루만진다.

핑크색과 파란색의 대비가 운동감을 줘 수돗물이 흐르는 듯한 작품. 작가는 식사 후 설거지 과정에서 문득 바라본 싱크대의 청량감과 깨끗함의 순간을 담았다. Claude Jeong, Fountain (2021), Acrylic on Canvas, 91.4*121.9 cm / © 클로드 정(Claude Jeong) / 사진=아르콘 제공

서울 강남구 포럼앤스페이스에서 클로드 정 작가의 개인전 ‘The Ordinary Moments in Chelsea, NY’이 진행된다. 10여 년간 뉴욕을 기반으로 활동하며 이탈리아, 영국 등에서 활약해 온 작가의 한국 첫 개인전이다.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 뉴욕으로 유학을 떠난 작가는 2022년 ‘첼시 국제 미술 공모전(Chelsea International Fine Art Competition)’, ‘베니스 현대미술상(Contemporary Art Prize Lab Venice)’ 등에서 수상하며 글로벌 무대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꺼진 TV 화면 속에 비친 눈동자가 마치 고양이의 눈을 연상시킨다. Claude Jeong, Cats’ Eyes (2025), Acrylic on Canvas,111.7*144.8 cm. /© 클로드 정(Claude Jeong) / 사진=아르콘 제공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첼시의 거리와 작업실 등에서 포착한 20여 점의 회화 작품을 선보인다. 미국뿐 아니라 한국 본가에서 경험한 순간을 담은 그림들도 공개된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평범한 모습이지만 어떤 눈으로 보느냐에 따라 각 작품들은 저마다의 서사를 지니게 된다. “예술은 우리 주변 어디에나 존재하며, 바라보는 이의 의지가 닿을 때 비로소 열립니다.” 작가가 이번 전시를 준비하며 남긴 말이다. 많은 사람 앞에 서는 게 익숙하지 않은 작가는 말보다는 작품으로 관객과 소통한다. 부담감이나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이 닥치면 오히려 붓을 든다고.

은사님과 손을 꽉 잡은 본인의 모습을 그린 작품. Claude Jeong, Hands (2022), Acrylic on Canvas, 152.4*91.4 cm. /© 클로드 정(Claude Jeong) / 사진=아르콘 제공

이번 전시를 기획한 아르콘 송지민 대표는 “모국에서의 첫 개인전이다보니 아무래도 신경 쓸 부분도 많고 부담감이 컸을텐데 작가는 그럴 때마다 작품 활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곤 했다”며 “사람 만나는 것보다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 더 길 정도로 작품 활동에 몰두하며 다작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보여줄 게 많은 작가”라고 소개했다.

작업실 계단을 수없이 오르내리며 다양한 각도에서 바라본 장면을 포착한 Stair 시리즈(2024, 왼쪽)와 현관 앞 신발들이 마치 파티를 하는 듯한 상상력을 담은 작품 Party(2024), 작가의 반려견 조슈아를 그린 Joshua(2024). /강은영

그의 작품에는 구도와 색채로 느낄 수 있는 시각적인 인상 너머의 것이 존재한다. 대체적으로 따뜻하고 포근한 분위기를 풍기는 것이 특징이다. 그중 유독 따뜻함이 묻어나는 그림은 전시장 입구에서 관람객을 반기는 작품 ‘Hands’다. 손깍지 낀 두 사람의 손이 클로즈업된 이 그림에서는 유대감과 안정감이 동시에 느껴진다. 그림에 숨은 이야기를 듣고 나면 이러한 감정은 더 깊어진다.

작품 속 노란색과 검정색 패턴의 블라우스를 입은 인물은 다름 아닌 클로드 정 작가의 대학 시절 은사다. 다른 한 사람은 작가 본인으로, 존경하는 스승의 손을 꼭 잡은 장면을 담았다. 내성적인 제자를 꾸준히 격려하며 작품 활동 과정을 지켜봐 준 스승은 제자의 한국 첫 개인전을 축하하기 위해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한국행 비행기에 올랐다고. 두 사람 사이의 각별한 인연과 따뜻한 애정이 화면 너머까지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전시는 11월 16일까지.

강은영 기자 qbo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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